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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의 표적이 된 '국정원 적폐' 연루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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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방해·禹비선보고·盧과잉수사…전현직 검사들 줄줄이 수사선상에

29일 현직 검사장이 검찰에 소환당하는 이례적 상황이 재연되면서, 이명박·박근혜정권 '국정원 적폐'에 대한 검찰의 청산 의지가 거듭 확인되고 있다. 검찰은 전 정권 국정원의 각종 정치공작에 관여한 '친정 식구들'을 가차없이 수사선상에 올려둔 상태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에 불려나간 장호중 부산지검장은 4년전 검찰의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직 지검장의 피의자 신분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고, 현직검사장으로는 지난해 7월 '넥슨 특혜' 혐의의 진경준 검사장 이후 두번째다.
장호중 부산지검장이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같은 혐의로 이미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도 16시간 30분, 이제영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역시 12시간이나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2013년 박근혜정권 초 '국정원 파견검사'였던 이들은 국정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을 기만하고, 국정원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종용한 혐의로 강제수사 대상이 됐다.

장 지검장 등에 대한 검찰의 즉각적 조치는, 현 수사팀이 4년전 이들의 범죄혐의를 체감한 '피해자'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이해된다. 2013년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팀장은 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 또 현 국정원 수사팀 소속 진재선(공안2부)·김성훈(공공형사부) 부장검사 역시 4년전 수사팀의 주력이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일각에서는 지금 수사흐름을 놓고 골육상쟁이라고 우려도 한다"며 "그러나 공수처 추진이나 수사권 조정 등으로 개혁 대상에 몰린 검찰 입장에서는 제식구나 감싸고 있을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잘못이 장래에 다시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수사하고 있다"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전언대로 검찰 수사팀은 국정원 적폐 연루자라면 '제식구' 여부와 무관하게 칼날을 겨누고 있다.

부산고검 차장 재직 중 지난해 초 국정원 2차장에 임명됐던 최윤수 전 차장도 출국금지된 채 검찰 소환조사를 기다리고 있다. 최 전 차장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의 불법 행위를 묵인한 혐의 등으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 사찰,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비선보고 등을 방조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장의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오른쪽). 자료사진

 


최 전 차장은 박근혜정권 '실세 수석'이던 우 전 수석의 대학 동기이자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이석수 사찰' 의혹에 대해 "차관급 이상 공직자 인사 참고자료 관리는 국정원의 통상 업무로, 우 전 수석과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문제될 만한 통화를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MB국정원이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해 '논두렁 시계 보도'를 유도하고, 검찰에 수사지침을 내렸다는 의혹에도 전직 검사들이 대거 연루돼 있어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물론, 대검 중수1과장이던 우 전 수석이 대상자로 거론된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자료사진

 


이 전 중수부장은 "(논두렁 시계 의혹에 대해) 지금 밝히면 다칠 사람이 많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이 사건을 13개 규명대상 논란 중 하나로 선정한 바 있는 국정원 적폐청산TF는 조만간 검찰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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