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개물림 사고 벌써 1048건
- "우리 개는 순해서 안 물어요"
- "겨우 개한테 물린 것 갖고··"
- 견주-피해자 인식차, 잇딴 갈등으로
- 미비한 반려견 법, 제정 움직임
- 목줄은 기본‥펫티켓 조성 힘써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개물림 사고 피해자 (익명), 이웅종 (연암대학 동물보호계열 교수)
주말 사이 서울의 유명 한식당의 대표가 이웃집 개에 물린 뒤에 숨지는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알고 보니까 문제의 개를 키우던 집이 유명그룹이죠.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 씨 집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이게 더 큰 이슈가 됐는데요. 최 씨 가족은 거듭 사과를 했고 피해자 측도 용서를 하면서 이번 사건은 일단락이 되는 듯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유사한 사건들이 잇따랐던 걸 떠올리면 이게 이렇게 넘어갈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문제 한번 짚어보죠. 먼저 지난달 제주시에서 한 여고생이 귀갓길에 개에 물려서 크게 다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피해 여고생의 아버지부터 연결해 보겠습니다. 아버님, 나와 계신가요?
◆ 피해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딸이 어느 부위를 물린 건가요?
◆ 피해자> 허벅지 윗부분이요.
◇ 김현정> 허벅지 윗부분. 이제 한 달 됐는데 지금은 나았습니까?
◆ 피해자> 다 낫지는 않고요. 이번 주에 실밥은 다 뺐어요.
◇ 김현정> 몇 바늘이나 꿰맸는데요?
◆ 피해자> 밑에 있는 거는 꿰맬 수가 없고요. 벌어져 있던 부분 7바늘만 일단 봉합을 했습니다.
◇ 김현정> 꿰맬 수 없는 부분도 있어요?
지난 9월 제주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이 개에 물려 경찰이 조사에 나섰던 사건. 사진은 A양(17)이 개에 물려 다친 상처 (사진=A양 아버지 제공)
◆ 피해자> 강아지 이빨 때문에 갈기갈기 찢어졌더라고, 살이.
◇ 김현정> 갈기갈기 찢어졌기 때문에 아예 봉합조차 어려운 그런 부위도 있는. 거기는 그냥 알아서 아물기를 바라야 되는 거예요, 꿰매지도 못하고. 물리적으로는 그렇고 정신적으로는 괜찮습니까?
◆ 피해자> 걔가 강아지나 개만 보면 너무 멀리 하려고 그러고요. 잠자다가 깜짝깜짝 놀라고 그래요.
◇ 김현정> 공포증 같은 게 생긴 거군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그래요. 아니, 도대체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이었다고 제가 들었는데 어떻게 하다가 개에 물린 겁니까?
◆ 피해자> 학원 끝나서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개가 있었대요. 그런데 이렇게 걸어서 오다가 보니까 그 개가 밖에 묶여져 있던 거예요.
◇ 김현정> 편의점에서 키우던 개.
◆ 피해자> 견주분이 개를 불쌍하다 하면서 밖으로 이렇게 꺼내놓고 파라솔에 살짝 묶어놓고 자기는 화장실 간 사이에 개가 뛰어나와서 그냥 물린 겁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원래는 편의점 바깥의 개집에서 묶어놓고 키우던 개인데 불쌍하다고 살짝 풀어놓은 상태였던 거예요, 그러면?
◆ 피해자> 아니요, 길가에 있는 파라솔 쪽에 개를 약간 묶어놓고 자기가 화장실을 갖다온 거죠.
◇ 김현정> 그러면 개집에 묶어놓으나 파라솔에 묶어놓으나 묶어놓는 건 마찬가지인데 왜 그걸 옮겼을까요.
◆ 피해자> 그러게요. 그리고 또 그게 한두 번이 아니더라고요. 근처에 있는 초등학교 학생들도 물린 적이 있대요.
◇ 김현정> 종류가 뭡니까? 개 종류는?
◆ 피해자> 하얀색 진돗개였어요.
◇ 김현정> 진돗개. 크기는 어느 정도나 되는요?
◆ 피해자> 80㎝ 조금 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꽤 크네요. 꽤 큰 진돗개네요. 견주가 나와서 그 상황에서 바로 응급조치를 취해 주거나 뭔가 후속조치를 해 주기는 했습니까?
◆ 피해자> 아니요. 대일밴드인가? 그거 하나 이렇게 붙여주고 상처가 깊지 않으니까 그냥 가라고 얘기했대요.
◇ 김현정> 반창고 하나 붙여주고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세상에...
◆ 피해자> 그래서 저희 딸이 너무 많이 아파서. 피를 너무 많이 흘리고 그러니까 자기가 직접 119에 전화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피가 그렇게 많이 흐르는데 반창고 하나 붙여주고 가라고 했다고요?
◆ 피해자> 네.
◇ 김현정> 그래서 걷다가 못 걷겠어서 그럼 신고를 한 겁니까?
◆ 피해자> 네. 그래서 병원 가보니까 응급실에 있더라고요, 딸이. 그때 경찰서에 신고를 해서 같이 갔죠, 견주 분한테.
◇ 김현정> 편의점에.
◆ 피해자> 같이 가니까 견주 분이 ‘개 한번 물린 것 가지고 그러냐’고.
◇ 김현정> 개 한번 물린 거 가지고 뭐 경찰까지 데리고 와서 이러냐고?
◆ 피해자> 왜 호들갑 떠냐고 그러니까 너무 어이가 없더라고요.
◇ 김현정> 그래서 그다음에는 사과도 받고 형사처벌도 제대로 됐습니까?
◆ 피해자> 아니요. 사과라는 건 아예 없었고요. 경찰서에서도 저번 주까지는 자기들이 수사 때문에 너무 바빴다고 그러면서 이번 주에 자기가 견주 분한테 얘기를 해서 경찰서 출석을 시켜서 자세한 걸 물어보겠다, 이렇게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지금 사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아직 조사도 안 했다고요?
◆ 피해자> 안 한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개에 물린 사고 정도니까 다른 사건들에 다 밀린 거군요?
◇ 피해자 네네.
◇ 김현정> 개에 물린 사건 정도인데 뭘 그러냐 하면서?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사실은 여고생 딸아이의 허벅지가 이런 상처를 입게 된 거니까 부모 입장에서는 속이 타는 일 아닙니까? 속상한 일 아니에요.
◆ 피해자> 견주 분께서도 미안하다 그러면 저희가 얘기를 잘 좀 했을 텐데. 그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었고요. 또 저희도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 입장이에요. 그런데 저희도 그 강아지를 데리고 다닐 때 항상 목줄을 차고 다니거든요.
◇ 김현정> 기본이죠, 기본.
◆ 피해자> 그런데 그 기본조차 안 하니까. 요즘 사고가 너무 많이 나서. 개를 데리고 다니시는 분들은 좀 조심 좀 하시고 이웃한테 피해 좀 안 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강아지를 지금 키우는 입장, 개를 키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사실은 누구보다 이해를 하는 입장인데도 이런 상황에 대해서 화가 날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세요. 이번 한식당 대표 사건 보면서는 어떠셨어요?
◆ 피해자> 견주 분이 조금만 더 신경만 썼더라면... 저희 같은 경우는 항상 목줄을 해놓고 있거든요. 안타깝더라고요.
◇ 김현정> 딸 다친 것 생각하면 화도 좀 나시고요?
◆ 피해자>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하루빨리 딸이 완쾌되기를 저도 기원하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피해자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최근에 반려견에 물려서 중상을 입은 여고생의 아버지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들으신 것처럼 누구에게나 어디서든지 벌어질 수 있는 사고입니다. 올 들어서 신고가 된 것만 따져도 1000여 건이 넘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걸까요? 우리가 너무 안이하게 이 문제를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전문가 만나보죠. 반려견 전문가세요. 천안연암대학교 이웅종 교수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웅종> 안녕하세요. 연암대학 이웅종입니다.
◇ 김현정> 다른 사람 반려견에 물려서 이렇게 크게 다치는 사고 최근에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전부 다 목줄을 안 한 경우인 거죠?
◆ 이웅종> 지금 방송에도 나와서 비춰지는 것이 가장 많은 것이 목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리는 경우가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그분들한테 왜 목줄을 제대로 안 하고 풀어놓으셨냐 물어보면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우리 개는 순해서 착해서 작아서 괜찮아요’라고 얘기를 보통들 하세요. 순한 개다, 크기가 작은 개다, 이러면 안심해도 되는 건가요?
(사진=SNS 캡처)
◆ 이웅종> 보통 반려동물의 가장 기본적인 습성이라는 것은 야생시대에 가지고 있는 본능들을 항상 가지고 계시면 되고요.
◇ 김현정> 작아도 야생본능이 있다?
◆ 이웅종> 네, 작아도요. 세월이 지나면서 순화를 시켜주기도 했지만 이 줄이 끊어진다는 것은 자율성을 갖는다는 것과 똑같습니다. 즉 자율성을 갖는다는 것은, 개들이 행동하는 것은 어떠한 모습이 취해졌을 때 돌발적인 상황이 일어날 수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우리 개는 괜찮지만 상대방이 보여주는 시선은 또 다를 수가 있거든요, 개의 시각에서 비춰지는 것은.
◇ 김현정> 그렇죠.
◆ 이웅종> 개가 먼저 위협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서 사람의 동작이 커지고 소리가 커지면 개는 위협과 공포를 느끼게 되어 있고. 이와 다르게 사람이 또 소리 지르고 도망가면 개는 본능적으로 사냥감으로 또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정> 사냥감으로요? 보고 소리를 질러도 문제고 뛰어가도 문제고. 어떻게 개가 해석할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란 말씀이세요. 낯선 사람의 경우는.
◆ 이웅종> 그렇죠. 중요한 것은 보호자가 목줄을 했을 때에는 개들이 짖거나 뛰쳐나갔을 때 통제가 가능해지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이웅종> 그런데 줄이 풀어진 상태에서는 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위험에 노출될 위험이 그만큼 높아지는 겁니다.
◇ 김현정> 법적으로는 어떻게 되어 있나 보니까요. 외출시에 입마개와 목줄을 반드시 하도록 하는 이 규정이 적용되는 대상은 오로지 맹견들에만 한하는 거더라고요. 맞죠, 교수님?
◆ 이웅종> 맹견들은 일단 산책을 나갈 때는 의무 규정으로 해서 입마개를 반드시 해 주셔야 되거든요.
◇ 김현정> 어떤 개들이 거기에 포함됩니까?
◆ 이웅종> 로트와일러, 도사견, 이런 개들의 잡종 등 맹견 분류된 견종이 따로 있습니다. 그것에 한해서 이루어지는데. 그런 견종은 밖에 나갈 때 반드시 입마개를 착용하셔야 되는데 아직까지는 잘 지켜지지 않는 거고요.
◇ 김현정>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 스테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 그리고 그것들과 잡종이 된 개. 이렇게만 규정이... 그런데 그나마도 또 입마개 안 하고 목줄 안 하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 말씀이세요.
◆ 이웅종> 그렇죠.
◇ 김현정> 그러니까 푸들이나 마르티스 같은 종류, 우리가 많이 키우는 반려견 종류는 말할 것도 없고 이번에 최시원 씨 가족이 키우던 프렌치불독도 전혀 적용 규정이 없는 거예요.
◆ 이웅종> 법에는 규정이 되어 있지 않은 거죠.
◇ 김현정> 그래요.
◆ 이웅종>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이 개들이 행동하는 것에 따라서 내가 통제가 되지 않는 것은 입마개 착용해 주는 것을 보호자 분 스스로가 지켜야 될 약속들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만약 그렇게 목줄 안 하고 데리고 나갔다가 반려견이 누군가를 물었어요. 그래서 상해를 입히면 상황이 심각해지는 건데 견주 처벌은 어떻게 됩니까?
◆ 이웅종> 지금 벌금을 낸다든지 하는 규정들은 있습니다. 실질적으로도 규정은 만들어졌지만 아직까지 처벌 규정이나 이런 것들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지금 현실이고요. 처벌규정도 상당히 약하다고 하거든요.
◇ 김현정> 과실치상 혐의가 적용은 되는데 적용이 돼도 5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그치고. 또 그나마도 개 한번 물린 거 가지고 그러냐 하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 이웅종> 네, 그렇습니다. 지금 사건사고들이 계속 증가되고 있는 것이 현재 추세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 이웅종> 그런 추세를 개선할 수 있는 것들은 아무래도 이제 보호자분들의 인식의 변화라고 생각할 수가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인식의 변화.
◆ 이웅종> 인식의 변화라는 것은 교육과 그다음에 개들이 평상시에 사람에 대한 공격성향이나 이런 것이 가지고 지니고 있는 맹견 분류가 되지 있지 않은 개라 할지라도 입마개나 복종교육을 반드시 필요로 합니다.
◇ 김현정>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 일부 국회의원들이 맹견에 물려서 사람이 사망한 경우에는 견주를 벌금형 말고 징역형에 처하는 맹견피해방지법 이런 걸 발의해 놓은 상태인데요. 그러니까 이것만으로도 부족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웅종> 네, 이제 법 규정을 만들어놓은 것도 중요하지만 펫티켓에 관련된 예절교육을 충분하게 교육을 시켜주는 것을 먼저 필요로 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주는 것이 더 중요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견주교육도 필요하고 또 보통 사람들, 개를 이제 많이 만나게 돼요, 요즘은 전보다 훨씬 더. 그다음에 일반인들에 대한 어떤 펫티켓 교육도 필요하다, 이런 말씀.
◆ 이웅종> 맞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이웅종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웅종> 감사합니다.
◇ 김현정> 천안연암대학교 이웅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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