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 블랙리스트 확인…"퍼즐 풀렸다"
- 2009년부터 방송퇴출 압박 시달려
- 대통령도 알았다…이명박 고소 검토 중
- 강서구 특수학교 논란에 '눈물'
- 지역주민·학부모 서로 이해 넓히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미화 (방송인)
서울 강서구의 특수학교 신설 문제로 장애아동의 학부모들과 지역 주민들이 지금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 앞에서 장애아동의 학부모들은 무릎까지 꿇고 호소하는 장면 여러분 보셨죠? 그런데 이번 논란에 대해 방송인 김미화 씨가 SNS에다가 '더불어 살아갑시다' 이런 글을 썼습니다. 김미화 씨는 장애 아들을 둔 부모이기도 해서 아마 이 글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뭉클하게 다가온 게 아닐까 싶은데요. 방송인 김미화 씨 직접 만나보죠. 김미화 씨, 안녕하세요.
◆ 김미화>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얼마 만에 CBS 채널에 나오신 겁니까?
◆ 김미화> 그러게요. 항상 그리워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 김미화>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좀 즐거운 일로 이렇게 연결을 했었어야 될 텐데 조금은 우울한 얘기예요. 특수학교 신설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장애 아이를 둔 학부모들이 무릎 꿇는 모습보고 저도 이렇게 마음이 아팠는데 김미화 씨는 어떠셨어요?
◆ 김미화> 물론 다 함께 마음이 아프죠. 저는 특별히 장애를 가진 아들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 엄마들이 남의 일 같지가 않았고 정말 제대로만 서로 이해를 한다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거다라는 어떤 기대감을 가지고 글을 올린 거거든요.
(사진=방송인 김미화 씨 트위터 캡처)
◇ 김현정> 제대로만 안다면, 이해한다면?
◆ 김미화> 서로에 대해서.
◇ 김현정> 서로에 대해서? 어떤 부분을 그럼 그분들이 지금 오해하고 계신다, 이런 생각이 드셨어요?
◆ 김미화> 특수학교가 그 동네에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진다라고 생각을 하셨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제가 예전에 수서에 있는 일원동에 살았던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살 때 거기에 밀알학교라고 특수학교가 들어올 때 정말 오래전인데 반대가 엄청 심했었어요.
◇ 김현정> 그게 90년대 초반 아니에요?
◆ 김미화> 네. 아마도 그럴 겁니다. 그래서 아파트 주민들이 연판장 돌리고 밤에 횃불 들고 공사 못하게 거기 그 앞에서 지키고 방범 서면서 그랬거든요.
◇ 김현정> 굉장히 격렬하게 반대를 했었군요?
◆ 김미화> 네, 그런데 거기 바로 밀알학교 옆의 아파트에 저도 살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광경들을 다 지켜봤고, 하여튼 우여곡절 끝에 밀알학교가 만들어졌어요.
◇ 김현정> 결국은 세워졌어요?
◆ 김미화> 그런데 집값이 떨어지기는커녕 지금 천정부지로 수서 얼마나 비쌉니까?
◇ 김현정> 맞아요.
◆ 김미화> 땅값도 비싸고요. 그리고 오히려 주민들이 그 밀알학교에 정말 예쁜 커피숍 또는 환경들이 있거든요. 그림전도 하고. 거기서 더불어서 즐기시는 그런 증언들을 많이 하세요. 저도 가봤는데 엄청 예쁘더라고요. 주민들하고 지금은 너무 잘 어우러져서 참 행복한 모습이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네요.
◇ 김현정> 오해 마시라, 다 더불어서 잘 살고 집값도 쑥쑥 올라가고 있다?
◆ 김미화> 그러니까 특수학교가 우리 동네에 하나쯤 있다는 게 그 동네에 어쩌면 나중에 몇 년이 지난 후에는 자랑이 될 수 있을 거다라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정말 마음 아픈 모습이었지만 무릎 꿇고 내 아이들을 위해서 우리 다 함께 살아요 하고 울었던 그 부모님들이 그 동네를 위해서 또 얼마나 많이 봉사를 하면서 서로 함께 더불어 살려고 노력을 하시겠어요. 그러니까 한방병원 들어오는 것보다 저는 훨씬 더 그 동네에 떨어지는 이익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인구유입이 엄청 많이 되잖아요.
◇ 김현정> 그렇겠네요. 이익으로 쳐도, 경제적인 이익으로 쳐도 그게 더 낫다?
◆ 김미화> 이익으로 쳐도. 장애를 가진 부모님들이 멀리 못 가요. 그러니까 그 동네로 다 들어가시죠? 집값 올릴 수 있는 어떤 요인이.
◇ 김현정> 집값으로 봐도 그러네요, 정말.
◆ 김미화> 네.
◇ 김현정> 아까 그러셨어요. 무릎 꿇은 그 학부모들 보면서 남 일 같지 않았다. 같이 무릎 꿇으셨죠, 마음으로? 눈물 흘리셨죠?
◆ 김미화> 네, 눈물을 흘렸어요. 그러니까 장애가 있는, 가족이 있는 경우에 그 가족들의 소원이 뭐냐면 장애를 가진 사람보다 3일만 더 살게 해 줬으면 하는 소원이 있어요. 왜냐면 내가 정리를 해 주고 그리고 내가 뒤따라가고 싶다 하는 그런 소망들이 있거든요. 그런 마음을 헤아려보니까...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지금 아이가 많이 컸죠? 몇 살이죠?
◆ 김미화> 저희 아들은 지금 33살입니다.
◇ 김현정> 서른셋? 많이 컸죠, 정도가 아니네요.
◆ 김미화> 장가 갔습니다.
◇ 김현정> 장가 갔습니까?
◆ 김미화> 베트남 아가씨하고 결혼했어요.
◇ 김현정> 축하드려요. 며느리 보셨네요.
◆ 김미화> 네, 며느리 본 지 한 두 달 됐습니다. (웃음)
◇ 김현정> 재혼을 해서 아들 하나 얻으신 셈인데 쭉 같이 살면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눈, 인식이 전보다 많이 나아진 줄 알았는데 내가 당해 보니 그게 아니더라 싶을 때도 더러 있으셨어요?
◆ 김미화> 그럼요, 아직은 그렇죠. 그런데 이제 점점, 점점 나아질 거라는 희망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조금씩이라도 변하는 거 느껴지세요?
◆ 김미화> 네. 많이 그래도 장애를 가진 분들에 대해서 이해의 폭이 많이 넓어졌고요. 제가 길거리 가도 '아드님 잘 있어요?' 그러고 물어봐주시는 분도 계시고요.
◇ 김현정> 그래요, 그래요. 김미화 씨와 대화를 나누면서 저는 희망을 보네요.
◆ 김미화>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방송인 김미화 씨 여러분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나오신 김에 이것도 하나만 질문드릴게요. 이것도 기분 좋은 얘기는 아닌데요.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는 김미화 씨 이름이 있었죠?
◆ 김미화> 그건 잘 제가 살펴보지는 않았습니다마는... 블랙리스트는 이명박 정권 때부터 쭉 있었단거 아닙니까?
방송인 김미화 씨
◇ 김현정>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에도 아마 있으셨을 거예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MB 정권에서도 블랙리스트가 존재했었고 거기에 82명의 문화예술인 이름이 쭉 적혀 있는데 김미화 씨 이름이 있더라고요. 보셨어요, 뉴스?
◆ 김미화> 아니, 그러니까 저는 이런 뉴스를 들으면서 아, 그래서 그때 그랬구나... 이런 퍼즐이 맞춰지는 (웃음) 퍼즐 맞추기, 혼자서 그걸 하고 있어요.
◇ 김현정> 차라리 시원하게 '야, 이래서 이랬구나?'
◆ 김미화> 한 조각이 없었는데 또 그 한 조각이 이렇게 채워지네? 그런 느낌 있잖아요.
◇ 김현정> 그때는 어떠셨어요? MB 정권 때 어떤 부분이 그렇게 이상하셨어요?
◆ 김미화> 예를 들면 2009년도에 이명박 정권에서 민간인 사찰을 했는데 거기에 파일명이 하나가 나왔어요. 'MBC 김미화 진행자 교체 동향건' 이렇게 제목이 나왔단 말이죠.
◇ 김현정> 저 그거 기억나요, 어렴풋이. 있었어요.
◆ 김미화> 그래서 2009년도에 그렇게 나를 민간인 사찰했기 때문에 2010년도에 KBS에서 블랙리스트건이 불거지고 그런데 또 2009년, 2010년, 2011년도에 계속해서 방송에서 내려가라고 압력이 있었는데 그 MBC 프로그램 라디오 진행할 때 사장님이 김재철 사장님으로 바뀌면서, 본부장님은 오셔가지고 저한테 아침에 '김미화 씨 잘해 봅시다 파이팅!' 하고 올라가시면 편성부장님이 내려오셔가지고 저한테 '본부장님이 내려가시라고 하는데…' 이렇게 얘기를 하고.
◇ 김현정> 아니, 아까 전에는 파이팅 하고 가신 분이?
◆ 김미화> 파이팅 하고 갔는데 밑의 분이 내려와가지고 '그만두시래요' 라고. 이렇게 아주 알 수 없는 행보들을 하니까.
◇ 김현정>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거예요? 그럼 그 사이에?
◆ 김미화> 그건 모르죠. 그러니까 계속해서 KBS 블랙리스트건까지 거론하면서, 과연 이게 김미화 씨가 퍼뜨리는 가짜인지...
◇ 김현정> 잠깐만요, KBS 블랙리스트에 제 이름이 있습니다라고 그때 김미화 씨가 기자회견 비슷하게 언론에 공포도 하고 하셨잖아요.
◆ 김미화> 네. 했는데, 그것이 김미화 씨가 가짜를 이야기하는 거 아니냐.
◇ 김현정> 없는 걸 가지고 만들어가지고 이렇게 지금 연극하고 있는 거 아니냐?
◆ 김미화> 하여튼 MBC에 있는 제가 그때 당시에는 시사 프로그램을 엄청 잘했고 광고도 120% 팔리고.
◇ 김현정> 잘나갔죠.
◆ 김미화> 그 솔직히 손석희 선생님하고 어깨를 나란히 했었죠. (웃음)
◇ 김현정> 맞아요, 진짜예요. 저녁 방송.
◆ 김미화> 그랬는데 그러면 MBC 식구들이 본부장님 이하 진짜 국장님이 저를 칭찬해 줘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제 인격에 대한 어떤 공격, 모독 그런 것조차도 서슴지 않고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다가 김재철 사장님하고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사장님이 '라디오가 요즘에 시끄럽더라.' 라고. 사실은 시끄럽지도 않았어요. 위에서 시끄럽게 계속 내려오셨던 거지 저는 조용히 조용히 진행을 하고 있었거든요.
◇ 김현정> 일선에서는 조용한데.
◆ 김미화> 네, '시끄럽더라. 그러니까 미화 씨가 다른 MBC에 좋은 프로그램 많으니까 골라봐라. 다른 프로로 가도 되지 않냐.'
◇ 김현정> 시사 말고 다른 데로?
◆ 김미화> 그래서 정말 괴로웠고요. 그냥 그렇게 퇴출당하느니 내가 명예롭게 내 스스로 관두는 게 낫겠다 그런 생각을 했었던 거죠.
◇ 김현정> 그게 이제 MB정권 때. 이제 와서 보니 MB 정권 국정원 블랙리스트에 내 이름이 있었던 거구나, 다 퍼즐이 맞춰지시는 거예요?
◆ 김미화> 네. 라디오 진행할 때 어떤 사람들이 와서 대본을 보자는 둥, 갑자기 생방송을 하고 있는데 깜짝 놀랐어요.
◇ 김현정> 어떤 사람들이요?
◆ 김미화> 지금 추정하기로는 국정원 직원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무슨 어디 경찰이라고 그러나, 하여튼 검열하는 사람이라 그러나,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그래서 PD가 소리 질러가지고 쫓아냈었거든요.
◇ 김현정> 잠깐만요. 이게 지금 1970년대, 1980년대 얘기가 아니라 2000년대 MB 정권 시절의 일을 얘기하는 거예요?
◆ 김미화> 네, 저희 라디오 MBC 생방송하는 부스에 갑자기 어떤 남자 두 명이 들어와가지고 '대본을 봐야 되겠다.'
◇ 김현정> 이제 와서 생각하니 그럼 그 사람들 국정원 직원들이었을 수도 있겠네요, 요원들이었을 수도?
◆ 김미화> 그럴 수도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국정원에서 당시에 저희 집에도 찾아오고 국정원 직원하고 접촉이 있었다라고 제가 그 CBS 방송할 때, MBC 관두고 CBS 방송할 때 제가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국정원에서 즉각 언론에다가 보도 자료를 뿌렸었죠. '김미화를 고소하겠다, 그런 일 없다.' 그래서 제가 다시 ‘제가 SNS를 통해서 그런 일이 없다면 국정원은 반드시 준비를 해야 될 거다. 왜냐하면 저는 증거를 가지고 있다라고 고소를 하려면 해라. 나도 충분한 증거가 있다.’라고 얘기를 했더니 고소까지는 안 갔어요.
◇ 김현정> 그 충분한 증거는 뭐였습니까?
◆ 김미화> 직원이 왔었던 증거가 있죠.
◇ 김현정> 집으로 온 증거?
◆ 김미화> 여러 가지 증거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제 와서 보니 그 당시 국정원이 만들어놓은 블랙리스트에 김미화 씨 이름은 있었던 겁니다. 그 모든 것이 그래서 벌어졌던 일이라는 거. 이제 알고 나니까 좀 오히려 속이 시원하실 수도 있겠어요, 후련하실 수도 있겠어요?
◆ 김미화> 네. 후련해요. 제가 파일명만 있을 때는 내용을 몰라가지고 어떡하지 이랬었는데, 민간인 사찰 당했을 때는요. 그런데 지금은 국정원에서 이름까지 지목을 하고 그다음에 대통령에게 일일보고를 했다는 거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김미화> 그래서 이건 사실 어떻게 보면 이명박 대통령을 제 개인이 고소를 할 수 있는. 그러니까 법정 싸움을 신청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아, 생각 가지고 계세요?
◆ 김미화> 한번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런 일들이 어떤 대중예술을 하는 모든 분들의 입장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이게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 김현정> 그러네요.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그 길이 좀 험난할 수도 있어요. 또 고생하실 수도 있지만 MB 고소하겠다. 각오하고 그 길 가겠다, 이 말씀이시네요?
◆ 김미화> 네.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살펴보고 싶습니다. 살펴보겠습니다.
◇ 김현정> 김미화 씨, 멋있으세요.
◆ 김미화> 정말이요? 멋있으라고 드린 말씀이 아닌데. (웃음)
◇ 김현정> (웃음) 역시 여전히 용감하세요.
◆ 김미화>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장애인학교 문제, 블랙리스트 문제 다 좀 우울한 얘기 나눴는데 다음에 출연하실 때는 우리 다 훌훌 털고 하하하 호호호 웃을 수 있는 일로 초대하겠습니다.
◆ 김미화> 네. 국민들 웃음짓게 만드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습니다. 그렇게 남고 싶습니다.
◇ 김현정> 정통 코미디에서도 뵙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김미화>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방송인 김미화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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