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보수야권은 6일 문재인 정부의 외교‧대북 라인과 국방부 간 감지되는 북핵 해법의 온도 차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전술핵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한 뒤 입장을 번복하지 않은 반면, 청와대와 여당, 외교부·통일부는 "재배치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방송장악 저지 투쟁위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은 최고 수준의 압박과 제재를 하겠다고 언급했는데 이 말씀이 끝나고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여당 대표는 대화 구걸론을 제기했다"며 "여당 대표는 지금 대통령과 같이 코미디를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의 발언은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북 대화'를 강조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는 또 "(송 장관이) 국회에 와서 두 번이나 전술핵 배치를 언급했는데 바로 청와대가 '전술핵 배치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면서 "국방부 장관과 청와대가 코미디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 핵 문제를 대화를 풀 것인지 군비증강과 제재 등으로 대응할 것인지를 놓고 당청 간 엇박자가 났으며, 전술핵 문제를 놓고선 다시 청와대와 국방부가 엇갈렸다는 지적이다.
정 원내대표는 "일부에서 우려하듯 주사파류의 참모진과 국방부가 충돌하는 게 아니냐"면서 "노무현 정권 때 소위 주사파와 동맹파 간 충돌의 재판(再版)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고 성토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홍준표 대표도 "북핵 위기가 마지막 단계까지 와 있는데 최근에 민주당 대표는 대화 타령만 하고 있다. 또 국방부는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 오락가락 행보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선 강경화 외교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각각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고려할 만한 안보 위기 상황은 아니다"면서 "정부는 전술핵 배치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맥락을 종합하면 국방부만 홀로 강경한 기조로 방향을 잡은 셈이 된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정당 내 강경파인 주호영 원내대표도 한국당과 같은 맥락의 비판을 정부에 제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송 장관의 발언을 거론하며 "청와대와 일각에서는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정부 정책과 다르다고 부인하고, 6차 핵실험에도 레드라인을 안 넘었다고 하는 등 엇박자가 나온다"고 꼬집었다.
그는 "조속히 외교·안보 라인을 정비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 국민에게 설명하기를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