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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동 정권 등에 업고 힘 세졌다고? 억울한 금융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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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출신 김영주 노동부 장관, 출신은 출신일 뿐 우리 활동과 관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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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매년 해왔던 교섭이다. 세 차례나 교섭일자를 제안했고 이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했다. 정상적으로 업무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인데 금융노조가 마치 현재 정부세력을 등에 업고 경영권 침해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에 대해 너무 어이가 없을 뿐이다"

노동친화적인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 금융권 노조의 힘이 강해졌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일까. 금융권 노조를 대표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억울하다"고 했다. 특히 금융노조와 금융사 사측 간 산별 교섭 관련, 노조가 법적 대응을 강하게 예고한 것이 금융노조의 달라진 힘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노동 3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덕봉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정책2본부 부위원장은 "금융노조는 노동조합법 제30조에 따라 성실 교섭의 의무를 요구할 뿐"이라며 "사용자협의회가 산별교섭에 응해야 하는데 이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별교섭은 해당 업계의 노동자와 사용자 대표가 만나 임금과 근로조건에 한꺼번에 결정하고 이를 동종 산업 내 모든 회사에 적용하는 노사 교섭 방식이다. 금융권은 2010년부터 산별교섭을 진행해왔지만,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두고 노사 갈등이 극에 달해 파국을 맞았다. 사용자협의회 회원들이 집단 탈퇴 하면서다.

정 부위원장은 "사용자협의회 복원을 금융위원회에 요청하고, 은행연합회·은행 등을 찾아다니며 얘기했는데도 거부해 공동교섭을 요구한 것"이라며 "세 차례에 걸쳐 공동교섭일을 제안했는데도 매번 똑같은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담합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금융권 사측이 세 차례에 걸친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또 사용자협의회 가입 신청을 하지 않은 사업장 사측 대표를 고소·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일단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문병일 금융노조 교육문화홍보본부 부위원장은 "고용노동부에서 사용자와 노조 양쪽 모두 파국으로 가지 말고 중재를 해보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최대한 조정을 받기 위해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용자협의회 복원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고발 뿐"이라고 밝혔다.

문 부위원장은 노조와 정부 인사들을 연관 짓는 것에 대해서도 어이가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금융노조 출신이지만 출신은 출신일 뿐이고 우리와는 객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 나라의 노동을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인데 우리 일에 적극 개입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그런 분들을 등에 업고 경영자를 압박하거나 경영 침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억울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조남홍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처장은 "노사간 교섭을 하다가 갈등이 있으면 파업도 하고 조정신청을 하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또 노조가 사측이 법을 위반했다고 생각하면 고소고발하는 등의 일은 자주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별 사안 별로 해당 사업장에서 은행장을 고소한다든지 했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한 번에 다수의 기관장을 법적 조치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지난해 성과연봉제 때문에 한 꺼번에 사용자협의회 회원사가 탈퇴한 적도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노조와 사용자협의회 측의 말을 종합해보면, 결국 지난 박근혜정부의 성과연봉제 압박으로 내몰린 금융권 노사간 갈등이 치달을 대로 치달아 현재 상황에 이른 것이다. 노조는 6일 오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금융당국이 사용자협의회 복원을 책임지라고 요구하고, 사용자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하영구 은행연합회 회장 퇴진을 결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노조는 최근 금융권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노동자 추천 이사제' 역시 새 정부 들어 갑자기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노동자 추천 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석해 발언권 및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회사 지분 보유와 상관 없이 노동자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정덕봉 부위원장은 "주주와 노동자가 경영 사항을 공동으로 결정하는 제도는 이미 독일 등 유럽국가들이 시행하고 있다"며 "직원을 대표해서 경영을 잘하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 무조건 노조를 대변하거나 그러는 것이 아닌데도 노조가 경영을 침해한다는 식의 보도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11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참여연대 출신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조합원으로부터 위임장(3%)를 받아 주주제안을 하면 상법상 이사회는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안건을 주총에 올려야 한다. 우리은행 노조도 사외이사 추천 건을 재추진 중이다 .

정 부위원장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이런 주주제안이 있었다. 이 정부 들어와서 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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