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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文대통령 100일 A+, 이제 청와대는 빠져야 하는 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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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만 믿는다’는 말 위험…“국회(대의제)도 국민과 같이 존중해줘야”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30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기자

 

서화(書畵)향이 그윽하게 묻어나는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난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00일동안의 국정운영에 A+를 줬다. 문 의원은 “새 정부 100일이 중요한데, 인수위원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100일 동안 어마어마한 일들을 전광석화처럼 했다”고 호평했다. 특히 ‘국민과의 소통’에 높은 점수를 줬다. 문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소통 부족이 가장 아쉬웠는데 국민 기대에 충족시킬 만큼 잘했다”고 말했다.

다만, 문 의원은 진정한 개혁을 위해서는 이제는 국회로 공을 넘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 의원은 “청와대가 주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 오만”이라며 “지금은 청와대 세월에서 국회의 세월로 달라지는 국면 전환을 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개혁 의지를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안착시킬 입법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에 이제 국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국민만 믿는다’든지, ‘직접 민주주의를 한다’든지 하는 뜻은 충분히 알겠지만 대의제를 무시하는듯한 말로 들릴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대화중에는 과유불급이라는 단어도 썼다.

여소야대‧4당 체제에 대해서는 여‧야‧정에 ‘제 몫을 해 내야 할 때’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금 여당이든 야당이든, 청와대든 조금씩 부족하다”며 “다들 내로남불”이라고 질타한 뒤 선당후사(先黨後私), 선공후사(先公後私)의 자세를 강조했다. “다들 이 순서를 헷갈리는 것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야당에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진정한 비판과 견제를 통한 강한 야당’을 주문했다. “야당이 강해져야 여당도 강해지고, 상호 견제가 돼야 (대통령이)월권을 하지 못 한다”면서 “서로 잘못한 것을 탓하고만 있는데 이는 서로에게 도움이 전혀 안된다”고 쓴소리를 했다. 새로 당대표에 선출된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정말 잘했으면 좋겠다”면서도 자유한국당을 찾아가 홍준표 대표와 강하게 포옹한 데 대해서는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문 의원은 의회주의자로서 정치생활을 마감하고 싶다며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민의의 전당으로 국회의 권위를 세우고, 신뢰를 받는 국회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국민의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 참여정부에서는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6선 의원으로 당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판해 비상대책위회를 이끈 당의 원로다.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30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문재인 대통령 100일을 평가해달라.
매우 잘하고 있다. A+라고 평가한다. 인수위원회 포함하지 않은 100일인데 포함한다고 하면 지금 이 100일 동안 어마어마한 일들을 전광석화처럼 해 왔다. 대통령의 의지와 지시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본다. 골고루 다 잘했다. 박근혜 정부는 소통이 제일 아쉬웠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소통의 행보에 있어서도 국민 기대를 충족시킬 만큼 잘했다. 외교적 공백을 특사 파견을 했고, 통일‧외교‧안보‧국방 측면에서 국민 불안을 일거에 해소했다. 우왕좌왕하다가 시간을 뺏길 수 있는데 극복을 잘했다

▲잘 했지만 아쉬운 점은?
‘국민만 믿는다’ 혹은 ‘직접 민주주의를 한다’는 건 좀 서둘러 가는 것이다. 국민이 이뤄낸 탄핵과 정권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국민 뜻에 따라야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알겠다. 그런데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오만하게 하면 국회를 무시하게 된다. 이거는 결정적인 함정에 빠지게 된다. 조심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100일을 맞아 하고 싶은 조언은?
‘과유불급’이라는 사자성어로 얘기할 수 있는데, 의욕이 과하다 보니 사명감에 불타 한꺼번에 해치우려고 하고 밀어 붙이려고 하는 분위기가 되는 건 금물이다. 그런데 약간 그런 기미가 보인다. 이제 속도조절을 잘 해야 한다. 이제는 청와대가 빠져줘야 하는 시기다. 지금까지와 다르게 예를 들면 재벌개혁, 검찰개혁, 사법개혁, 사회 개혁 등 모든 개혁을 하려면 법률로 해야 하는데, 그건 국회의 몫이다. 청와대가 다 하려고 하면 오만에 빠지게 된다. 이제는 청와대 세월에서 국회의 세월로 달라지는 국면 전환을 꾀해야 할 때다

▲여소야대 국면, ‘협치’의 전제조건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먼저 국회를 존중해야 된다. 국회를 존중하는 정도가 국민과 같아야 한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로 뽑혀 나온 헌법기관이다. 대한민국 헌법이 대의민주제를 강조하는 건 국회와 국민이 같다는 뜻이다. ‘국민 우선’으로 보고 가겠다는 건 국회를 무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국민과 국회를 대등하게 보고 국회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 여‧야 가릴 것 없다.

청와대는 ‘들어줘야 한다’. 문 대통령은 당선되자마자 야당 당사 찾아가고 히어링(hearing)은 100% 성공했다. 그런데 들어주는 것에는 어셉팅(accepting)이 있다. 야당의 말이 합리적이면 듣고, 실행해야 하는 것이다. 야당이 문 대통령에게 ‘소통은 없다, 쇼통(show通)이라고 하는 것은 히어링과 어셉팅 사이에 갭(gap)이 생기는 것이다. 협치에 있어서 중요한 대목은 들어주고 경청만 해서는 안되고 받아서 집행 해줄 수 있어야 한다.

▲ 4당 체제 속 제각각 이해가 다르다 보니, 입법 하나 쉽지가 않다. 실질적인 해법은?
4당 체제는 국민의 뜻에 따라 만들어진 조건이다. 인위적으로 바꿀 수 없다. 4당 체제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국민 뜻에 따라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합집산밖에 안 된다. 정부와 여당은 4당 체제에서 성과를 내려면 국민의당이나 바른정당, 정의당과 정책협약을 통해 겹치는 법안 등을 통과시켜야 한다. 서로가 노력을 안하고 버티면 모래알처럼 된다.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한데, 내 줄 거는 내 주는 결심을 해야 하고 야당도 야당대로, 여당도 여당대로 성숙한 논의를 해야 한다

▲문 대통령 내년도 개헌을 공약했는데, 국민 관심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 책임이 크다. 느닷없이 개헌을 하자고 나서는 순간 개헌의 동력을 잃었다. 87년 개헌은 대통령은 국민의 손으로 뽑아야 한다는 직선제를 쟁취한 개헌이다. 지금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드러나면서 분권형 대통령제로 권력 구조를 개편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어느정도 형성됐다고 본다.

더불어민주당 문희상 의원이 30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CBS 노컷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한 총론 찬성에도 불구하고 각론으로 들어가면 복잡한 것 같다.
대통령에 모든 권력이 집중하는 현상을 막는 권력구조로 개편은 찬성하는데, 어떤 권력구조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개인적으로는 중임제는 임기 8년으로 늘리는 대통령 중심제의 강화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개헌안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것은 의회의 능력을 스스로 평가절하 하는 것이다. 지혜를 모아서 대화하면 될 수 있다. 아마 개헌은 마지노선의 마지막 날에 될 것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강한 야당’이 되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보시나?
진짜 강한 야당이 됐으면 좋겠다. 특히 자유한국당 보다는 국민의당이 강한 야당이 됐으면 좋겠다. 강한 야당이 있을 때 여당도 튼튼해지는 것이다. 대통령이 집권 3년,4년차로 들어서면 독선에 빠지기 쉬운데 강력한 야당이 견제를 해야 건강하게 된다. 여야관계에도 국정에도 모두 플러스가 된다. 안철수 대표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잘했으면 좋겠다. 다만 비판과 견제가 발목잡기가 돼서는 안 된다. ‘잘 하는 건 잘 한다’고 말하면 국민들이 열광할 것이다. 가서 홍준표 대표를 껴안고 하는 건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다. 문 대통령에 손해날 일이면 뭐든 자유한국당과 같이하자는 건 맞지 않다.

▲얼마전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민주당 의원 전원이 청와대에 초청됐는데, 그때 느낌이 남달랐다고 들었다.

정권교체 되고는 10년 만에 청와대를 간 거다. 감개가 무량했다. 1기 민주정부(김대중 정부)때는 감격해서 울었고, 2기 민주정부(노무현 정부)때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목청껏 불렀었다. 이번에는 3기 민주정부인데 이제는 국민의 바람을 완성 시켜야 하는 단계다. 정말 잘해야 한다.

▲여야 협치를 위해서는 국회의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20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야 협치를 위해 국회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정세균 국회의장이 더할 나위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6선 의원으로 지내면서 본회의를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김대중 대통령께서 ‘국회의원으로서 해야 할 기본은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국회 모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김대중 대통령이 무서워서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나는 ‘의회주의’자다. 국회는 모든 국민의 의견이 집약되는 곳으로 민의의 전당이다. 국민에 신뢰 받는 국회를 만들고 싶다. 성숙한 의회와 격조 높은 국회 상을 정립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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