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여러 우려 사항이 세무조사나 탈세 제도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계적 추진 방침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과 면담한 뒤 "너무 한꺼번에 추진한다기보다는 긴 안목으로 조금씩 할 수 있는 것부터 단계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징세행정에 있어서 장부기록 등이 종단별, 종교계별로 다르기 때문에 그런 점을 꼼꼼히 따져보겠다"며 "종단별로 과표기준을 다르게 하는 건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종교인 세무조사 등에 대해선 "종교인의 특성을 감안해서 종교인들이 우려하는 부분이 없도록 하겠다"며 '연착륙' 방침을 시사했다.
이날 면담에서 자승 스님은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은 기본이란 입장을 갖고 있다"며 "임기 8년 동안 종교인 과세를 단 한번도 반대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불교계 내에도 급여 방식이 다른데, 그런 걸 잘 조정하면 불교계는 (종교인 과세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31일 오전엔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도 예방한다. 다만 기독교를 비롯한 다른 종교계 방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김 부총리는 "다음주 대통령을 모시고 러시아에 다녀온 다음에 가야 할 것 같다"며 "종교계에서 시간을 주시는 대로 찾아뵙고 오늘처럼 말씀을 듣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오면서 간부들에게 넥타이를 매도록 했다"며 "종교인 활동의 신심이나 자부심을 존중해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마음으로 각 종교에서 우려하는 것을 검토하고 존중하면서 이 제도가 중기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