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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영 "한미FTA 재협상, 우리 하기 나름…떨 것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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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A 합의 도달엔 상당한 시간 예상돼
- 일방적 요구, 100% 따를 이유는 없어
- 美, 자동차 철강에 미디어 등도 요구할 것
- 서비스 분야, 만성적자 협상에 활용해야
- 미중 무역갈등 우회 압박 없도록 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해영(한신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한미FTA 개정을 위한 협상 오늘부터 서울에서 열립니다. 여기까지는 별 이견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한쪽이 요구하면 반드시 열도록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문제는 이 다음부터입니다. 미국에서는 한미FTA 즉각 개정을 요구할 태세이고 우리는 효과부터 따져보자, 이런 입장이기 때문에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붙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재협상 우리가 주목할 포인트는 뭔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이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해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난번에 출연하셨을 때 한미FTA 재협상이라는 게 별거 아니다. 어느 한쪽에서 요구하면 열릴 수밖에 없는 거다 그러셨잖아요. 정말로 개최가 되네요?

◆ 이해영> 그러니까 이게 협정문만 놓고 보면 어느 한쪽이 특별회기를 요구하면 반드시 응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재협상이라 부를 건지 아니면 개정협상이라고 부를 건지는 좀 각국의 국내 사정에 따라 좀 다를 수는 있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재협상이나 개정협상이나 그 말이 그 말 아닌가요?

◆ 이해영> 그런데 재협상이라는 말은 보통명사죠, 어디나 쓸 수 있는. 그런데 개정 혹은 수정협상은 협정문에 나와 있는 법률용어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이해영> 그런데 우리 같은 경우는 이걸 개정이라고 자꾸 부르고 싶은 거고 트럼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자기 대선공약이기 때문에 이거를 재협상이라고 부르고 싶어하는 거죠.

◇ 김현정> 그게 차이점이 있는 거군요.

◆ 이해영> 좀 다르다고 봐야 됩니다.

◇ 김현정> 개정협상이냐 재협상이냐는 어쨌든 협상이 열리긴 열리는 건데 다시 열리긴 열리는 건데 그 나라의 정치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부르는 거다?

◆ 이해영> 네.

◇ 김현정> 장소는 서울로 결정이 됐기에 저는 미국이 웬 일로 양보를 했네 이랬더니 그게 아니라 협상을 요청받은 쪽에서 여는 게 룰이라면서요?

◆ 이해영> 그건 미국이 양보한 게 아니고요. 처음부터 미국이 워싱턴에서 하자고 요구한 것 자체가 협정문을 위반하는 거죠. 왜냐하면 협정문 상으로는 특별회기를 요청한 나라의 상대 국가, 미국이 요청을 했기 때문에 서울에서 하는 게 협정문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래서 서울에서 여는 겁니다. 지난번 인터뷰 때 이 교수님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다시 협상을 벌인다고 해서 반드시 개정을 해야 하는 거 아니다, 미국의 요구를 들어줘야 되는 것 아니다 이런 말씀도 하셨죠?

◆ 이해영> 네, 그렇죠. 이건 왜냐하면 오늘은 특별회기 첫날이기 때문에 무엇을 논의할지 그다음에 언제, 어떻게 논의할지를 합의 보는 수준 이상을 넘어가기 힘들거든요. 그리고 이게 다 마무리가 된다 해도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 이해영> 개정협상을 할지 혹은 뭐 어떻게 부를지 관계없이 각국의 국내 절차를 거친 다음에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럼 이번에 열리는 것에서는 그러면 이걸 다시 열 건가 아닐 건가만 결정하면 되는 거예요? 본격 협상을 진행할지 안 할지.

◆ 이해영> 무엇에 대해서 논의할지.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무엇에 대해서?

◆ 이해영> 어젠다, 어젠다가 뭔지 그다음에 향후 일정이 뭔지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탐색하는 자리 이렇게 보시면 되는 거죠.

◇ 김현정> 어젠다를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우리가 싫다 이렇게 할 수도 있는 건가요?

◆ 이해영> 그럼요. 그건 협상이기 때문에 그건 쌍방이 조정을 해야 되죠. 합의를 보고. 그렇지 않고 어느 한 나라가 일방적으로 요구한다고 해서 100% 따라가야 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거죠.

◇ 김현정> 혹은 어젠다 세팅까지는 이제 동의가 됐어요. 그래서 본격적인 회기가 시작이 됐습니다. 협상이 시작이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에 영 들지 않아요. 이럴 경우에는 또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는 거고요?

◆ 이해영> 협상하는 과정에서 안 하면 되는 거죠.

◇ 김현정> 안 하면 되는 거예요?

◆ 이해영> 네. 그다음에 미국도 그렇지만 우리도 국내 절차를 거쳐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청문회를 한다든지 그 다음에 국회에 보고를 한다든지 하는 절차 다 끝난 다음에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말은 쉽습니다. 아니, 토론을 해 보고 협상을 해 보고 우리한테 이득이 될 것 같지 않으면 그냥 안 하면 됩니다. 결렬시키면 됩니다. 말은 쉽지만 그렇게 해도 되게 룰은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 미국의 요청에 의해서 열리는 건데 그걸 우리가 수락하지 않으면, 결렬시켜버리면 미국이 다른 방식으로 경제보복을 한다든지 어떤 식으로 불이익을 준다든지 이럴 가능성은 없겠습니까?

◆ 이해영> 경제보복을 할 수 있는 그런 사안은 아니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미국 아닙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요.

◆ 이해영>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일방적으로 결렬시키거나 이런 건 쉽지 않아 보이고요. 그렇지만, 그렇지만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왜냐하면 대통령께서 이미 협상을 큰 원칙인 당당하게 대하겠다 하는 그런 원칙을 밝혔기 때문에 협상하는 협상팀이나 아니면 통상교섭본부 쪽에서도 큰 틀에서는 그렇게 접근을 할 수밖에 없겠죠.

◇ 김현정> 당당하게? 일단은 받아들일 거다 이 말씀이세요?

◆ 이해영> 네, 그렇죠.

◇ 김현정> 그래서 본격 회기는 열릴 거다 이 말씀이시고?

◆ 이해영> 네.

◇ 김현정> 그러고 나서 이야기들을 맞춰나가야 될 텐데 지금 미국에서 어떤 것을 요구할 거라고 보십니까?

◆ 이해영> 일단은 기본적으로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자동차나 철강 그다음에 서비스 쪽에. 우리가 여기서 잘 봐야 되는 게요.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건 개정과 수정입니다. 이 두 개는 달라요.

◇ 김현정> 개정과 수정. 그게 그 말 아닙니까?

◆ 이해영> 아닙니다. 다릅니다. 협정문상으로는 다른 법률행위를 의미하는 거죠. 개정이라고 하는 건 예를 들어서 협정문의 기본적인 룰, 규범 그다음에 서비스 분야에서의 양허안, 어디를 개방을 더 한다든지 안 한다든지 하는 것을 바꾸는 게 개정이고요. 그 다음에 수정이라고 하는 건 관세 양허표라고 하는 게 있습니다. 관세율을 언제 어떻게 줄일 건지 혹은 없앨 건지를 바꾸는 것이 협정문상으로는 수정이죠.

◇ 김현정> 수정은 그러니까 관세율이라든지 수치에 대해서 조금 조정을 하는 거고 개정은 훨씬 더 많은 룰을 바꿔버리는 거다?

◆ 이해영> 룰에 관계되는 거죠, 주로.

◇ 김현정> 지금 미국은 어디를 건드리고 싶어 하는 거죠?

◆ 이해영> 미국은 둘 다죠.

◇ 김현정> 둘 다? 개정도 하고 싶어 하고 수정도 하고 싶어 하고. 그 분야는 자동차, 철강 거기다 서비스까지 얹어서 얘기할 거라고 보세요?

◆ 이해영> 그렇죠. 왜냐하면 개정 자체가 서비스 분야에 관계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예를 들어서 미디어라든지 영화 분야라든지 그 다음에 각종.

◇ 김현정> 지적재산권 문제 이런 것들?

◆ 이해영> 특히 지재권이 중요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분야를 바꾸는 거죠.

◇ 김현정> 지적재산권. 이거 중국에서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잖아요.

◆ 이해영> 왜냐하면 미국의 경제 구조를 보면 가장 크게 이익을 남기는 것이 서비스 분야인데 그중에서도 지적재산권이 미국으로서는 어마어마한 국부의 어마어마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대부분의 나라의 지재권 분야에서 엄청난 압박을 가하는 게 미국으로서 가장 큰 이익입니다.

◇ 김현정> 우리한테도 그 얘기를 반드시 할 것이다, 그런 말씀?

◆ 이해영>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제일 중요한 부분. 우리는 협상에 어떻게 대응해야 합니까? 어떻게 임해야 됩니까?

◆ 이해영> 기본적으로는 각 세부 분야. 우선 미국이 뭘 요구할지 리스트가 아직까지 확정이 안 돼 있고 마찬가지로 우리가 뭘 요구할지도 아직까지 확정이 안 돼 있는 상황이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 이해영>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미국이 50을 요구하면 우리도 50에 걸맞는 요구를 제안을 제시를 해야 되는 거죠. 혹은 미국이 100을 요구하면 우리도 100을 요구해야 되는 거고. 그렇기 때문에 우선 상대가 어떤 카드를 내밀지에 따라서 우리도 수위가 달라질 겁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자동차하고 철강하고 서비스 얘기한다지 않습니까? 이렇게 나왔을 때는 그럼 우리는 뭘 얘기해야 되는 거예요?

◆ 이해영> 일단 미국 쪽이 자동차에서도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아직 밝혀져 있지 않은 거거든요. 그냥 뭉뚱그려서 자동차를 요구할 거다, 철강을 요구할 거다, 이 정도 나와 있지. 아주 디테일하게 뭘 요구할 건지 그리고 더 나아가서 얼마짜리를 요구할지가 아직까지 확실치가 않은 거죠.

◇ 김현정> 카드를 아직 숨기고 있는 거군요. 어떻게 구체적으로 요구할지?

◆ 이해영> 네. 그리고 그 카드 하나하나가 가격이 있을 것 아닙니까? 이건 얼마짜리, 100원짜리도 있을 거고 1000원짜리도 있을 거고. 그러면 그 카드를 보고 예를 들어서 100원짜리를 요구하면 우리도 100원짜리를 요구해야죠. 1000원짜리를 요구하면 우리도 1000원짜리를 요구해야 됩니다.

◇ 김현정> 어떤 식으로 요구해야 되요?

◆ 이해영> 예를 들어서 미국이 자동차나 철강 분야에서 좀 과도한 요구. 아마 그렇게 예상이 되는데 단지 배기가스 기준이라든지 사실 과도한 요구거든요. 우리 특히 미세먼지 관점에서 보면 아니, 우리가 미세먼지 줄이기 위해서 배출가스 자동차 배기가스를 규제한다는데 미국은 하지 못하게 하는 거죠. 자기 자국 자동차 산업을 위해서. 그러면 우리도 거기에 걸맞는 카드를 준비하고 제시를 해야 됩니다.

◇ 김현정> 예를 들면 그게 어떤 카드가 있겠습니까? 우리가 쥔 카드라는 것도 있기는 있습니까?

◆ 이해영> 그렇죠. 왜냐하면 우리가 서비스 분야는 만성적자 국가입니다. 지금 잘못 알려져 있는 게 지금 우리가 어마어마한 이익을 보는 것처럼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 그거는 사실이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지적재산권 분야라든지 이런 서비스 무역에서 우리는 거의 뭐 매년 적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특히 대미적자가.

◇ 김현정> 자꾸 미국이 이 FTA, 한미 FTA때문에 자기들이 손해보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분야에서는 우리도 상당히 손해보고 있다. 그거 받으려면 우리도 이거 당신들이 받아줘야 된다, 이런 식으로 협상해야 한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해영> 그렇죠. 왜냐하면 이게 무역이라고 하는 게 상품 뿐만 아니라 서비스가 같이 있는 거거든요, 항상. 투자도 있어요. 미국이 우리보다, 우리한테 투자한 것보다 우리가 미국에 투자한 게 훨씬 더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도 조정을 요구를 해야 되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당당하게 임해야 된다는 조언. 그나저나 시간 없지만 이거 하나만 여쭐게요. 교수님, 지금 미중 무역갈등이 사실 우리 갈등보다 훨씬 심각한 상태인데 미국 짝퉁의 88%가 중국 거다. 그것만 막아도 미국 내에 일자리 200만 개 생긴다. 중국산 짝퉁 실태를 조사해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시를 했고 실태가 드러나는 대로 중국에다가 슈퍼301조 발령한다 그러죠, 보복조치할 수 있도록. 이런 걸 추진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그러자 중국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렇게 부딪히고 있습니다.

◆ 이해영> 그런데 이건 또 다른 꼭지에서 말씀드려야 하겠지만 미중 간의 무역 전쟁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게 두 나라가 지금 굉장히 엉켜 있어요. 예를 들어서 애플사를 보면, 애플사. 중국에서 애플 휴대폰을 만들어서 수출하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죠.

◆ 이해영> 이건 중국의 무역흑자로 기록이 되죠. 장부상으로는. 그렇지만 그 내용을 본다면 이건 애플사가 먹는 거예요, 다. 거의 다를. 이런 식으로 서로 엉켜 있기 때문에 무역전쟁이라고 하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은 미중 간,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얻는 흑자가 우리보다 10배 이상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 이해영> 그렇게 보면 우리는 아주 작은 규모죠.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미국이 노리는 건 중국입니다, 타깃은. 사실 우리는 그 유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거죠.

◇ 김현정> 바로 제가 그 질문 드리려고 했어요.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이렇게 슈퍼301조까지 나오면서 벌어지면 그 불똥이 엄하게 우리한테 튀지 않겠는가?

◆ 이해영> 그러니까 우리가 유탄을 맞지 않게끔 이번 과정에서도 투명하게 우리 이런 문제도 내놓고 이야기할 수 있어야죠. 우리와 관계없는 걸 너희들이 예를 들어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우회해서 우리를 우회 압박하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우려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한미FTA 협상 이제 오늘부터 시작됩니다. 이런 이야기들 좀 큰 틀에서 가지고 여러분들 지켜보시면 될 테고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더 자세한 얘기들은 또 나누도록 하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해영>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한신대학교 국제관계학부 이해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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