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카드사들이 서민을 대상으로 한 카드대출에 경쟁적으로 나선 결과 카드대출 잔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지난 해 카드론 수익도 사상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상반기 카드대출 자산(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을 합친 규모)은 지난해 말 대비 1.5% 증가한 총 7조5150억 원을 기록했다.
2위인 KB국민카드도 5조7720억 원으로 5.3% 늘어났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증가폭이 둔화되긴 했다. 지난 해의 경우 신한카드는 7.1%, KB국민카드는 13.3%나 카드대출을 대폭 늘렸었다.
카드사들은 특히 전체 대출잔액의 80% 가량 차지하는 카드론 대출을 큰 폭 늘려왔다.
7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은 지난 2014년 18조 9284억원에서, 2015년 21조4042억원, 2016년 23조6845억원으로 3년 사이 4조 7561억원(25.13%) 늘었다.
그 결과 지난 해 카드론 수익(이자 수익)은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7개 카드사의 지난 해 카드론 수익은 3조 2291억원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4년 2조 6327억원, 2015년 2조 9319억원에 이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신한카드 7775억원, KB국민카드 5252억원, 삼성카드 5770억원, 현대카드 5099억원 등이다.
올 들어서도 지난 1분기 신한카드 1949억원, KB국민카드 1491억원, 삼성카드 1449억원, 현대카드 1236억원 등의 수익을 올렸다.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저하를 만회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카드론 영업 확대에 나섰고, 은행권의 여신심사 강화로 신용도가 낮은 서민층들이 카드론으로 대출을 옮겼기 때문이다.
올해도 카드론 수익은 대출잔액 자체가 늘고 있고 금리도 인하할 조짐이 없기 때문에 최소한 지난 해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금감원 관계자는 전망했다.
특히 20%이상 고금리 카드론 대출자들이 크게 늘어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현재 7개 카드사의 1년 이상 카드론 신규 이용고객중 연 20%이상 26% 미만 금리를 적용받는 비중은 평균 13.05%였다. 3월 말(10.84%)에 비해 두 달 새 2.21%포인트 올랐다.
금감원의 특별점검을 받기도 했던 KB국민카드는 3월말 14.04%에서 5월말 36.39%로 폭증했고, 신한카드는 19.39%에서 24.82%로 늘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카드대출은 2013년에서 2016년 32.5% 증가한 가운데 연소득 3000만원 미만,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취약차주 비중은 2013년 9.9%에서 지난 1분기 11.4%로 늘어났다.(현금서비스 11.4%에서 16.9%, 카드론 10.8%에서 12.1%)
카드사들이 저금리의 자금조달로 저신용 저소득층에 대한 고금리 대출을 늘리면서 수익을 챙겨온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대출 총량 규제로 예전처럼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면서도 "대부분 카드사들이 올 연말까지는 대출 증가율을 6~7%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카드론 확대에 따른 서민층의 금융비용 부담과 가계부채 확대 우려에 대해 전문가들은 카드사의 경우 법정최고 금리를 대부업체와 분리 적용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대표는 "총 가계부채 1400조원 가운데 대부업체가 14조원, 불법 사금융이 20조원인데 비해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은 150조원에 달한다"며 "대부업체의 최고금리를 24%로 내리더라도 카드업계 등의 금리는 업권별로 상이하게 적용해 서민들의 금융조달비용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