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안테나성능개발시험실 (사진=현대기아차 제공)
27일 자동차분야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라고 불리는 경기 화성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재료개발센터를 찾았다.
재료개발센터는 차량에 쓰이는 각종 소재에 대한 개발과 검증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각종 부품 소재를 연구하고 효율적인 소재를 개발·적용해 차량의 성능과 안전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중에서도 최적의 자동차 부품용 재료 개발을 통해 차량 성능의 혁신을 가능케하는 '재료연구동'을 방문했다.
연구동 1층에 있는 '비파괴시험실'에서는 엑스레이(X-ray)를 이용해 제품을 투시하는 단층촬영(CT)이 진행된다.
단층 촬영은 엑스레이로 제품을 투시하고, 제품을 360도 회전시켜 모든 방향의 투시 이미지를 만든 다음, 이를 컴퓨터로 합성해 단면 형상과 3D 형상을 만드는 3단계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
단층촬영기의 안쪽에 엔진 실린더 헤드가 놓여있었다. 단층 촬영으로 엔진 실린더 헤드의 내부 단면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직접 보기로 했다.
촬영한 결과물은 분석장비 옆에 위치한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지만, 투시 영상을 합성해 제품 내부를 형상화 하는데 약 2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에 촬영한 이미지를 확인하기로 했다.
(사진=현대기아차 제공)
엔진 실린더 헤드의 내부 단면과 3D 형상을 모니터를 통해 확인했는데, 마치 부품을 칼로 얇게 잘라서 보는 것처럼 섬세했다. 눈으로 보이는 엔진 실린더 헤드에서는 전혀 다른 내부 형상이 모니터에 펼쳐졌다.
0.4mm 두께의 단면이 순서대로 합성돼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부품의 단면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내부 균열 등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크기의 마이크로 단층촬영기는 최소 0.04mm의 두께로 부품의 단면을 촬영할 수 있어 더욱 세밀한 분석이 가능하다.
바로 옆에 위치한 '정밀분석실'에서는 투과전자현미경, 핵자기공명분광기와 같은 정밀분석기기를 이용해 자동차 부품 소재의 형상, 화학구조를 정밀하게 분석한다.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부품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곳이다.
사람의 몸보다도 큰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소재를 분석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투과전자현미경은 국내에 몇 개 없는 최첨단 정밀분석 장비로 물체를 약 100만 배 이상으로 확대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0만 분의 1정도인 1nm(나노미터·10억 분의 1m)까지 관측할 수 있다.
연구원들은 이 현미경을 통해 차량에 쓰이는 금속, 세라믹, 고무 등의 소재 내부 구조와 구성원소 분포를 분석해 최적의 차량 소재를 찾아내고 있었다.
이어 연구동 2층에 위치한 20여 개의 재료 관련 시험실 가운데 '고분자재료분석실'과 '금속성분분석실'을 찾았다.
금속성분분석실에서는 금속·무기 소재의 화학 성분을, 고분자재료분석실에서는 플라스틱과 고무 등 다양한 고분자의 화학구조를 분석하는데, 부품에 어떤 소재가 적용됐는지 유해물질이 사용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연구 과정을 거친다. 재료 관련 시험실의 모습은 최첨단 과학수사기법을 활용하는 국과수와 유사했다.
연구동 안내를 맡은 연구원은 "차량의 연비 향상을 위해서는 경량화 소재와 코팅 소재에 대한 연구가,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감성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방진, 흡음 소재를 연구하는 것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의 성능과 품질을 설명할 때 연비와 고급화, 내구성, 안전 등을 언급하지만, 결국 자동차 성능 향상의 출발은 재료 연구에 있다는 것을 재료연구동을 둘러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
2013년 10월 완공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재료연구동은 약 5천평 규모로 총 40 여 개의 시험실에서 재료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1천 종이 넘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