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오전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을 만나 일자리 추경 처리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문재인정부 초반 핵심 과제인 '일자리 추경'의 국회 심사가 지연되면서, 정부가 전방위적인 야당 설득 작업에 돌입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오전 국회를 찾아, 야3당 정책위의장을 잇따라 만나 추경 심사 협조를 요청했다.
김 부총리는 먼저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을 만나 "거세경제 지표가 양호한데도 체감경기나 고용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며 "청년 4명 가운데 1명이 실업 상태이고 고용의 질 또한 나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5년간 베이비붐 세대가 고용시장에 쏟아져나오면 취업대란이 휠씬 심해질 것"이라며 "추경이 빨리 처리돼 우리 경제의 마중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이용호 의장은 "충분히 협조할 의향이 있다"면서도 "야당이 추경 처리에 임할 수 있도록 명분과 모양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특히 "야당들은 공무원 증원 방식에 이견이 있다"며 "추경과 관련해 요건이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도 추경 편성요건과 공무원 채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해달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다만 "일자리 추경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심사 자체를 안하겠다거나 무조건 반대한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덧붙였다.
반면에 심사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법적인 추경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며 "공무원은 한번 뽑으면 30년을 가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야당들이 추경 요건이라든지 공무원 증원의 문제점을 말씀하시는데, 정부가 충분히 협의하겠다"며 "공공 일자리 확대를 민간으로 연결하는 데도 역점을 두겠다"고 답변했다.
일자리 추경안 통과 여부나 시기는 오는 28일 여야 정책위의장 회동에서 최종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7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하면서 이달 국회내 심사를 마친 뒤 다음달부터 집행한다는 방침이었으나, 야당 반발로 심사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6월 국회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늦어도 7월 임시국회에선 통과시켜야 한다는 게 여권 내부 기류다.
이에 정부도 추경 통과를 위한 범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지난 23일엔 27개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국회 동향과 정부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TF는 국회를 상대로 각 부처별 추경 사업 설명을 강화하는 한편, 통과 즉시 차질없이 예산을 집행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 작업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