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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반대하다 또 '왕따' 된 한국당…"인사 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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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 늘어지는 한국당, "심사도 안 돼" 강경일변도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추가경정예산을 놓고 여야간 합의가 결렬되면서 국정 정상화의 길이 꽉 막힌 가운데, 세 야당 중 자유한국당만이 유일하게 "추경은 심사조차 못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부적격 추경'이라는 점을 반대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같은 이유로 '논의하겠다'는 방향을 택한 다른 두 야당과는 달리 심사 자체도 거부하는 것은 사실상 인사에 대한 분풀이식 발목잡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 야3당 같은 의견이지만 한국당만 강경

문재인 대통령의 '일자리 추경'이 추경 편성을 위한 국가재정법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는 국민의당, 한국당, 바른정당 등 세 야당이 처음부터 같은 의견을 보였다.

3당은 지난 13일 조찬 간담회를 열고 "국가재정법상 요건에도 맞지 않고 내용상 공무원 증원을 위한 추경이라는 점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한국당은 한국당 뿐 아니라 야3당이 함께 반대하고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삼고, 3당의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두 야당과 한국당의 대응은 점차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논의도 못한다는 입장이 아닌, 문제가 있는 부분은 예산을 삭감하는 등 심의에 임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23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의 경우 인사와 연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두고 "거부만 할 것이 아니라 (심사에) 적극 참여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사안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국회의 책임"이라며 "추경안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부분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등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당이 명분으로 삼았던 '야 3당 공동 반대'에도 불구하고 두 당이 추경안 심의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혀, 결국 한국당만 또다시 왕따가 됐다.

◇ 물고 늘어지는 한국당, 발목잡는 건 '인사'

당초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당시 한국당은 "이들에 대해 만일 청와대가 임명을 강행한다면 향후 추경이나 정부조직법 등 국회 사안에도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사와 추경을 연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발언 직후 '패키지 딜' 비판에 휩싸이면서 한국당은 추경안 자체를 비판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표면적으로 한국당은 추경안 자체에 문제가 있음을 강조하며 추경 설명회 등을 개최해 추경 자체의 문제점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이면에는 여전히 이낙연 국무총리를 시작으로 강경화 외교부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강행 등 정권 출범 이후 계속 된 정부의 일방통행식 인사에 대한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추경은 추경 그 자체로 반대하는 것"이라면서도 "집권 초기부터 인사 강행으로 계속 뺨을 때리는데, 추경안 내놓고 합의하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의원도 "여태까지 인사에서 밀고 나간 것 보면 추경도 어떻게 할지 뻔히 보이는 것 아니냐"며 "그래서 더욱 합의가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한국당은 여당 시절인 지난해 말부터 올 2월 추경 편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 3월만 해도 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위해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강력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추경이 '공무원 일자리 늘리기' 추경이라는 점에 반대하고 있지만 "지금이 경기 회복세기 때문에 추경 편성을 위한 법적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 바꾸기인 셈이다.

한편 한국당은 "국회파행의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문 대통령"이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국정 정상화를 위해 '5대 비리 원천 배제 공약 위반에 따른 대통령의 사과와 해명',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 검증 라인의 책임 있는 조치', '추경안 재편성' 등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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