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운(왼쪽) 안양시장과 이웃에게 선행을 베푼 정준영 씨. (사진=안양시청 제공)
"어려운 형편에 아들 치킨 사주려 하는 어머니 마음에 울컥했다."언어장애를 가진 고객에게 '착한 거짓말'로 선행을 베푼 20대 청년의 이야기가 누리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의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정준영(23) 씨는 지난 11일 언어장애가 있는 여성 고객에게 치킨을 무료로 제공했다.
당시 매장에서 전화 주문을 받은 정 씨는 고객의 어눌한 말투로 인해 주문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했다.
고객은 아들에게 수화기를 넘겼고, 이후 고객의 아들인 초등학생이 수화기를 건네받아 대신 주문했다.
고객의 집 주소를 파악한 정 씨는 고객이 반지하에 사는 것을 알아채고 모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으로 판단해, 치킨을 무료로 선물하기로 했다.
정 씨는 고객의 집에 도착해 "오늘 7번째 손님으로 당첨됐다. (치킨을) 무료로 드리겠다"고 말한 뒤 사비로 해당 금액을 충당했다.
해당 소식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널리 퍼졌고, 안양시는 정 씨에게 19일 '선행 시민상'을 수여했다.
표창장 수여식에 참석한 정 씨는 "어려운 형편에 아들에게 치킨 한 마리 사주고 싶은 어머니의 따뜻한 마음에 울컥해서 조그만 선물을 드렸고, 무료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말에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셔서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정 씨는 또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제가 아니어도 다른 분이 제 입장이 되었다면 언제든지 베풀 수 있는 상황인데, 너무 과한 칭찬을 받는 것 같다. 제 글이 기사화돼서 올라온 것도 기분이 좋지만, 이 일을 계기로 잘 삼아서 더욱더 열심히 선행을 베풀겠다. 응원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 씨의 행동을 높이 평가했다.
kdon****는 "우리 어머니도 청각장애가 있어 말투가 어눌하시다. 어릴 때부터 전화든 관공서 방문이든 다 내가 따라다녔던 기억이 난다"면서 "이런 소식을 접하니 기분이 좋고 내가 다 뿌듯하다"고 전했다.
sddn****는 "원동기 면허를 따고 해보고 싶었던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 일하다 이런 일이 있으면, 사비 털어서 (음식을) 드리겠다"면서 "직·간접적으로 내가 한일로 누군가 행복해하고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