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북감정 고조되나 대화필요 부각
- 북한 억류 한국인도 6명, 논의안돼
- 보수의 문정인 비판, 염치없어
- 대미외교 주눅들기보다 자신감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숨졌습니다. 가뜩이나 좋지 않은 미국 내 대북감정 상당히 악화되는 건 아닌가 염려가 되는데요. 게다가 우리가 지금 북한과 대화에 물꼬를 터보려던 참이었기 때문에 난기류가 펼쳐지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짚어보죠.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 연결돼 있습니다. 홍현익 위원님 안녕하세요.
◆ 홍현익>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웜비어의 사망. 지금 미국은 상당히 격앙돼 있죠?
◆ 홍현익> 그렇죠. 미국의 젊은 대학생이 겨우 광고물 하나 떼었다고 무슨 국가전복죄 이런 엄벌에 처해서 15년 우리 식으로 치면 15년 징역형을 받았는데 그것만 해도 미국인들이 도저히 납득을 못하는데 그동안 1년 동안 혼수상태에 있었고 또 북한이 연락해서 사실상 데려가라는 식으로 보냈지만 불과 미국에 도착한 지 엿새 만에 사망을 했기 때문에 이런 아마도 추정컨대 반인륜적인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이 건장한 청년이 그렇게 됐다. 그래서 미국 국민들의 여론이 굉장히 악화될 걸로 이렇게 예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놀러갔던 대학생 청년이 호텔 벽에 붙어 있는 뭐 하나 뗐다고 해서 그게 정치선전물이었다, 훼손했다 해서 지금 이렇게 된 것 아닙니까? 결국 고문과 학대를 받은 게 분명하다는 가족들의 주장인 건데. 그런데 이게 앞으로 북미관계에 이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부분이에요. 어떻게 보세요?
◆ 홍현익> 일단 정서적으로는 미국 국민들의 반북한 감정이 굉장히 고조될 수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정치적이나 외교적으로 볼 때는 그간 1년 동안 남북 관계만 대화가 없었을 뿐이지 북미 간에는 여러 차례 비공식적인 대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 미국의 외교가나 정치 고위관리직이 생각하기에는 북한이 못된 상대이기는 하지만 대화는 계속해서 그나마 웜비어를 데려와서 미국에서 신병을 갖고 있었던 것은 잘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반북감정 고조와 함께 북한과의 최소한의 대화는 필요하구나 하는 것은 다시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사실 그동안 핵실험하고 미사일 실험하고 이래서 관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대화 단절됐다, 제재 강화됐다 이렇게만 알고 있었는데 그 밑으로는 물밑접촉은 계속 있었어요, 북미 간에?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 프레드 웜비어. 그는 아들이 북한에서 재판받을 때 입은 자켓을 입고 나왔다.
◆ 홍현익> 물밑접촉이 계속 있었고요. 이를테면 만약 6자회담이 재개되면 북한에서 나올 사람이 최선희 북미국장인데 이 사람이 6자회담 대표가 말레이시아에도 왔었고 또 오슬로에서도 회담을 했는데 미국에서는 민간단체 전문가가 간 줄 알았는데 오슬로의 경우에는 조셉 윤 미국의 6자회담 대표가 참석을 했어요. 북핵문제도 좀 얘기를 하고 그러니까 북미 6자회담이 있었던 거예요, 사실상. 그리고 거기서 미국인 억류자에 대해서 석방 요청을 하니까 좀 알아보겠다 이러다가 불과 한 열흘 사이에 사실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가지고 뉴욕채널이라고 하는 비공식 외교채널을 닫았었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웜비어 때문에 북한이 뉴욕채널로 다시 얘기하자. 그래가지고 조셉 윤이 또 뉴욕 주재 미국 대사를 만났고 그래서 거기서 혼수상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한테까지 보고돼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서 데려와라 그래서 지금 데려온 겁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홍현익> 북미 간 관계가 안 좋을 때도 대화를 계속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것이 확인이 되고요.
◇ 김현정> 오히려.
◆ 홍현익> 이것은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로 남북 간에 경쟁을 할 때는 하고 정면으로 긴장이 있을 때는 있더라도 그럴 때도 대화 채널은 있어야 된다는 필요성은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역설적으로? 웜비어는 이렇게 사망을 해서 국민들 감정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건 맞지만 한편으로는 대화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이렇게라도 데려올 수 있었구나라는 걸 확인시켜주는 대화가 그래서 소중하구나라는 걸 확인시켜주는 계기였다. 참 역설적이네요, 설명 듣고 보니.
◆ 홍현익> 우리도 북한에 한국인 국적의 6명이 지금 억류돼 있거든요, 최소 6명이죠. 안 알려진 분들이 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사실상 6분에 대해서 모셔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만 아무 소용이 없는 거죠, 대화 자체가 없으니까.
◇ 김현정> 우리는 채널이 완전 끊겨 있어요. 물밑이든 뭐든 다 끊겨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홍 위원님. 이제 새 정부 들어서면서 우리도 이제 채널 좀 살려보자. 북한과 대화를 하려는 시점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이게 딱 터졌어요. 어떤 악영향을 주지는 않을까요?
◆ 홍현익> 사실 우리 국민들도 아무래도 북한의 행태는 참 정말 못마땅하다고 다들 생각을 하실 겁니다. 그런데 우리 남북 대화 자체가 없다고 하는 것이 일전에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서울에 와서 우리 외교장관 만나기도 전에 그냥 기자회견에서 자기 얘기 다 하고 외교장관이 저녁 먹자고 한 것도 몇 번 얘기를 했지만 그걸 거절하고 요청이 없었다고 얘기했다가 지금 최근에 요청이 있었던 걸로 밝혀지고 또 일본은 가장 중요한 우방국이다 얘기하면서 한국은 그냥 파트너다. 친구보다도 못한 파트너다고 얘기할 정도로 우리의 외교적인 위상이 추락했고. 우리의 동맹국이라는 미국조차도 한국에 대해서는 자신의 정책을 얘기하면 그냥 따라서 듣는 그런 존재로 지금 전락해 있거든요. 그런데 이제 한미 정상회담이 여기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죠. 미국에서도 우리의 남북대화 정책 그리고 기본적인 대화 채널은 열고 또 인도주의적인 지원이나 남북 교류 협력. 그러니까 UN안보리 제재는 지키면서 그 한도 내에서는 교류 협력을 하는 게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핵문제 해결에 시발점이 될 수도 있고 그런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게 뭐라 그럴까요. 양해를 받는 거죠. 그러니까 한미 간 역할 분담을 하기 위해서 지금 만나는 건데. 역할 분담의 진통 과정에서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 있었고. 그런데 그 발언에 대해서 미국보다도 한국 내에서 더 남북 대화 재개나 북한을 북핵 대화로 끌어들이고 그리고 어떤 해결방식을 얘기했는데 그걸 가지고 마치 한미 정상회담을 망치려는 행동이라는 듯이 얘기하는 것은 지나칠 뿐 아니라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
◇ 김현정> 지금 문정인 특보가 뭐라고 미국에 가서 발언을 했냐면. 북한이 북핵을 동결시키면 한미 군사훈련 축소를 상의해 볼 수 있다. 또 사드 때문에 깨질 한미 동맹이면 그 동맹을 어떻게 믿느냐. 협상은 주고받는 거다 이런 등등의 거침없는 발언을 해서 지금 우리나라가 이게 큰일이 났다, 정상회담 먹구름이 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거거든요. 그런데 홍 위원님 말씀은 좀 다르네요?
지난해 2월 말, 북한에서의 재판 도중 울먹이는 오토 웜비어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영상)
◆ 홍현익> 그렇죠. 이게 사실 한미 정상회담을 하면 우리 국내에서는 생각이 조금 다르고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국익과 민족의 미래를 위해서 한미 정상회담이 잘되고 그리고 우리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애국자가 아닌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방향이 지금까지 우리가 국제 정치의 주체에서 객체로 전락했던 그런 정치적 유산을 넘겨준 분들이 그걸 비판한다고 하는 것은 상당히 염치없는 행동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요. 지금 우리 정부가 가려는 길은 분명하거든요. 남북 간 대화 채널을 열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고 가능하다면 최대한의 노력을 해서 북핵문제 해결해서 평화 통일의 기반을 조성한다 이쪽으로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제 너무 한미 동맹 일변도로 가가지고 한미동맹이 물론 중요하고 대외전략의 중추이고 근간이죠. 그러나 너무나 대미일변도로 가면 우리의 국익이 미국의 국익에 매몰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미관계 우호관계를 가지면서 중국과도 우호관계를 가질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연구하고 있는데 그런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고 행동들인데 거기에 대해서 이렇게 발목을 잡고 마치 우리의 어떤 외국과의 회담 대표를 격려해 주기는커녕 나무라고 주눅 들여서 보냈다면 우리 정부가 어떻게 회담을 하겠습니까, 외국하고?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지금 이런 이야기를 문정인 특보가 하면서 이 얘기를 들은 트럼프가 회의 중에 버럭 화를 냈다. 우리 대통령이 가서 만나기도 전에 그 대화 분위기에 찬물 끼얹은 것 아니냐. 일종에 먼저 설레발친 거 아니냐 이런 비판들이 지금 나오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안 보시는 거예요?
◆ 홍현익> 트럼프 대통령이 화를 냈다고 하는 것은 왜 주한미군을 배치해서 한국을 도와주는데 한국에서는 왜 우리가 하는 정책을 곧이곧대로 안 따르느냐 이래서 화를 낸 거거든요. 그것이 어떻게 보면 반은 한국을 무시하는 화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제목소리를 미국에 내기 위해서도 과거에 잘못됐던 행동은 다시 되짚어봐야 되는 것은 정상적인 행동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문정인 특보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거고. 이제는 이런 정도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트럼프가 버럭 화를 냈든 어쨌든 간에 우리의 얘기를 할 때가 됐다고 보시는 거예요, 찬성하시는 거예요?
◆ 홍현익> 지난 정부가 했던 대한민국을 한민족의 미래와 국제정치의 주체에서 객체로 전락시킨 정책을 답습하지 않으려면 이러한 방향으로 가는 게 옳다고 봅니다. 청와대에서 어저께 문정인 교수의 발언은 개인 자격으로 한 것이다, 자꾸 이렇게 자리매김을 하는데 그거보다는 문재인 대통령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 정상 간의 만남에서 얼굴을 붉히면 안 되잖아요. 따라서 우리가 가야 될 방향으로 가는 것을 모습을 미리 보여준 것이다. 그러니까 저는 문정인 교수가 나름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미국도 한국에 대한 나름의 대비를 하고 있고 그러면 문재인 대통령께서 얘기하시면 트럼프 대통령도 이미 한국의 그런 의견을 잘 알고 있고 우리도 나름 북한과 대화를 지금 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문정인 교수의 의견이나 틸러슨 국무장관의 의견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 홍현익> 우리가 너무 주눅들 필요 없고 자신감을 가지고 미국과 상대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홍 위원님, 고맙습니다.
◆ 홍현익> 감사합니다.
◇ 김현정> 세종연구소 홍현익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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