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김현정의>■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야당의 반대 속에 임명됐다.
이런 가운데 야당들이 일제히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고, 자유한국당 정우택 권한대행은 조국 민정수석을 국회에 출석시켜서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작동하는지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래서 오늘 [Why 뉴스]에서는 "야당들은 왜 조국 민정수석을 겨냥하나?" 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야당이 조국 민정수석 사퇴를 주장하는 거냐?= 그렇다. 야당은 인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한 부실검증을 이유로 조현옥 인사수석과 조국 민정수석의 사퇴를 주장한다.
자유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18일 열린 긴급 원내대책회의에서 "야3당이 공히 안 된다고 판단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청와대 인사검증의 총체적 실패가 명백히 드러난 이상, 인사검증을 책임진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사퇴함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은 인사 5대 원칙을 지키지 않고 흠결 있는 후보자를 지명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차제에 인사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안경환 법무장관 후보자의 사퇴와 관련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은 인사검증 총체적 부실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초선 의원 10명은 18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인사실패 인정하고 책임자를 문책하라"며 "우선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이 책임을 통감하고 거취를 스스로 밝힐 것을 엄중히 요구한다"고 주자했다.
바른정당 김영우 의원은 지난 16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과거 자신이 여당에 들이댔던 기준을 지금 후보자들에게도 들이댔다면 이러한 청문회 분위기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민정수석이 책임을 지고,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5대 원칙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 조국 민정수석을 국회로 불러 따지겠다고 하지 않았나?= 자유한국당에서 줄곳 그런 주장을 해왔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사진=자료사진)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서 조현옥 인사수석과 조국 민정수석을 국회 출석시켜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정 권한대행은 "조 인사수석과 조 민정수석은 뭐 하는 사람들인가. 장차관 후보자에 대한 실질적 인선권한이 있는지, 국회로 보내는 후보자들 최소한 검증이라도 하는 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청와대 자체 검증시스템이 있는지조차 의구심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우택 권한대행은 18일에는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점검하기 위해 오는 20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 권한대행은 "바른정당과는 합의했고, 국민의당도 당내 여론상 운영위 개최에 찬성할 것"이라며 "민정수석을 나오게 해서 (인사) 검증시스템을 반드시 점검해야 하고 책임 소재도 분명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 야당이 왜 조국 민정수석을 겨냥하는 것이냐?= 첫 번째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특수 관계이기 때문이다. 사제지간이기도 하고 동료 교수이기도 했기 때문에 부실하게 검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주장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 초선의원 10명은 "검증의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이 도저히 모를 수가 없는 사안을 의도적으로 대통령에게 보고를 누락한 것인지 국민들은 알고 싶어 한다"며 "청와대가 (안 후보자의) 강제 혼인신고 사실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면 무능의 극치이고, 알면서도 은사에 대한 보은지심으로 대통령께 보고를 누락했다면 불충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인사검증 시스템의 문제라기 보다는 조국 민정수석의 개인 책임으로 돌리려는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 조국 수석은 혼인무효소송을 몰랐다는데? 정말 몰랐을까?= 야당에서는 모를리 없다고 주장하지만 조국 민정수석은 '전혀 몰랐고 이혼했던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18일 "민정수석실에서 기존 박근혜 정부에서 사용하던 검증 방식대로 진행했다"면서 "안 전 후보자가 제출한 서류 목록에는 혼인무효소송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제적등본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기존 검증방식에 따르면 제적등본은 직계 존속 등 가족관계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 등에 추가로 확인하는 자료이다. 그런데 안 후보자의 경우 외국 국적인 모친의 직계 존속 여부가 확인됐기 때문에 민정수석실이 추가로 제적등본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이어 "그러나 안 후보자는 (국회에) 청문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외국 국적으로 돼 있는 모친 재산고지 거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제적등본을 제출했고, 그 제적등본 상에 혼인무효 사실이 기재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자가 청와대 검증 자료를 제출 할 때는 제적등본을 제출하지 않아 혼인무효판결을 받은 사실 등을 사전에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국회에 청문 요청서에 제적등본을 내면서 알려지게 됐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안 후보자의 검증과정 전반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참고자료를 낸 것은 야권을 중심으로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책임론이 강하게 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두 번째는 조국 민정수석이 문재인 정부 개혁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조 수석은 단순히 검찰 개혁만을 추진하는 게 아니다. 야당에서는 인사 검증을 문제삼지만 실제로는 개혁의 아이콘인 조국 민정수석을 흔들어서 문재인 대통령을 흔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야당이 조국 민정수석을 겨냥하는 건 적폐청산을 위한 개혁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도 "조국 민정수석은 문재인표 개혁의 아이콘이기 때문에 흔드는 것"이라면서 "조 수석을 흔들어서 문재인 정부를 흔들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인사문제가 터질때면 제기되는 문제다. 정부출범 초기에는 내각구성을 위해 대규모 인사검증을 하다보면 어딘가에서 허점이 생기게 된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정착이 된 뒤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서도 그랬고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랬다. 공직후보자들이 줄줄이 낙마를 하다보면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그 첫 타깃이 민정수석이 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인수위가 없이 출범하다보니 인사검증을 할 시간도 인사검증 시스템을 갖출 여유도 없었던 게 사실이다. 야당에서도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제가 온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우리가 이해해야 할 부분은 인수위가 없었다는 점"이라면서 "우리 청문회가 좀 쎄다. 제대로 검증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하지 않았을까? 추가로 임명되는 장관들을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조국 민정수석 정말 사퇴하라는 거냐? 아니면 정치공세냐?= 문재인 정부는 아직 정식 출범조차 못했다. 임기를 시작한 지는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내각을 구성하지 못해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을 사퇴하라고 하는 건 정말 사퇴하라고 주장하기보다는 인사와 검증을 제대로 하라는 질책과 경고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정부 출범한 지 얼마 됐다고 사퇴를 시키겠느냐?"라면서 "문제가 없게 제대로 된 인사를 추천하고 검증을 똑바로 하라는 목소리"라고 말했다.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도 "지금 조국 민정수석을 사퇴하라고 요구하는 건 인사검증을 똑바로 하라는 경고성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야당 초선의원은 "정부 출범이 한 달도 안됐는데 그런 요구가 받아들여지겠나?"라고 반문하면서 "받아들일 수없는 주장을 하는 건 정치공세로 받아들여지기 쉽다"고 말했다.
다만 여당에서는 야당이 의도적으로 조국 민정수석을 흔드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 의도적이라니?= 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다른데 여당에서는 정부출범은 시켜놓고 바판을 하거나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조국 민정수석을 흔드는 게 문재인 정부를 흔들겠다는 의도가 아니냐 그런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인사수석과 민정수석을 흔드는 건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정부출범 초기부터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 어려우니 조국 민정수석을 흔들어서 검찰개혁, 재벌개혁, 교육개혁 등 적폐청산을 무산시키려는 의도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 야당의 입장은 뭐냐?= 야당에서는 청와대와 여당이 좀 더 노력하라는 것이다.
야당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느냐? 면서 설명할 건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건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대통령이 안경환 후보자의 경우 여러 문제에도 불구하고 쓸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럴려면 국민도 설득을 해야겠지만 야당에 대해서도 받아들이도록 사전 정지작업도 하고 설득도 하고 협조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게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청와대나 여당이 국민들도 원하고 지지율이 높으니 도와달라고 하는 건 여대야소 국면에서 일반적으로 할 수 있는 얘기"라면서 "여소야대에서는 달라야 한다. 여소야대 국면을 인정한다면 좀 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히 "야당과 협의했다고 협치는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 검증 잘못 때문에 민정수석이 그만두기도 하나?
= 4년전 박근혜 정부 초기에 이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언급했던 대로 지금까지 인사검증 잘못 때문에 민정수석이 그만둔 적이 두 번 있었다. 첫째는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에서 이기준 교육부총리를 임명했는데(당시에는 장관 청문회가 도입되기 전)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흘 만에 사퇴했다.
그러자 김우식 비서실장과 정찬용 인사수석, 박정규 민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 위원들이 전원 사의를 표명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정찬용 인사수석과 박정규 민정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민정수석의 잘못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이명박 정부시절이던 2009년 7월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낙마했다. 각종의혹이 제기되면서 청문회가 열렸지만 그 다음날 자진사퇴했다. 그러자 당시 정동기 민정수석이 "검찰총장의 선정 및 검증 절차의 불찰로 인해 대통령께 누를 끼쳐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사의를 표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고심 끝에 이를 수용했다.
정동기 민정수석은 천성관 후보자의 문제점을 보고하면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성관 후보자는 대통령의 '주변인물'이 추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도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여러 공직후보자들이 낙마했지만 곽상도 민정수석이 그 책임 때문에 그만두지는 않았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김태호 총리 후보자가 검증 문제로 낙마했지만 당시 당시 민정수석이 사의를 표명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