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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1호기 가보니, '안전하다는데도 두려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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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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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2017년 6월 18일 자정을 기해 영구정지 된다. 법정 가동 연한 최초 30년에 10년을 더해 40년 가동을 했다. 고리 1호기는 당시 국가예산의 1/4에 해당하는 비용을 들여 건설되어 경제개발 시대에 국내 원전의 초석이자, 전력공급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고리 1호기의 퇴역은 아쉬움과 두려움을 함께 던져주고 있다. 이 영구 정지는 사용후핵연료를 더 이상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그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지구적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영구정지를 이틀 앞둔 16일, 산업부 출입기자단 40여 명은 원자력문화재단과 한국수력원자력의 안내를 받아 고리 1호기와 신고리 4호기 현장 취재 기회를 가졌다. 20여차례 버스를 갈아타고 8차례의 검문절차를 통과한 이후에 내부 시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고리 1호기 원자로 돔이 우뚝선 경내로 들어서자 육중한 철문, 바다를 경계로 쳐진 높은 콘크리트 차수벽이 눈에 띄었다. 크레인에는 '대한민국 원전의 자존심 고리 1발전소'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해발 5.8에 위치한 고리 1호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해수 침수에 대비해, 7.5m이던 차수벽을 10m로 높였다. 출입구 역시 해일에 대비해, 바닷물이 경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철로 된 방수문을 여닫이로 설치했다.

고리 1호기 주제어실에 당도하자 '영구정지 D-2'라는 전광판이 눈에 띄었다. 원자로 제어반, 터빈 제어반, 발전반 등의 분야로 나눠진다. 발전반은 6개팀으로 구성되어 1개팀은 교육, 나머지 5개팀이 5교대로 근무한다. 수많은 경보장치 지시등, 상태 지시등이 벽면에 붙여 있다. 원자로, 발전기의 계측기 상태 지시등을 모니터하고, 경보장치 지시등이 들어오면 경보 절차서대로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주제어실에 비치된 '비상 절차서'에 따라 비상식량 유효기간까지 점검하며 챙기게 되어 있다. 주제어실 천정은 내진 대비용으로 바뀌었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에 바꾼 것이다.

고리 1호기 영구정지의 기계적 작동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36시간 전인 17일 18시에서 터빈스팀을 수동으로 정지시킨다. 원자력 출력이 99.1%에서 점차 감소되어 0으로 된다. 원자로 온도가 300도에서 93도 이하의 저온 상태도 정지가 되는 것이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취재단은 신고리 4호기로 이동했다. 'APR 1400 원전수출의 효시'라는 문구가 들어온다. 이 문구처럼 우리나라는 이 모델을 아랍에미레이트 바라카에 4기를 수출해 건설 중에 있다. 수소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가 없어도 물로 변하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후쿠시마 사태에서 드러난 원전의 미비점을 보완한, 우리 원전만의 특징이다. APR 1400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에서 라이센스 취득을 진행 중이다.

신고리 4호기에 들어서자 큰 규모의 변전소시설이 보인다. 이게 밀양송전탑반대운동을 일으킨 문제의 변전소라고 관계자가 설명했다. "765kv의 가장 높은 전압이다 보니 위압적인 송전탑이 설치되었고, 그 과정에서 주민들과 마찰로 인한 아픔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말과 함께. 시설이 들어선 건물은 창문이 없고 이중문과 방수문을 갖추고 있다.

신고리 4호기는 연말 운영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고, 경주 지진에 놀란 주민들이 안정성 검토를 요구해 재검토 시간을 갖고 있는 중이다.

신고리 4호기의 주제어반은 근무자가 5명이다. 3명은 원자로, 터빈, 전력 세 분야의 실제 조작을 맡고, 2명은 안전, 발전 분야 감독자이다.

사용후핵연료를 저장고를 관람창을 통해 볼 수 있었다. 수심 17m의 습식 저장고이다. 1,969다발을 저장할 수 있고, 이는 20년치 저장 분량이다. 1다발은 4미터 높이의 봉, 16x16=256개가 들어 있다. 원자로의 연료봉은 18개월마다 교체한다.

신고리 4호기 건너편에는 신고리 5,6호기 공사 현장의 크레인이 시야에 들어온다. 종합공정률 28%. 외벽 바닥공사를 마치고, 곧 외벽을 올리는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신고리 5,6호기가 건설되면 부산,울산, 경남 일대에는 10기의 원전이 들어선다. 원전이 다수가 들어서면 사고 발생 위험도가 훨씬 높다고 한다. 원전은 많은 이점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성 때문에 탈핵으로 전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은 98% 공정의 제 4호 핵발전소 공사를 중단했다. 원자력발전소는 가동 중 위험성은 물론 사용후핵연료 관리가 중대한 문제이다. 고리 1호기의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은 36년 후인 2053년까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그간에 안면도,굴업도, 부안 사태에서 보듯이 우리는 핵폐기물 처리장 확보가 얼마나 어려운 지 알고 있다. 반감기가 10만년인 방사능의 누출을 영원히 막고, 지진으로부터 핵폐기물 처리시설을 안전하게 보호할 방안을 찾는 것은 인류의 숙제가 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사용후핵연료를 만들지 않는 것이 지혜인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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