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미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 스컬리스 의원이 피격을 당한 미국 버지니아 주(州) 알렉산더의 유진 심슨 스타디움 파크. 사건 직후 현장이 폐쇄돼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장규석 워싱턴 특파원)
이번 버지니아 주(州) 알렉산드리아 야구장 총기 난사 사건은 민주당 샌더스 지지자가 공화당 하원의 넘버3이자 친 트럼프 인사를 노린 치밀한 계획 범행으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정치적으로 분열된 미국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는 가운데, 공화-민주 양당은 총기사고에 굴하지 않고 예정대로 자선 야구경기를 진행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 '트럼프 증오' 호지킨슨...사전에 계획 정황 드러나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외곽의 알렉산드리아 야구장에서 미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인 5선의 스티브 스컬리스 의원 등에게 총기를 난사한 범인은 66세의 제임스 호지킨슨으로 확인됐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호지킨슨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열렬한 지지자로, 샌더스 의원 선거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버니 샌더스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트럼프는 반역자. 트럼프가 우리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트럼프와 일당들을 파괴해야 할 때"라는 글도 썼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하기도 했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트럼프 탄핵 청원 사이트를 소개하는 글도 발견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호지킨슨은 지난 4월부터 일리노이 주(州)에 있는 자신의 집을 나와 버지니아에 왔으며, 범행 전 야구장을 여러 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호지킨슨이 야구장에 있던 의원들이 공화당 소속인지 민주당 소속인지를 물어본 뒤에 총기를 난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 '중태' 스컬리스 의원, 공화당 '넘버3'... 친 트럼프 행보 보여와사전에 계획된 범행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엉덩이 부분에 총격을 받은 스컬리스 의원은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기 피격을 당한 스컬리스 공화당 원내총무
미 하원 공화당 원내총무인 스컬리스 의원은 공화당 내에서는 하원의장과 원내대표에 이어 3인자로 꼽히는 공화당 중진 의원이다. 스컬리스는 친 트럼프 인사로도 유명한데,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을 지지해왔으며, 앞서 지난해 미 대선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적극 도왔다.
스컬리스 의원실이 이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스컬리스 의원은 병원에 후송될 때까지도 의식이 있었고, 가족과도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도 스컬리스가 ‘안정적 상태;에 있다고 말했지만, 병원 측은 스컬리스 의원이 수술을 받은 이후 중태라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이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중진 의원을 노린 정치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는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 연방의원들이 자신들도 종종 정치적 반대자들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인 클라우디아 테니 의원실은 총기 난사 사건 직후, 테니 의원이 협박 메일을 받았다고 이날 해당 내용을 공개했다. 이메일에는 테니 의원이 트럼프 케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에 항의하면서, 그의 생명을 위협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 미 의회, "자선 경기는 예정대로 진행"...흔들리지 않는 모습 보여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과 민주당은 1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경기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치적인 증오에서 비롯된 사건에 미국 의회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
미국 의회는 해마다 공화-민주 양당이 팀을 나눠 자선 야구경기를 펼쳐왔으며,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갖고 있는 경기다. 지난해 열린 ‘자선을 위한 의회 야구 경기’ 때는 자선모금을 통해 50만 달러를 모아 각종 단체에 기부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2팀이 경기장에 나오겠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모두 한 팀”이라며, 경기 진행 결정에 찬사를 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