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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긴축' 발언, 부동산 시장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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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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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긴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67주년 기념사에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론 수준의 발언이긴 하지만 이총재가 긴축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우리도 기계적으로 올리지 않는다며 완화적 통화기조를 일관되게 강조해온 만큼 긴축 가능성을 언급한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사실 통화정책의 기조를 상대적 긴축으로 전환해야 될 여건은 조성되고 있다. 올 들어 경기회복세가 비교적 뚜렷한데다 무엇보다 이번 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 되는 등 미국의 긴축기조도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미 연준이 이번 주 예상대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연 1.0%~1.25%로 금리 상단이 우리나라와 같아진다. 또 연내 최소 1번 이상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이 경우 한미간 금리가 역전된다. 자본 유출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이 총재의 언급은 머지않아 기준금리인상이 불가피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만큼 긴축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제주체들이 미리 대비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경기확장세가 아직은 미흡한 상황에서 이 총재가 굳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데는 최근의 경제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초저금리의 영향으로 자산시장 과열 양상을 보이고, 이로 인해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은 올 연말 이후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정부가 투기조사에 나서야 할 만큼 분양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부동산은 가계부채 급증의 주범이다. 분양시장의 활황은 필연적으로 중도금 대출 증가로 이어져 가계부채의 규모를 더욱 키우게 된다.

여기에 주식시장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활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뒤늦게 뛰어든 개미투자자들이 빛을 내 투자에 나서면서 주식신용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대출로 부동산과 주식투자에 나선 가계는 금리상승 등으로 거품이 꺼질 경우 그만큼 고통이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이 총재의 긴축발언은 최근의 자산시장 과열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정부가 이번 주 부동산 투기 단속에 들어가는 것과도 맥이 닿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기 측면에서 보면 아직도 회복세가 미흡한 만큼 완화적 통화기조의 유지가 불가피하다.

이 총재는 "최근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점에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긴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저금리 정책과 자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긴축의 필요성이 공존하는 모순된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부동산시장의 과열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긴축에 대한 이 총재의 발언 강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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