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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 ‘게릴라 전파’ 재현.. 재래시장이 '방역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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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AI, 가든형 식당과 재래시장 중심 확산, 42일간 1천만 마리 살처분

 

전북 군산 오골계 농장에서 시작된 조류인플루엔자(AI)가 순식간에 6개 시.도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번 AI는 재래시장과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 2008년 4월에 발생했던 AI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과거의 피해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AI 사각지대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면서 화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주가 AI 확산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초기 진화에 실패할 경우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던 2008년 AI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2008년 AI, 42일간의 게릴라식 전파.. 1000만 마리 살처분2008년 AI는 그해 4월 1일 발생해 5월 12일까지 42일간 전국 19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가든형 식당에서 기르던 닭이 재래시장을 통해 전국에 유통되면서 순식간에 38개 농가의 닭과 오리가 AI에 감염됐다.

당시 주변의 농장까지 포함해 모두 1500개 농장의 닭과 오리 1000만 마리가 살처분 돼 정부가 지급한 보상금과 생계소득안정자금만 1674억원에 달했다.

물론 2008년 AI는 고병원성 H5N1형으로 이번에 발생한 H5N8형과는 다른 유형이다.

하지만, 소규모 농장을 시작으로 전통 재래시장과 100마리 이하 일반 농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은 같다.

대한양계협회 관계자는 “2008년에도 안심하고 있다가 뒤늦게 이런 형식으로 가든형 식당과 재래시장으로 퍼지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며 “이번에도 정부가 놓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혹시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이 말은 지난해 11월 16일 발생했던 AI가 대규모 농장을 중심으로 확산돼 방역당국이 이들 대규모 농장에 대해서만 방역관리를 강화했지 소규모 농가와 재래시장 등에 대해선 방역관리 부분에서 소홀했던 게 아니냐고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13일 이동제한조치를 해제한데 이어 같은 달 30일 발표를 통해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관심’으로 하향 조정한 그 시점에 이미 AI에 감염된 오골계가 제주와 부산 기장, 경남 양산, 경기 파주 지역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되고 있었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그냥 닭이 좋아서 100마리 이하 소규모로 키우는 농가는 사육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법적 제도권에 들어 와 있지 않다”며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도 AI 상시 발생국가가 된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관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쪽(양계업계) 사람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정부에 대해 생닭은 도계장 같은 정식 유통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가든형 식당이나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계문제가 달렸기 때문에 통제를 하지 않고 있다”며 “재래시장 유통을 막으면 (AI를) 7~80%는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 AI 확산 이번 주가 최대 고비..역학조사가 관건
농식품부는 이번 AI 진원지인 전북 군산 오골계 농장이 지난달 10일을 전후해서 AI에 감염됐으며, 이후 재래시장과 소규모 농가를 중심으로 전국에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일 현재 제주와 부산, 울산, 경남, 전북, 경기 등 6개 시.도 12개 농장이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지역은 가장 먼저 지난 2일 의심축 신고를 했던 농가가 고병원성 H5N8형으로 확진됐으며, 또 다른 1개 농가는 H5N8형이 확인됐고 3농가 H5형까지만 확인된 상태다.

또한, 이번 AI의 진원지인 전북 군산 오골계 농장과 경기 파주 농가, 부산 기장 농가가 고병원성 H5N8형으로 확진됐다.

경남 양산 1개 농가와 울산 3개 농가는 H5N8형까지만 확인됐고, 고병원성 여부는 정밀검사가 진행중이다.

이밖에 전북 군산(1농가), 전주(1농가), 충남 서천(2농가), 경남 진주(1농가), 전북 정읍(1농가), 경남 양산(5농가), 울산(2농가) 등 13개 농가는 현재 까지 검사결과 음성으로 확인됐으며, 추가 정밀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AI에 감염된 닭이 재래시장을 통해 소규모 농가로 유통되면서 역학조사에 애를 먹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대규모 농장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역학조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발생 농장 주변 500m에 대해서는 방역대가 설정돼 살처분과 이동제한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전국에 차단 방역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재래시장에서 판매한 닭의) 유통경로만 확인되면 추가 확산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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