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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사건 그 후 1년…두려움은 용기가 되어 돌아왔다"

- 강남역 사건은 '여성혐오' 사건
- 강력범죄 피해 80%가 여성
- 성폭력 폭로·낙태제 폐지·차별금지법 운동
- SNS, 일상 속 페미니즘 '뉴페미·영영페미'
- 직접민주주의 페미정치 위한 페미광장 시작
- "文대통령, 현실 바꾸는 페미 대통령 됐으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5월 17일 (수)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현재 시립대 교수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 정관용> 1년 전 오늘 5월 17일 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번화가 강남역 10번 출구 옆 화장실, 아주 끔찍한 사건. 강남역 살인사건이 벌어진 바로 그날입니다. 지금 이 시간 강남역 앞은 국화와 포스트잇을 든 많은 시민들이 추모행사에 참여하고 있다는데요.

지난 1년 우리 사회는 달라졌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변해야 할지 지금 차분히 되짚어보는 시간 가져볼까 합니다.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이시고요.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의 이현재 교수를 오늘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현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정관용> 1년 전 그 사건 나고 나서 이게 묻지마 범죄냐, 여성혐오 범죄냐, 조현병에 의한 살인이냐. 그 얘기부터 시끌시끌했잖아요. 결국 어떻게 규정이 됐었죠?

◆ 이현재> 결국 조현병 환자에 의한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경찰이 그렇게 결론을 내렸지만 사실 페미니스트 진영 안에서는 그건 여성혐오사건으로 파악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내세우고 있었었죠.

◇ 정관용> 왜 그렇게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하셨던 겁니까?

◆ 이현재> 그런데 사실 조현병으로 그 사건 자체를 갖다 정의하는 것은 '묻지마 살인사건'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게 되게 비겁한 방식이라고 봐요. 왜냐하면 이 '묻지마'로 정의되는 순간 사실 사회가 어떤 구조적인 모순에 의해서 사람들을 극단으로 치닫는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게 되거든요. 따라서 우리가 사회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이 사건을 통해서 재해석해내는 그 과업을 사실은 설명할 수가 없어요.

◇ 정관용> 그렇죠. 묻지마라면 대답도 물을 수가 없죠.

◆ 이현재> 그렇죠. 그 누구도 사실은 책임이 없는 사건으로 종결되거든요.

◇ 정관용> 간단한 말로 묻지마 살인이라면 남성도 대상이 될 수 있어야 되는데 지금 객관적 정황으로 볼 때 그 범인은 여자가 나를 무시해서 이 말로 표현되듯이 약자인 여성을 노렸다, 이렇게밖에 말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 이현재> 네, 바로 그 점이 저희가 이 사건을 여성혐오 사건으로 규정하는 이유입니다. 묻지마 살인사건도 그냥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부지불식 중에 어떤 대상을 겨냥하게 되는데요. 바로 그게 여성이었다는 점이죠.

그리고 우리 사회 역시 부지불식 중에, 사실 내면에 있는 불안과 모순 이런 것들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사회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 이것에 대한 각성을 우리가 일깨우기 위해서 이 사건을 여성혐오 사건으로 규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 정관용> 오늘 이 시간 여러 곳에서 다양한 추모행사, 추모제 이런 것들도 진행되고 있다면서요?

◆ 이현재> 네, 오늘 7시에 지금 서울, 대구, 부산에서 우리의 두려움은 용용기가 되어 돌아왔다라는 주제를 갖고 추모제를 갖게 되는데요. 저는 이게 굉장히 커다란 결실이자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이건 단순한 추모제가 아니거든요.

◇ 정관용> 두려움은 용기가 되어 돌아왔다.

◆ 이현재> 왜냐하면 여성혐오라는 구조를 강조하게 되면 사람들은 공포에 떨게 돼요, 특히 여성들은. 왜냐하면 그렇게 막강한 사회구조 앞에서 개인은 굉장히 무력한 존재로 축소되거든요.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에 붙어있는 추모 메시지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그렇지만 강남역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해서 여성들은 우리가 용기를 낼 때 그리고 나서서 주장을 할 때 사회가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요. 그 사건을 통해 각성한 페미니스트들의 움직임이 1년 동안 지속이 됐어요.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바로 용기가 되어 돌아왔다라고 외치는 이 자리가 마련된 것입니다.

◇ 정관용> 그 사건이 나고 나서 강남역 모든 벽면에 포스트잇이 엄청나게 많이 붙었었잖아요. 많은 보도도 있었고 그때 포스트잇에 붙었던 문구 중에 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라는 문구. 이게 참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어요. 우연히 살아남았다는 건 누구라도 죽을 수 있다는 거고 그건 곧 여성 모두의 두려움을 상징하는 단어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용기가 되어 돌아오고 있다. 그렇게 진단하고 계신 거예요.

◆ 이현재> 그렇죠. 지금 굉장히 잘 말씀해 주셨는데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지만 임금만 보더라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100:65 정도밖에 받지 못하는 사회고요. 그다음에 강력범죄의 80%가 여성을 향해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은 나도 죽을 수 있다라는 두려움을 상기시키거든요. 굉장히 슬픈 대목이죠.

◇ 정관용> 그래서 지난 1년 이 사회가 정말 좀 달라지고는 있나요?

◆ 이현재> 저는 사회가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데 조금 유감이기는 하지만 분명하게 여성들이 변하고 있다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SNS에서만 진행되던 여성혐오에 대한 비판. 우리가 미러링이라고 알고 있는 그 비판의 방식을 넘어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성폭력 폭로전을.

◇ 정관용> 성폭력 폭로전.

◆ 이현재> 하기 시작했고요. 낙태제 폐지운동을 하기 시작했고요. 차별금지법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여성비하 발언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습니다.

◇ 정관용> 광화문광장에서도 막 나왔죠?

◆ 이현재> 네, 그래서 이것이 바로 촛불집회에서 민주화의 방법으로써의 페미니즘이라는 의식과 또 연결이 됐었고요. 그 이후에 여성주의자들이 매우 조직화되었습니다.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오늘 7시에 추모제가 있다고 했잖아요. 바로 이 추모제를 여는 주관 당사자들이 바로 범페미네트워크라고 하는데요. 바로 이분들이 주인공이십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또 일각에서는 모든 여성들이 자기들을 피해자들처럼 말한다. 그 얘기는 모든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 이것도 문제다, 이런 시각도 지난 1년 동안 있었거든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 이현재> 미러링이라는 굉장히 강력한 전략을 통해서 우리가 뉴페미 또는 영영페미라고 하시는 분들이 강력한 그런 대응을 보였거든요. 그리고 그때 뭐라고 얘기했냐 하면 잠재적 범죄자라는 얘기가 나오기는 나왔어요.

그런데 이러한 굉장히 자극적일 수 있는 말로 뭘 노린 거냐 하면. 솔직히 이런 말 많이 하잖아요. 왜 너희들 얌전하게 얘기하고 할 수 있고 부드럽게 얘기할 수 있잖아. 그런데 우리가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배운 점이 하나 있다면 화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무슨 말을 하는 건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는 거예요. 여성정치에서 페미니스트정치에서 무엇인가 강력한 단어들이 필요했어요.

◇ 정관용> 여성 노동자 임금이 100:65이다. 강력사건의 80%가 여성을 겨냥한 것이다. 이건 객관적 통계이고 팩트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많은 남성들은 왜 이 사회가 기울어져 있어? 오히려 여자들이 더 우대받지. 이런 식의 인식을 갖고 있잖아요. 그것 또한 현실 아닙니까?

◆ 이현재> 바로 그런 인식 때문에 김치녀니 된장녀니 이런 말로 사실 SNS상에서 여성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건데요. 꼴페미라는 말 혹시 아세요?

◇ 정관용> 모르겠는데.

◆ 이현재> 여성의 평등이나 권리에 대해서 외치면 꼴통페미니스트라는 말, 꼴페미 이런 식으로도 사실은 혐오발언하곤 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게 우리가 두 가지 점을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왜 이렇게 남성들이 격분하게 됐을까, 이런 팩트에도 불구하고라고 했을 때 굉장히 지금 신자유주의적인 무한경쟁 속에서 불안감이 극대화되어 있다는 걸 우선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남성들도 불안감이 극대화돼 있다.

◆ 이현재>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불안감을 해소할 가장 만만한 장치가 여성혐오 혹은 성차별. 즉 이 말은 뭐냐 하면 특정 집단에게 열등함을 주입시킴으로써 자신이 불안하지 않음을 확인하려고 하는 태도. 이러한 반발이 일어났다라고 보는 게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여성문화이론연구소 대표 이현재 교수. (사진=시사자키 제작진)

 

◇ 정관용> 자기불안감을 오히려 여자 탓을 하죠.

◆ 이현재> 그렇죠.

◇ 정관용> 요즘 여자들이 너무 잘나가서 내가 이래, 이런 식으로. 사실은 그렇지 않은데.

◆ 이현재> 지금 이것에 대해서 우리가 좀 주시해 봐야 할 게 청소년들한테 통계조사를 한번 해 보면, 설문조사를 해 보면 어떤 답이 나오냐 하면 5년 안에 역전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상당수가 그렇다라고 대답하고 있거든요. 경쟁력 있고 능력 있는 여성들이 부상하게 되는 것을 그 여성들을 경쟁관계로 보기 때문에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파악하고 있다라는 거죠. 그리고 그러한 파악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사실이 있다라는 점을 보지 못하게 하는 거고요.

◇ 정관용> 뉴페미니즘, 영영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쓰시는데 그러면 기존의 페미니즘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 이현재> SNS를 중심으로 일어났다라는 점에 가장 큰 포인트를 두고 싶고요. 물론 영페미니스트가 있어요. 90년도 초중반에 활동했던 분들이신데요. 그때도 역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네트워킹을 하면서 여성혐오에 대항을 했었었죠.

그런데 그 이후에 맥이 조금 끊겼다가 사실은 메르스갤러리의 출범 이후 SNS상에서 급부상하게 된 것을 우리가 지금 뉴페미 혹은 영영페미라고 부르고 있어요. 그리고 이건 어떻게 보면 조금 유치하게도 나이와 관련되는 문제일 수도 있는데 이런 식으로 그러니까 세대가 나뉘는 거죠. 영영페미, 영페미, 시니어페미. 저는 시니어페미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영페미는 한 40대.

◆ 이현재> 40대 초반까지.

◇ 정관용> 영영페미가 20대~30대 초중반.

◆ 이현재> 저도 사실은 영영페미니스트한테 호되게 당한 적이 있어요. 왜냐하면 그동안 페미니스트들은 이론을 구축하는 일에 굉장히 많이 몰두를 해 왔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이슈와 이론을 접목시키지 못하는 그런 시기를 상당히 오래 겪었죠. 어쩌면 이건 저 개인의 문제일 수도 있겠어요.

그런데 지금 뉴페미들 혹은 영영페미들은 굉장히 구체적인 일상에서 시작합니다. 자기가 맞닥뜨린 SNS 환경상에서 여성비하라든지 여성혐오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구체적이고 대중화된 그런 운동을 진행하려고 하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하나하나 지켜보다가 문제가 있으면 바로바로 지적하고 목소리를 내고. 그런 다양한 페미니스트운동들이 대선국면을 맞아서 페미니스트네트워크 페미광장이라는 것을 만드셨다면서요?

◆ 이현재> 감사합니다. 언급해 주셔서요. 페미광장을 만든 데는 좀 이유가 있어요. 지금 말씀하셨지만 약간 따로 놀았어요. 그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페미라고 해도 서로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어요. SNS에서 시작된 영영페미에 대해서 시니어페미니스트들의 이해는 매우 협소했어요.

그래서 사실 일단은 세대를 아우르고 그다음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의 운동을 연결시키는 광장정치를 한번 해 보자라고 해서 페미광장을 조직했고요. 여기서 우리가 광장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이유는 기존에 정당 안에서 들어가서 하는 페미정치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인식했기 때문에 광장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통해서 우리가 페미니즘의 목소리를 한번 내보자라는 취지로 결성하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동안에 정당에서도 지자체 단위에서도 비례대표의 절반은 여성에게 등등의 여러 이런 게 있었는데 그거가지고 안 되더라, 간단히 말하면 그거죠?

◆ 이현재> 그렇죠.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정당 안으로 들어가면 정당의 논리에 휘말리게 돼요. 그래서 가장 급박한 문제는 이것이다라고 당에서 결정해 버리고 나면 페미니즘과 관련된 이슈가 항상 뒤로 밀려요.

◇ 정관용> 급선무에서 항상 빠지더라?

◆ 이현재> 그래서 지향점은 가지되 실질적인 개선안은 전혀 내놓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계속해서 반복이 됐었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문제는 정당정치를 하시는 의원들을 저희가 지지를 하려고 하거나 그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라도 직접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시민들 혹은 페미니스트들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거를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연대해야 하고 그래서 페미광장.

◆ 이현재> 네,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했죠.

2016년 11월 26일, 서울 광화문 광장 부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앞에서 '페미니스트 시국선언'이 있었다. 이 시국선언에는 여성·성소수자·장애인·인권단체 34곳과 수많은 개인이 참여했다. (사진=김수정 기자/자료사진)

 

◇ 정관용> 단지 우리 사회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대접 못받으니까 정치권에 여성 더 넣읍시다, 장관 3분의 1 합시다. 이런 수준 갖고는 안 된다 그런 거죠?

◆ 이현재> 네. 그리고 제가 또 한 가지 빼먹은 게 있는데요. 물론 중요해요. 내각의 몇 퍼센트를 여성으로 구성하느냐. 굉장히 중요한 문제죠. 지금 사실 여성할당제가 학교, 교수 사회에서도 사실은 관철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관철되지 못하고 있잖아요. 그 자리는 비워두고 있거나.

그런데 그런 문제를 강조하기 위해서라도 사실 여성이라는 말은 우리가 끊임없이 갖고 가야 하는 문제이기는 해요. 하지만 이와 더불어 사실은 페미니즘이 주장해 온 것은 뭐냐 하면 그런 식으로 성적으로 어떤 특정한 집단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온 것에 대한 비판의식을 함께 공유하기 때문에 성적인 소수자, 성적 약자라고 불리우는 그 집단의 문제도 같이 풀어야 한다. 이제 이걸 좀.

◇ 정관용> 더 포괄적이네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당시에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잖아요. 문재인 대통령 정도면 되는 겁니까?

◆ 이현재> 이거 어떻게 얘기해야 할지 정말.

◇ 정관용> 겁내지 말고 말씀하세요.

◆ 이현재> 저는 대선정국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로서 여성 성평등, 페미니스트 정치가 부족하다라고 비판을 했어요. 왜냐하면 특히 중요하다고 여기는, 페미광장 같은 데서 주요 의제로 내세웠던 낙태제 폐지법, 낙태제 폐지 그것과 그리고 차별금지법 조항 이것에 대해서 언급하기를 굉장히 미루셨거든요.

그런데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분명하게 다시 한 번 고려를 해 봐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때 뭐라고 사실 얘기를 하셨냐면 사회적인 수준 혹은 사회적인 합의, 사회적인 정서를 전면에 내세우셨는데요.

저는 여기서 이런 말씀 좀 드리고 싶어요. 리더라는 것은 현실에 부합하는 정치를 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현실을 바꿀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사람이 리더다, 그렇다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그 의도를 분명히 할 때 진정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정관용> 아직 멀었네요, 문재인 대통령도.

◆ 이현재> 네, 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어쨌든 지난 1년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학자 가운데 한 분이신 분께서 사회 변화는 눈에 띄지 않지만 여성들이 뭉치기 시작했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것이 SNS를 넘어 오프라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라는 진단을 내리신 건 굉장히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출발 아니겠습니까? 이 사회, 변하지 않으면 우리한테 혼날 거야 이거 아니겠어요?

◆ 이현재>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정말 감동적이에요.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었어요. 요즘 왜 시쳇말로 열일한다, 그런 말이 있거든요. 제가 아는 주변의 페미니스트들이 다 지금 열일하고 있고요.

◇ 정관용> 그렇게 바빠졌어요?

◆ 이현재> 매일 코피를 쏟고 있고요. 누구나 다 집필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더 좀 코피 쏟으셔서 우리 사회가 변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현재> 네, 안녕히 계세요.

◇ 정관용> 서울시립대학교 이현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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