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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날씨보다 '후끈' 뜨거웠던 사전투표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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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미터 장사진, 30분 넘게 기다리기도, 일부는 발걸음 되돌려

사전투표소 현장 (사진=강진구 대선기자단 인턴기자)

 

오는 9일 대선을 앞두고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이 넘는 1100만명이 4일,5일 실시된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선거 둘째날인 5일은 서울의 한낮 기온이 27도에 이르는 초여름 날씨였지만 새로운 대통령을 바라는 유권자들의 열망은 더 뜨거웠다.

◇ 30분 기다려 투표…"당연히 시간 투자해야"

오후 2시 서울 신촌동 자치회관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앞에는 수십 미터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30명이 넘는 청년들이 뙤약볕 아래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학 중간고사 기간이었던 탓에 전공 서적과 노트북을 든 학생도 꽤 있었다.

이곳에서 친구와 30분가량 서 있었다는 최민지(20)씨는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느라 힘들었지만 첫 투표라 설렌다”며 해맑게 웃었다. 그러면서 “나라의 일이니까 국민으로서 당연히 투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험공부를 하던 중에 짬을 내 투표했다는 하태균(26)씨는 "거주지가 지방이라 오늘 사전투표를 했다"라며 "어차피 해야 한다고 생각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말했다.그의 여자 친구인 최윤정(23)씨도 "중요한 일이니만큼 당연히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투표소로 향하는 골목 앞에는 '투표하고 꽃길 걷자'는 안내판을 든 대학생들이 여럿 보였다. 이들이 입은 흰 티셔츠에는 '투표하고 당당하게 떠나자'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모두 어제부터 사전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인 자원봉사단체였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유채화(20)씨는 "사전투표소 위치를 묻는 사람이 많다"며 "캠페인 이후로 줄이 굉장히 길어졌다"고 뿌듯해하며 "마지막 날인만큼 최대한 많은 사람이 투표할 수 있도록 홍보하겠다"고 다짐했다.

◇ 나들이 나온 김에 투표까지…연인·친구와 함께할 수 있어 좋아

손등에 투표 도장을 찍은 시민들 (사진=강진구 대선기자단 인턴기자)

 

종로구청에 설치된 사전투표소 주변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20대가 눈에 띄게 많았다. 투표소를 나오며 연인 혹은 친구들끼리 '투표 인증샷'을 찍기 위해서였다. 나들이 나온 이들이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투표소를 찾는 모습도 드문드문 보였다.

연인과 사전투표를 하러 나온 윤석호(29)씨는 "주변에 놀러 나온 김에 처음으로 사전투표까지 했다"고 말했다. 윤 씨는 "여자 친구와 사는 지역이 달라 9일에는 투표를 함께하지 못한다"며 "둘이 같은 곳에서 사전투표를 할 수 있았다"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마찬가지로 생애 첫 사전투표를 했다는 이은영(25)씨는 "친구 세 명이 함께 광화문에 나들이를 나왔다가 사전투표까지 했다"며 "어디서나 투표를 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고 말했다. 이들 손에는 모두 투표를 했다는 표시인 선거용 인주가 선명하게 찍혀있었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의 높은 투표 열기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김준하(72)씨는 "투표소에 있는 사람 십중팔구가 젊은이"라며 "청년들이 투표를 많이 해서 기분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이선자(69)씨도 "딸이 오늘 투표하라고 전화까지 했다"고 귀띔했다.

◇ 투표소 부족해…출입문 일부 폐쇄한 곳도

청년들의 높은 사전투표율이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투표를 위해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일부가 사전투표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특히 20대가 많이 찾는 신촌에서 이러한 모습이 자주 발견됐다.

이에 대해 이채희(26)씨는 "대기하는 줄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며 "주변 대학생들이 여기 한 군데로 모두 몰리면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이 씨는 "이곳 근방에 사전투표소가 몇 개 있었다면 상황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미흡한 행정도 아쉬움을 샀다. 종로구청 사전투표소는 주말이라는 이유로 안내표지판에 입구로 표시한 구청 후문을 잠갔다가 기자가 이 문제를 지적한 이후인 오후 3시 반에야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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