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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이 길거리에서 숨진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노인은 숨지기 전 한 시민에 의해 발견됐지만, 길에서 잠든 것으로 착각한 시민은 아무런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책임을 물을 순 없으나 무관심이 만든 안타까운 죽음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전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10시쯤 대전 서구 도마동의 한 체육관 뒤편 후미진 곳에서 A(80·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치매를 앓고 있던 A씨는 지난 15일 다른 담당 경찰서에 실종 신고가 된 상태였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형사팀과 여성청소년과 등을 동원해 집주변과 연고지 등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지만, 실종 노인은 숨을 거둔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앞서 A씨는 숨지기 전날인 18일 오후 2시쯤 체육관 주변을 청소하는 용역업체 직원에게 발견됐다.
이 직원은 체육관 관계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당시 체육관 관계자는 술에 취한 노인이 자는 것으로 생각해 경찰이나 소방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체육관 관계자는 다음날 오전 10시쯤에도 A씨가 여전히 같은 곳에 쓰러져 있자 경찰에 신고했다.
검안 결과 A씨의 사망 추정시간은 19일 새벽 2시 전후로 당시 비가 내렸기 때문에 저체온증 등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 발견했을 당시 A씨를 흔들어봤거나 112나 119에 신고했더라면 적어도 숨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 역시 “최초 발견 당시 경찰이나 소방당국에 신고만 했다면 노인은 살아서 가족을 만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인은 과거 자신이 살던 동네에 와서 자주 다니던 사찰 근처에서 숨을 거뒀다"며 "처음 발견했을 당시 병원으로 옮겨졌다면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