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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들고 광장 찾은 청년들, 투표율 '횃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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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4-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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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청년들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옛말이 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 농단 사태로 청년들은 다양한 목소리로 정치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SNS 등을 통해 정치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청년도 늘었고, 많은 수의 청년들은 '국정 농단'에 분개하며 직접 '촛불'을 들고 광장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회복'을 외쳤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해 대선 국면에 접어들자 또 다시 일각에서는 이러한 청년들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가 정작 투표율로 이어지진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정 농단' 사태로 인해 청년층의 정치 참여 의지는 강해졌지만, 촉박하게 정해진 대선 일정, 징검다리 연휴가 낀 대선일, 후보간 난무하는 네거티브 전략 등이 청년층의 투표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청년들이 이번 대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대학가에서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지난해 11월 전북 전주 오거리문화광장에서 열린 청소년 시국대회. (사진=자료사진)

 

◇ '촛불' 참여한 청년층…"변화 위해 투표할 것"

대학가에서 만난 20대 청년들은 "꼭 투표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대학생 김현성 씨에게 투표 참여 여부를 묻자 "당연히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이번 대선의 20대 투표율에 대해 "오르지 않으면 매우 이상하다. (이번처럼)중요한 시점에서 제대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솔미 씨는 "서민의 현실에 관심이 없는 기득권층이 바뀌어야 하고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며 "후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알고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 응한 청년들은 모두 이번 대선으로 한국 사회가 변화하기를 갈망했다. 이들이 원하는 사회상은 '청렴한 사회', 박근혜를 사면하지 않고 세월호 진상 규명이 되는 대한민국', '적폐청산', '재벌 개혁' 등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해결되길 기원했다.

또한 '성평등이 이뤄지는 사회', '소수자의 권익이 보장되는 사회', '서민을 생각하는 사회', '잘못은 제대로 처벌하는 사회' 등 다양한 모습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진=자료사진)

 

◇ "도대체 누굴 뽑아야 해?" 고민 많은 청년들

한편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은 크지만 고민을 안고 있는 청년도 많다. 지지하던 후보가 떨어진 후 지지할 곳이 없는 이른바 '샤이 청년' 층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원생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으나, 경선에서 고배를 마셔 실망이 크다"며 "아직 확실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역시 이재명 시장을 지지했다는 취업준비생 이선관 씨는 "차악을 택하는 각오"로 투표 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던 20대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대학생 김남영 씨는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문재인 후보가) 대안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아 고민"이라며 심정을 밝혔다.

지지하는 후보의 낮은 지지율로 고민하는 경우도 꽤 나타났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한 대학원생은 "정의당이 원내에서 가장 진보적인 정당이라고 생각해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웬만하면 심 후보에게 투표하겠지만,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다"고 말을 이었다.

익명을 요청한 20대 후반 남성은 "정권 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심 후보에게 주는 표는 정권교체가 아니라 소신을 위한 투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표하기에는 문재인 후보에게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해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보수 쪽을 지지했다는 김정한(26) 씨는 "일단 지지했던 박근혜 정권에 큰 실망을 했고, 이제는 보수, 진보 상관 없이 올바른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누구를 뽑아야 할 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구에 사는 박모(27) 씨는 "유승민 후보랑 심상정 후보가 그나마 나은 거 같다"면서 "지지한다기 보다는 최악을 벗어난 차악을 선택한다는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투표 퍼포먼스를 벌이는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네거티브는 그만" 청년층 투표율 올리려면…

청년들은 청년층의 저조한 투표율을 야기하는 '정치 피로감'의 원인으로 정치권의 네거티브 전략을 지목했다.

대학원생 백지연 씨는 "네거티브 이슈 때문에 정책에 대한 논의가 묻히는 것 같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번 대선이 첫 투표라는 대학 새내기 신 씨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기도 모자란 시간에 서로를 깎아 내리는 것이 시간낭비처럼 느껴진다"라며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직장인 서은비 씨는 "(국정 농단 사태로) 비리에 지쳤는데 계속되는 후보간 비방으로 더 큰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손사래를 쳤다.

직장인 배모 씨도 "어떤 후보가 좋은 후보인지 알 수 있는 선명한 공약보다, 상대방에 대한 비방만 난무해 답답하다"면서 "차악을 선택 해야하는 선거가 아닌 최선을 선택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정치 풍토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일주일 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대선 이슈는 부정적인 내용이 대다수였다. 문재인 후보의 '아들 취업 특혜 의혹', '삼디 프린터' 논란부터 안철수 후보의 '신천지, 조폭 연루설', '아내 교수 임용 특혜설' 등이 소셜 미디어 등을 타고 흘렀다.

이에 각 진영에서도 '네거티브를 자제하자'는 자정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곧바로 비방전이 재개되어 무색해졌다. 청년의 정치참여를 촉구하는 한편 '정치 피로감'만 늘리는 선거 운동을 이어가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청년의 정치 참여는 여전히 중요

전문가는 이번 대선에서 청년의 역할은 변함 없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이정희 교수는 "이번 탄핵 정국에서 2030이 나름의 생각을 피력하고, 원하는 바를 이루면서 얻은 정치적 효능감이 높을 거라 예상한다"며 "(청년이) 마주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바를 명확히 해야 청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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