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나이티드 항공기에서 무작위로 지명돼 끌어내려지는 승객.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레깅스 승객을 거부해 논란에 휩쓸렸던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이 이번에는 정원 초과 항공기에서 강제로 승객을 끌어내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강제로 끌어내는 과정에서 승객이 다쳐 피를 흘리는 사태까지 발생해, 대응이 적절했는지를 놓고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것은 현지시간으로 9일 저녁으로, 유나이티드 항공 3411편은 이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을 출발해 켄터키 주 루이스빌로 향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이 항공기에 정원초과 판매, 즉 오버부킹이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절차에 따라 다음 항공편으로 갈 지원자를 모집했으나, 다음날 월요일 일정이 바쁜 승객들이 아무도 나서지 않은 것.
항공사는 무작위로 승객 4명을 선정해 비행기에서 내려줄 것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한 남성이 끝까지 내릴 것을 거부하자 공항 경찰 등 보안담당자들이 강제로 이 남성을 끌어내기 시작했다.
트위터 등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팔걸이 등을 잡고 버티는 남성 승객을 당국자들이 힘으로 제압해 통로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남성은 안경이 미끄러져 얼굴에 걸렸고, 입에서는 피를 흘리는 상황까지 연출됐지만, 이에 아랑곳 않고 남성의 팔을 붙잡고 통로로 끌고 갔다. 승객들이 이게 무슨 짓이냐며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해당 남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중년의 남성으로 SNS상에서는 그가 의사였고, 급히 환자를 보러 가야 해서 비행기에서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SNS 상에는 유나이티드 항공사를 향해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트위터에는 "이것이 오버부킹된 항공기에서 가격을 지불한 승객을 제외시키는 방법이냐"는 항의부터 "이것은 일방적 폭행"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유나이티드 항공이 "절차에 의한 조치였다"며 "비행기에서 내릴 자원자를 찾기 위해 800달러의 보상금까지 제시했지만 자원자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외려 화를 돋웠다.
트위터에서는 "왜 보상금을 800불까지만 부르고 말았느냐. 일종의 상한선이 있는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하는 글이 올라오는가 하면, "유나이티드 항공은 '자원자'라는 용어에 대해 너무 관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앞서 유나이티드 항공은 레깅스를 입은 10대 소녀 2명의 기내 탑승을 거부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