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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도 외곽도 강한 사이먼, 모비스가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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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 지배한 사이먼 33득점, KGC인삼공사 KBL 4강 1차전 승리

안양 KGC인삼공사의 데이비드 사이먼(사진 왼쪽)이 10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울산 모비스의 허버트 힐을 상대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KBL)

 


안양 KGC인삼공사와 울산 모비스는 10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시험 공부'를 많이 한 티가 났다. 초반부터 양팀 사령탑이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꺼내든 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KGC인삼공사는 양희종을 가운데 정면에 놓는 3-2 지역방어를 펼쳤다. 양희종을 중심으로 외곽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상대가 준비한 공격 전술을 시도하지 못하게끔 했다. 이는 KGC인삼공사의 핵심 전술은 아니었다. 모비스가 작전타임 이후 대응책을 찾아 3점슛 2개를 연거푸 성공시키자 곧바로 맨투맨, 대인방어로 전환했다.

모비스는 전면강압수비와 함께 경기를 시작했다. KGC인삼공사가 팀 플레이는 물론이고 1대1 공격 능력까지 잘한다는 사실을 감안해 상대가 가급적 공격제한시간을 많이 소비하고 공격 코트로 넘어오게끔 했다. 또 이종현이 오세근을, 단신 외국인선수 네이트 밀러가 센터 데이비스 사이먼을 막는 수비를 들고 나왔다.

경기 초반 기싸움에서는 KGC인삼공사가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이 "간이 크다"고 말할 정도로 배짱이 좋은 가드 박재한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모비스의 압박 수비를 이겨냈다. 박재한이 드리블 돌파로 순식간에 전면강압수비를 뚫고 나오자 안양 관중석에서 큰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 경기의 흐름을 좌우한 변수는 데이비드 사이먼의 활약이었다. 모비스는 원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3경기만에 끝내고 6일의 휴식일동안 사이먼을 막는 방법을 집중 훈련했다. 그러나 사이먼의 높이는 압도적이었고 컨디션은 어느 때보다 좋아보였다.

오세근과 이정현이 골밑에 있는 사이먼에게 패스를 연결하자 득점이 쏟아져나왔고 사이먼이 직접 중거리슛을 던져 점수를 올리기도 했다. KGC인삼공사는 1쿼터를 23-14로 앞선 가운데 끝냈다. 사이먼은 23점 중 12점을 올렸다.

KGC인삼공사는 5대5 세트오펜스에서 사이먼이라는 확실한 공격 옵션을 갖췄다. 공격제한시간에 쫓겨도 여유가 있었다. 사이먼에게 공이 연결되면 어떻게든 위협적인 공격 시도가 이뤄졌다.

사이먼의 위력은 외국인선수 2명이 함께 뛰는 2-3쿼터에서 더 빛을 발했다.

모비스의 단신 외국인선수 네이트 밀러로는 사이먼 수비가 버거웠다. 압도적인 높이, 빠른 볼 처리로 인해 도움수비도 여의치 않았다. 모비스는 허버트 힐을 투입했지만 힐은 여전히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고 발도 느렸다.

정규리그 6라운드 MVP 키퍼 사익스는 2쿼터부터 1대1 실력을 뽐냈다. 스크린의 도움 없이도 골밑을 파고들어 레이업을 성공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그러자 모비스 수비는 부담을 느꼈다. 사익스가 돌파하는 순간 사이먼이 외곽으로 움직였다. 마치 서로 자리를 바꾸는듯한 움직임이었다. 그런데 사이먼을 막는 모비스의 빅맨은 사이먼을 따라 외곽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사익스의 돌파가 그만큼 위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이먼은 쉽게 오픈 기회를 얻었고 3점슛마저 불을 뿜었다.

KGC인삼공사는 2쿼터까지 51-41로 앞섰다. 홈팀의 2점슛 성공률이 무려 76%였다.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경기 전 상대의 2점슛 성공률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전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이먼의 힘이었다. 사이먼은 전반에만 22점 5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했다. 외국선수 2명이 함께 뛸 때 사이먼의 존재감은 오히려 크게 느껴졌다.

KGC인삼공사는 후반 초반 57-41로 앞서나갔으나 이후 모비스의 추격전이 계속 됐다. 모비스는 처음에 힐을 벤치로 부르더니 3쿼터 막판에는 밀러까지 벤치로 소환했다. 높이는 낮아졌지만 공격 움직임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모비스는 3쿼터에 3점슛 4개를 던져 100% 성공률을 올렸다.

4쿼터 들어 양동근이 3점슛을 연거푸 꽂았고 상대 실책에서 비롯된 득점까지 나오면서 모비스가 기세를 한껏 끌어올렸다.

사이먼은 외국인선수 1명씩 출전한 4쿼터에 다소 침묵했다. 모비스는 사이먼이 공을 잡는 순간 도움수비를 펼쳤다. 오세근과 함께 하이-앤드-로우 공격을 시도할 때에도 사이먼의 곁에는 이미 2명의 수비가 달라붙어 있었다. 메인 수비수로 나선 이종현의 높이도 부담이 됐다. 무엇보다 사이먼은 전반에 비해 다소 지친 기색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결정적일 때 상대에 한방을 날렸다. 83-79로 쫓긴 종료 3분 전 골밑에서 자신에게 수비가 몰리자 옆으로 패스를 건네 오세근의 노마크 골밑 득점 기회를 연결했다. 이어 이정현이 돌파에 이은 득점과 추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스코어를 88-79로 벌리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GC인삼공사는 모비스를 90-82로 누르고 5전3선승제 시리즈의 첫 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사이먼은 33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5블록슛 2스틸을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했다. 야투 22개를 던져 14개를 넣었다. 3점슛 성공률은 50%(4개 시도, 2개 성공)로 높았다.

사이먼은 코트에 있을 때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힐이 정상 컨디션이 아닌 모비스로서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KGC인삼공사도 사이먼의 체력 관리를 신경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진행될수록 사이먼을 향한 모비스의 압박은 점점 더 강해졌고 이는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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