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인삼공사 키퍼 사익스 (사진 제공=KBL)
장기 레이스로 진행되는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막판 기세가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 시즌 고양 오리온을 정상으로 이끈 외국인선수 조 잭슨이 최근의 대표적인 예다. 시즌 내내 천덕꾸러기였던 잭슨은 정규리그 중반 이후 팀의 해결사로 우뚝 섰고 기세를 몰아 포스트시즌을 지배했다. 특히 전주 KCC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23.0점, 7.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10일 오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막을 올리는 2016-2017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울산 모비스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KGC인삼공사의 외국인 가드 키퍼 사익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사익스는 정규리그 막판 15경기에서 평균 27분 출전해 경기당 20.3점, 5.4어시스트, 3.5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3.1%를 기록했다.
사익스의 이전 39경기에서의 기록은 평균 23분 출전, 13.2점, 4.3어시스트, 2.8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1.4%다.
KGC인삼공사는 사익스가 크게 활약한 막판 15경기에서 13승2패를 기록했고 뒷심을 발판삼아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은 "사익스가 오세근, 이정현과 잘 맞을 것이라 생각했다. 시즌 초반에는 내 눈이 잘못됐나 생각이 들었다. 사익스의 능력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다려줬다. 지금은 공격과 수비 모두 완벽하게 적응해 힘을 많이 실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비스에는 KBL의 간판 가드가 있다. 바로 양동근이다. 모비스는 정규리그 4위를 차지해 6강 플레이오프에서 원주 동부를 만나 3경기만에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4강 1차전을 치르기까지 6일간 휴식을 취해 베테랑 양동근의 체력에도 문제가 없다.
이대성은 6강 플레이오프 때 공격에서는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지만 강력한 대인방어만큼은 눈에 띄었다. 양동근과 이대성이 전면에 나선 모비스의 외곽 수비는 동부의 플레이오프 3점슛 성공률을 18.2%(44개 시도 8개 성공)으로 묶었다.
사익스의 곁에는 이정현이 있다. 올시즌 김승기 감독은 물론이고 타팀 선수들로부터 "어시스트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은 이정현이다. 외곽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골밑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는 모비스의 외국인선수 허버트 힐이다.
KGC인삼공사의 골밑에는 정규리그 MVP 오세근과 정규리그 수비 5걸에 이름을 올린 데이비드 사이먼이 버티고 있다. 골밑 득점과 하이포스트에서의 공격 전개, 수비와 리바운드 등 다방면에서 안정적인 조합이다. 함지훈과 신인 센터 이종현, 여기에 힐이 합류한 모비스의 골밑보다는 우위에 있다.
이종현은 동부와의 플레이오프 때 유재학 모비스 감독으로부터 로드 벤슨, 웬델 맥키네스 등 상대 외국인선수를 잘 견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승부처에서 단신 외국인선수 네이트 밀러를 중용할 수 있었다. 이종현은 득점력, 기술이 더 뛰어난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그러나 6강 기간 이렇다 할 공헌도를 보이지 못했던 힐의 도움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