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과 함께 폐족 위기에 몰렸던 자유한국당 친박계가 홍준표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다시 뭉치고 있다.
홍 후보도 국정농단의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났던 인사의 복당까지 추진하며 친박계를 선거 전면에 내세우는 기류다.
◇조기대선 앞둔 친박계…'친홍계'로의 변신친박계는 급속도로 '친홍준표계'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한달도 안 된 시점이지만, 재기를 위해 새 구심점을 찾아나선 모양새다.
홍 후보는 최근까지도 박 전 대통령에게는 "춘향인 줄 알고 뽑았더니 향단이었다. 탄핵을 당해도 싸다"고 했고, '양박(양아치 친박)'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스스로를 비주류로 각인시켜 온 인물이다.
때문에 양측의 관계가 껄끄러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양상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진박(眞朴)으로 분류되는 윤상현 의원은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준표 후보가 보수후보 적통임에는 누가 봐도 이견이 없다"며 적극지지 입장을 밝혔다.
당원권 정지 상태로 잠행을 이어온 친박 좌장 최경환 의원도 같은 날 대구·경북(TK)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보수 적자 후보인 홍 후보의 당선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까지 됐는데 친박, 비박 이런 게 어디 있느냐"고도 했다.
친박 핵심인사가 내놓은 사실상의 '친박 해체선언'으로, "박 전 대통령과 인간적인 의리를 끊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던 그의 기존 입장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당직자는 이들의 행보에 대해 "친박계를 이념과 가치로 뭉친 인물들로 보느냐"고 반문하며 "이들은 권력을 좇는 이익단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홍준표 업은 親朴…최경환·정갑윤 '기지개'홍 후보의 입을 통해서도 비슷한 말이 나온 바 있다. 지난 2월 경남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 후보는 "친박은 이념이 없다. 의원 한 번 해보고 싶어서 박 대통령 치맛자락을 잡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평가절하 했다.
하지만 후보로 선출된 직후에는 이들에게 오히려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모습이다. 그는 TK 지역 선대위에도 친박 인사들을 전면 배치했다. 당내 기반이 없는 비주류 홍 후보와 'TK 주주'인 친박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친박 인적청산 요구가 분출하자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났던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도 조만간 복당해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부의장은 5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곧 복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도부 회의에서 얘기가 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양측의 협력관계가 공고해지면서 친박계 일각에서는 최경환 의원의 징계를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초선 의원은 "최 의원과 지역 의원들, 중앙당과 상의해서 역할을 맡는 방향으로 잘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이것저것 따질 겨를이 없다"며 "지금은 압도적으로 지고 있는데 빨리 만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은 홍 후보를 겨냥해 "친박 간신들도 쳐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무성 선대위원장은 "지금처럼 국민의 생각을 읽지 못하는 한국당은 가짜보수일 수밖에 없으며, 가짜 보수는 결국 역사의 법정에서 국민의 심판 받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