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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뼈가 드러낸 '구멍난' 세월호 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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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4시간뒤 "미수습자 유해 추정"…가족엔 알리지도 않고 추진단장조차 몰라

 

정부가 세월호 인양 작업 현장에서 돼지뼈를 발견한 지 4시간 뒤에 미수습자 유해로 추정된다고 밝히면서, 구멍난 인양 시스템이 여실히 드러났다.

일련의 뼛조각은 지난 28일 오전 11시 20분쯤 반잠수선 갑판에서 현장 인력에 의해 발견됐다.

비슷한 시각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은 유해일 수도 있는 뼛조각이 발견된 줄도 모르고 인근 선박에서 온전한 수습을 기원하는 선상 종교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해양수산부는 4시간이 지난 오후 3시 20분쯤 "미수습자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며 긴급브리핑 사실을 취재진에게 알렸다.

가족들도 그제서야 언론을 통해 사실을 알게 됐다. 미수습자 권재근씨의 형 권오복씨는 당시 "아직 연락을 못 받았다"면서 "브리핑 하기 전에 해수부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작업상황을 총괄하는 세월호인양추진단장도 3시간이 지나서야 소식을 전달 받았다.

이철조 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보고를 언제 받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종교 추모 행사에 갔다 오후 2시가 넘어 사무실로 돌아오는 과정에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결국 광주에서 급파된 국과수 요원들이 뼛조각 감식을 통해 이날밤 9시쯤 돼지뼈로 판명하면서, 커다란 구멍이 뚫린 인양 시스템의 적나라한 현실도 드러났다.

인양의 주된 목적은 가족들이 학수고대하느 미수습자 수색임에도, 당국은 스스로 '유해'라고 언급하면서도 정작 가족들에겐 전혀 알리지 않았다.

게다가 모든 상황을 숙지해야 할 단장에게조차 3시간 뒤에나 보고가 이뤄진 것은 이번 인양 과정의 허점을 고스란히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중요한 결정이나 상황에 대한 공유가 필수적인데도, 여전히 모든 과정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해수부는 이 돼지뼈 때문에 이날 고박작업까지 중단했지만, 세월호는 예정대로 30일쯤 목포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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