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4일에도 대선 선거일 지정을 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자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적으로 따져보면 선거일로 지정할 수 있는 날짜가 사실상 확정됐음에도 이를 공지하지 않으면서, 가뜩이나 빠듯한 조기대선 정국 속 불확실성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공직선거법에는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는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하되, 선거일은 늦어도 선거일 전 50일까지 공고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 법에 따라 현 시점에서 황 대행이 선택 가능한 대선 날짜는 5월3일부터 9일이다. 다만 5월3일과 5일이 공휴일인데다가 6, 7일이 주말이어서 사실상 선택 가능한 날짜는 8일과 9일 밖에 없다.
이 가운데 8일은 연휴 직후 월요일이라 이 때까지 휴가를 내는 사람들도 다수일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투표 독려를 위해 연휴를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사실상 5월9일 대선 실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자치부 등 관련 부처도 '5월9일 대선'을 기정사실화 하고 행정 검토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이날도 선거일 지정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법정 시한인) 오는 20일까지만 공고를 하면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답변은 정답지가 나와있는 상황에서 공고를 미루는 데 이유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급속도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인 만큼, 후보 검증을 위한 시간을 하루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정부가 시간을 깎아먹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 대행이 대선출마를 저울질 하느라 공고가 연기되고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단 대선일이 확정되면 정부의 역할은 공정한 선거 관리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황 대행이 출마 여부에 대해 현재처럼 불확실한 입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결국 공고 전후로 출마 여부를 밝혀야 하는 입장에 놓인 황 대행이 막판까지 고민의 시간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야권은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실으며 황 대행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황 대행이 출마를 고민하느라 일정을 안 잡고 있다면 우스운 일"이라며 "하루빨리 대선일정을 확정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