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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드 보복' 게임 업계 불똥 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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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 불똥이 문화·관광산업에서 IT·게임 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산 게임 수입을 금지할 것을 중국 업체들에 통보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게임 업체들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중국 당국이 현지 게임 업체를 통해 한국 게임에 대해 '판호(版號·유통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전달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은 중국에 진출한 지사나 현지 협력 업체를 통해 진상파악에 나선 상태다.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인허가 제도인 '판호' 발급 절차를 밟아야 한다. 외국 업체가 독립적으로 사업을 할 수 없는 구조여서 현지 게임 업체를 통해서만 퍼블리싱이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는 상태다.

중국에 여러 개의 게임을 수출해 서비스하고 있는 A 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중국 당국이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내주지 않겠다는 등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은 맞는 것 같다"며 "좀 더 사실 확인이 필요해 현지 중국 지사를 통해 중국 당국의 입장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굴지의 B 업체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워낙 IT·게임 콘텐츠에 대해 까다롭고 중국 현지 업체를 통해서만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오래 전부터 어려운 시장으로 분류되어 있다"면서 "우리 회사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판호 발급이 향후 한국산 게임의 중국 시장 진출을 발목 잡을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게임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올해 중국에 출시 할 게임을 준비중인 업체들도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중국시장에 새 게임을 서비스 할 예정인 C 업체는 한 숨을 돌렸다. 지난해 말 판호를 발급 받았기 때문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중국에 올해 출시 할 게임 두 개에 대해 이미 판호를 발급 받은 상태라 앞으로 판호 발급에 대한 제재가 이루어진다는 전제에서는 우리 회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서비스를 앞두고 판호 발급 절차를 밟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리니지2 레볼루션 판호는 이미 텐센트가 신청을 한 상태로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당국의 제재 여부는 아직 확인이 안된 상태다. 관련 사안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게임 업체 관계자는 중국내 텐센트의 영향력이 강력하더라도 중국 당국이 정한 지침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판호 발급이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한 편이다. 게임 콘텐츠의 직접수출 방식이 아닌 현지 업체를 통해 진행되는 특성 때문에 게임을 중국 사정에 맞게 현지화시킨 뒤 현지 업체가 판호를 받고 서비스를 하는 것이어서 직접적인 제재 효과는 적을 것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중국 당국의 제재 조치가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자주권 침해나 외교적 비화로 확산되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중국 관련 업계에 압력을 넣거나 분위기를 조성하는 식이다. 최근 국내 정치상황을 노린 손자병법의 '혼수모어(混水摸魚)' 전술이라 할 수 있다. 물을 탁하게 흐려놓고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의 이 계책은 적의 내부를 혼란시켜 전력을 약화시킨 뒤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을 전개시키는 전술이다.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에 맞선 중국의 노련한 전략에 애꿎은 산업계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정부도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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