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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심리학자가 본 金 암살 "흐엉, 정말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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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구두진술보다 행동이 진실 말해
-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암살극까지

<정희선(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원장)="">
- VX, 부교감신경 작용, 호흡 못하게
- 다중이용시설에서의 사용 놀라워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정희선(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원장)
■ SNS 참여 : 페이스북[클릭]

김정남 암살사건. 며칠간 정밀조사를 해 오던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이 부검 결과를 공식적으로 내놨습니다. 신경작용제인 VX 중독이란 겁니다. 이건 10㎖만 흡수되어도 20분 안에 사망하는 그야말로 초강력 독성물질인데 이게 사용됐다는 거죠. 이렇게 해서 사인은 밝혀졌지만 여전히 배후에 대해서는 북한이라고 공식 발표한 적이 없습니다. 이 부분을 수사당국이 밝혀야 하는 건데. 희한한 점이 여전히 많습니다. 우선 암살 용의자로 체포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들은 여전히 자신들은 코미디 프로그램 찍는 줄 알았고 베이비오일인 줄 알고 묻혔다,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는 겁니다. 범죄심리학자 얘기부터 들어보죠.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수정>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배후를 정확하게 밝히려면 체포한 용의자들의 진술이 정확해야 하는데. 이 여성들은 계속해서 나는 베이비오일인 줄 알고 묻혔다, 몰래카메라 찍는 프로그램인 줄 알았다 이렇게 진술을 하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사진=자료사진)

 

◆ 이수정> 구두진술보다는 사실은 행동이 어떨 때는 더 진실을 얘기하는 있거든요.

◇ 김현정> 무슨 말씀이세요? 진술보다 행동이 진실을 말한다?

◆ 이수정> 범행 당시가 고스란히 CCTV에 찍혀 있습니다. 흐엉이란 베트남 여자가 사건 직후에 보인 행동. 손을 씻으러 순식간에 화장실로 바로 갔고 화장실로 가면서 손을 위로 들고 몸에 어떻게든 닿지 않게 하려는 그런 모습으로 뛰어갔거든요. 굉장히 눈에 띄는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본인도 위험하다고 인지한 식으로 행동해놓고, 말은 지금 베이비오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 앞뒤가 맞지 않죠.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몰랐을 가능성. 진짜 이게 이 중대한 범죄인지 몰랐을 가능성을 미뤄 보게 하는 건, 두 명의 여성 가운데 인도네시아 여성 아이샤 같은 경우 범행 하루 전날 말레이시아 나이트클럽에서 친구들하고 생일파티를 합니다. 그런데 나 방송 탄다고 말을 하면서 축하도 받고 이랬다고 그래요. 또 흐엉이라는 베트남 여성의 경우도 맨손으로 이 독극물을 만진 거 아닙니까? 이게 그렇게 강한 유독한 암살을 위한 독극물인 줄 알았으면 정말 맨손으로 만질 수 있었을까, 이런 것들을 고려해 보면 범행인지는 알았더라도 이렇게 중대한 범행인지는 몰랐을 가능성 이런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요?

◆ 이수정> 상당히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지금 이 인도네시아 여자와 또 베트남 여자가 알고 있었던 내용에도 일부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요.

◇ 김현정> 두 사람 사이에도?

◆ 이수정> 네, 그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사실은 리정철이라는 사람과 엮여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많은데.

◇ 김현정> 역시 체포된 용의자 리정철.

◆ 이수정> 네. 먼저 말레이시아로 가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던 사람이고 그 사람이 하던 일이 도박 사이트 그리고는 음란한 동영상 등을 찍어가지고 인터넷상에 유포시켜서 금전을 취하는 이런 형태의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아마도 이 두 명의 여자는 그런 동영상을 찍는 데 어떤 형태로든 협조를 하면서 유명세를 타고 싶다 이런 희망이 있었던 사람 아닌가 생각을 하고 보면, 암살을 하려는 것은 제대로 모른 채 시키는 대로 동영상을 찍을 테니까 시키는 대로 해라 그러나 위험하니까.

◇ 김현정> 바로 씻어라 손을?

◆ 이수정> 위험할 수 있으니가 너는 하여튼 조심을 해라, 이런 식의 진술대로 따라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지금 신경독성이 있는 물질 정도로 치명적인 것은 몰랐을 수도 있을 거라고 추정이 됩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하신 걸 듣다 보니까 범죄란 걸 어렴풋이 알면서도 가담하게 된 건 한류를 동경한 아이돌 지망생이었다는 점. 결국 이 점하고도 연결이 되는 거네요.

◆ 이수정> 굉장히 연관성이 높다고 보이고요.

◇ 김현정> 그러면 리정철이라는 북한인을 남한 사람과 혼동해서 알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북한, 남한 이런 것에 대한 지식 없이.

◆ 이수정> 글쎄 그것까지는 지금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는데 동남아시아 여자들이 영화를 찍을 수 있게 해 준다는 현혹시키는 말을 실제로 믿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들고요. 지금 이 두 여인들은 아마도 본인들이 생각하는 한류에 대한 동경의 연장선상에서 가담하게 된 측면은 틀림없이 있어 보이는데, 이미 여러 가지로 합법과 불법의 경계선에 있는 소위 뭐 음란한 동영상이라는 건 불법이죠. 그리고 IT방송이란 것도 사실은 상당 부분 불법적 요소가 있기 때문에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에서 이것저것 시키는 대로 일을 하다 보니까 아마도 이 암살극도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정확하게 이게 어떤 내용인지는 파악하고 있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이 귀에 꽂히네요. 불법과 합법의 경계선 사이에서 아마 음란물도 찍고 인터넷 방송도 찍고 이런 일을 하다 보니까 돈도 좀 주고 그러니까 유명세도 치를 수 있다, 이런 것들에 현혹이 됐겠죠. 이번 것도 역시 범죄인지 아닌지 약간 애매한 선상에서 뭔지 모르고 했을 가능성. 범죄인지 어렴풋이 알면서 했을 가능성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 이수정> 그랬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앞으로 경찰조사가 이제 배후에 대한 조사로 수사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사건 전모 밝혀지려면 어떤 부분이 핵심적이라고 보세요?

◆ 이수정> 결국은 지금 아직은 북한으로 떠나지 못한 그 대사관이 어떤 형태로든 지금 이 사건에 깊이 개입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의지를 가지고 아직은 말레이시아 안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어떻게든 북한과 연관성이 있다라는 걸 입증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추정이 됩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이수정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수정> 감사합니다.

◇ 김현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먼저 만나봤습니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밝힌 공식 사인. VX라는 물질에 의한 사망. VX라는 물질이 어떤 거길래 이렇게 수분 내에 그냥 얼굴에 묻힌 것만으로 사망할 수 있었는가. 알아봐야겠습니다. 독극물 관련 수사만 30년 넘게 하신 분이세요. 여성 최초의 국과수 소장을 지낸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 정희선 원장입니다. 정 원장님, 나와계세요?

◆ 정희선> 안녕하세요.

◇ 김현정> VX, 도대체 어떤 독극물입니까?

◆ 정희선> 이게 사실은 화학적 이름을 얘기하면 굉장히 복잡하고 좀 간단하게 말씀드리면요. 그러니까 신경독이라고 그러고 화학무기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고요.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독가스 가운데는 아주 가장 유독한 걸로 수분 이내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고까지 알려져 있고요. 그래서 인류가 만든 화학물질 중에 가장 독성이 크다고까지 알려져 있어요.

◇ 김현정> 인류가 만든 화학물질 중에 가장 독성이 강하다?

◆ 정희선> 네, 그러니까 굉장히 독성이 큰 걸로 돼 있죠.

◇ 김현정> 우리가 CCTV도 봤지만 그냥 살짝 얼굴에 바르기만 했거든요. 무슨 장시간 노출이 된 게 아닌데도 10분에서 20분 내에 사망한 걸로 지금 분석이 되고 있죠.

◆ 정희선> 네네. 그렇죠. 그러니까 굉장히 독성이 큰 물질로 돼 있거든요.

◇ 김현정>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작용을 하길래 그렇게 수분 내에 그냥 바르기만 해도 숨질 수가 있습니까?

◆ 정희선> 우리가 부교감 신경이란 게 있거든요. 거기를 과다하게 자극을 해요. 콧물, 눈물, 침 막 많아지고요. 호흡곤란 그 다음에 시력저하, 메스껍고. 그 다음에 근육경련이 나타나게 되거든요. 근육이 계속적으로 수축을 하면서 또 단백질이 응고되고. 그래서 호흡을 할 수 없게 돼 사망을 하게 되는 거거든요.

◇ 김현정> 호흡을 할 수 없게?

◆ 정희선> 그래서 이런 증상이 나타나니까 사망을 하게 되는 그런 게 되겠습니다.

◇ 김현정> 숨지는 과정도 굉장히 고통스러웠겠네요, 짧은 순간에.

◆ 정희선> 굉장히 그렇죠. 굉장히 고통스럽겠죠.

◇ 김현정> 그렇죠. 독극물 전문가로서 VX가 이번에 사용됐다는 얘기를 듣고는 어떠셨어요? 일반인이 느끼는 것과 느낌이 다르셨을 텐데.

◆ 정희선> 저는 사실은 이게 사용됐을 거라곤 생각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저는 이거보다는 어떤 독침의 성분 같은 걸로 쓰이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했는데 정말 의외의 물질이 사용됐고.

◇ 김현정> 의외라고 생각하신 건 왜일까요?

◆ 정희선> 왜냐하면 이게 독성이 워낙 큰 물질이기 때문에 이거를 그렇게 함부로 사람들 많은 데서 쓰기는 좀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 의미 때문에 생각했던 거랑은 좀 다르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이걸 어떻게 공중이용시설인, 사람이 많은 공항에서 그렇게 과감하게 썼을까 이 부분이 놀라신 거예요.

◆ 정희선> 네네.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치명적인 물질인데 그걸 손에, 맨손에 묻혀서 김정남 얼굴에 바른 그 베트남 여성은 크게 다치지를 않았어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 정희선> 그렇죠. 그게 제일 어려운 거였어요. 저도 사실은 손에 묻혀서 한 사람은 괜찮은데 발림 당한 사람은 사망했다.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했는데 사실은 이런 약물들이 워낙 독성이 크기 때문에요. 그러니까 생산이라든가 저장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서 이원화 독성물질이라고 그래요. 그러니까 이건 해가 없게 두 물질을 만들었다가 바로 작용을 할 때 두 개를 섞을 수가 있거든요, 두 가지 다른 물질을. 두 가지 다른 물질로 갖고 있다가 두 가지 다른 물질을 같이 섞었을 때 그게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한 여성은 A라는 물질을 손에 묻히고 다른 여성은 B라는 걸 묻혀서.

◆ 정희선> 네. 그래서 A, B가 합쳐졌을 때 VX가 되는 거죠. VX의 독성이 나타나는 거니까. 그러니까 두 가지가 1개 바르고 2개 발랐을 때 2개가 같이 해서 나타날 수 있다고. 그러니까 이거 아니고는 이론적으로 설명하기 굉장히 어려운 건데 이런 이론이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는 게 되겠습니다.

◇ 김현정> 설명이 가능하다? 묻힌 다음에 바로 화장실 가서 손을 씻었다?

◆ 정희선> 네, 손 씻는 걸로도 사실 어려웠겠지만 어쨌든 손을 씻으면 빨리 없어질 수는 있죠.

◇ 김현정> 그렇군요.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은 당연히 아니고 화학물질인데 처음에는 어떻게 만들게 됐습니까?

◆ 정희선> 이게 사실은 영국에서 1952년에 만들어졌어요. 그런데 이게 농약 쪽 같은 걸 개발하던 중에 살충제로 특허를 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이게 보니까 인체에 너무 치명적이기 때문에 도저히 이게 쓸 수가 없죠. 이 정도 되면 쓸 수가 없으니까 바로 이건 상업적으로는 판매 이런 게 다 중단이 된 거죠, 사용도 안 되게 됐고요.

◇ 김현정> 상업적인 판매 중단뿐만 아니라 지금은 UN에서도 사용 못하게 만들지 못하게 제재해 놓은 거죠?

◆ 정희선> 그렇죠. UN에서도 금지된 화학무기가 되죠. 이게 대량살상무기로 규정이 돼 있고 이게 어느 정도 양 이상은 생산, 비축도 할 수 없도록 UN에서 화학무기 금지협약이 돼 있는 거죠.

◇ 김현정> 그거 어기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금지협약을 북한이 한 게 맞다면 어긴 게 되는 건데.

◆ 정희선> UN에서 제재를 가하겠죠. 사실 이거 서로 신사협정 같은 거잖아요. 이렇게 만들면 안 된다 이렇게 하는 건데 그게 어겨졌다 그러면 UN에서 어떤 제재가 가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 김현정> 대량살상무기로 우리는 이런 걸 만들 수 있다, 만들 능력이 있다, 쓸 수도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한 의도는 아니었을까, 저는 그런 의심도 좀 들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약물이 그냥 쉽게 만들면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겁니까?

◆ 정희선> 이런 화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면 합성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만들 수 있죠. 그런데 단지 문제는 뭐냐면 독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그냥 아무데서나 만들면 만드는 사람도 위험하잖아요. 그러니까 어떤 설비 같은 게 좀 갖춰져야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만들 수는 있는 거죠.

◇ 김현정> 그 얘기는 지금 북한이 만들어서 암살에까지 사용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우리나라에서도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

◆ 정희선> 어느 나라든 만들 수 있다는 게 되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희선>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충남대 분석과학기술대학원의 정희선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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