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마리뿐인 토종 여우…'밀렵'에 씨 마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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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복원지' 소백산에 올무·창애 수두룩…10마리는 이미 '사고'로 숨져

지난 2012년 겨울 소백산에서 창애에 걸린 채 발견된 여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여우 복원 사업이 진행중인 소백산 일대에서 올무와 창애 등 밀렵도구가 또다시 대거 발견돼 우려를 낳고 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6일 "최근 지방자치단체 및 동물 보호단체 등과 함께 소백산 일대에서 올무 등 밀렵도구 30점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밀렵도구에 걸린 노루와 멧돼지 등 야생동물도 다수 발견됐지만, 그나마 다행히도 변을 당한 여우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유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포유류로, 주로 쥐 같은 설치류를 먹이로 한다. 중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안정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종이자 우산종이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인가 주변에서 눈에 띄는 경우가 잦았지만, 무분별한 포획과 쥐잡기 운동의 여파로 1980년대 이후 남한에선 멸종된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다가 2004년 강원 양구 민통선 부근에서 26년 만에 여우 사체가 발견됐고, 이후 복원에 나선 당국은 2012년부터 소백산 일대에 32마리의 여우를 일곱 차례에 걸쳐 방사했다. 2020년까지 50마리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목표였다.

밀렵도구에 걸렸다가 구조된 뒤 치료를 받고 있는 여우.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공단내 종복원기술원의 정우진 팀장은 "현재 남아있는 여우는 15마리뿐"이라며 "그나마 지난해 겨울 야생에서 처음으로 새끼 3마리가 태어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복원사업 이후 올무나 창애 등에 걸려 폐사한 여우는 3마리, 다리를 절단하게 된 여우도 4마리나 된다. 또 사체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여우는 3마리,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는 4마리였다

이에 따라 당국은 소백산을 비롯한 전국 국립공원과 인근지역에서 매년 겨울철 수렵기간인 11월말~3월초까지 밀렵행위 단속과 불법도구 수거 활동을 벌여왔다.

2012년만 해도 국립공원에서 수거된 불법 밀렵도구는 2122점에 달했지만, 2014년 1508점, 지난해 818점 등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올 겨울엔 470점이 수거됐다.

 

공단 관계자는 "먹이가 적은 겨울철엔 여우가 국립공원 바깥까지 오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성공적인 복원을 위해선 국립공원 인근 주민들의 이해와 협조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국립공원 안에서 야생동물을 잡거나 올무·덫·함정 등을 설치하는 행위, 유독물이나 농약을 뿌리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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