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3월초 선고 가능성을 열어둔 로드맵을 헌법재판소가 제시했다.
'월‧수 변칙'이라는 카드를 내놓으면서다.
◇ '火‧木' 대신 '月‧水‧金' 복안…헌재의 '3월초 플랜B'헌재는 7일 변론에서 박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17명 가운데 8명에 대한 증인채택을 결정하며, 2월 넷째 주 월요일인 20일과 수요일인 22일까지 변론기일을 잡았다.
이미 9‧14‧16일에 매일 4명 안팎의 증인신문 강행군을 예고해 둔 상황이었다.
헌재는 이처럼 화요일과 목요일로 일주일에 두 차례 증인신문을 위한 변론기일을 지정해왔는데, 이날 변론에서는 ‘월‧수요일’로 평소와 다른 요일을 선택했다.
이를 두고 채택된 증인 8명 가운데 일부가 불출석해거나 새로운 증인신문 필요성을 주장할 경우, 넷째 주 금요일인 24일까지 증인신문을 매듭짓겠다는 복안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플랜B'는 박한철 전 헌재소장 퇴임 전이던 월요일이던 지난 1월 16일 이미 한 차례 불출석했던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수석에 대한 1차 증인신문을 위한 변론을 지정할 때도 적용됐었다.
박 전 소장은 당시 16일을 두고 "특별기일"이라는 표현을 썼다. 심리에 속도를 내기 위한 재판부의 결단이라는 취지다.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22일까지 증인신문을 위한 변론 기일이 지정된 직후 "채택된 증인들이 지정된 일시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 증인채택을 취소해야 신속한 재판이 된다"며 재판부의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국회 측 황정근 변호사는 "한 번에 나온 증인이 없다"며 "22일까지 증인신문을 종료하고, 최종 변론기일도 미리 알려달라"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재판부도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면서도 확답을 내놓진 않았다.
◇ 2004년의 '2주'…판례 형성으로 이번엔 단축될까2004년 첫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시점은 변론종결로부터 2주 뒤였다.
당시 사건을 통해 대통령 탄핵심판의 판례가 어느 정도 형성됐던 만큼 이번엔 더 짧은 시간 안에 결정문 작성이 매듭지어질 거란 전망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퇴임 전인 다음 달 13일 이전에 선고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다만,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와 달리 탄핵소추 사유가 더 많고, 복잡해 섣불리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중대한 결심'을 언급하며 총사퇴하거나 박 대통령이 직접 변론에 출석하겠다고 나설 경우 등 최종 변론까지 변수도 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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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朴대통령, 특검 칼날 피할 듯…웃고 있을까
2월 중 탄핵 결정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박 대통령은 헌법상 보장된 '불소추 특권'을 당분간 누릴 수 있게 됐다.
박영수 특검팀이 이달 말로 끝나는 1차 수사기간을 연장하지 못한다면, 탄핵 결정이 인용되더라도 특검이 박 대통령을 기소하는 건 불가능해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식 입장을 밝히진 않았지만 수사기한 연장을 거부할 경우와 국회에서 최근 발의된 특검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심판 지연 전략은 1차적으로 성공한 셈이다.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변론 뒤 기자들과 만나 "8명 증인채택은 지나치게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것"이라며 "공정성에 집착할 게 아니라 신속성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추위원단 소속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3월 13일이라는 대단히 긴박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며 "그 이후 벌어지는 상황과 그 이전의 상황은 크게 다르다"고 조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반면,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17명 중 8명만 채택된 것은 상당히 불만스럽다"며 "상황에 따라 새로운 사유가 나온다면 추가 증인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대 결심'에 대한 입장에 대해선 "지금 말하기 어렵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