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 박종민 기자'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의 재산에 주식이나 코인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년여 전 주식리딩방 사기로 230여 명의 피해자들을 양산하고, 또 코인 사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그가 주식이나 코인이 전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6일 이씨 재산목록에 따르면, 이씨가 소유한 재산은 대부분 부동산이었다. 서울 강남구 청담 레인에비뉴, 네이처포엠, 경기 가평 별장, 제주 서귀포 JW메리어트 레지던스 등 부동산과 골프장 회원권 등 앞서 CBS노컷뉴스가 파악한 재산과 일치했다. 현금성 재산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지만, 급여계좌를 1개 보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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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한 점은 이씨 재산목록에 주식과 코인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주식계좌와 코인계정 등이 재산목록에 명시되지 않았다. 주식도, 코인도 가지고 있는 것이 전혀 없다는 뜻이다.
이씨는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인가받지 않은 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면서 시세 차익 130억 원 상당을 챙긴 혐의 등으로 징역 3년 6개월에 벌금 100억 원, 추징금 약 122억 원을 선고받아 2020년 3월까지 복역했다. 출소 이후에는 복수의 스캠코인을 발행·상장해 허위 홍보를 하고 시세조종을 해 4만 명이 넘는 피해자들로부터 897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2023년 9월 또다시 구속기소돼 지금까지 재판을 받고 있다.
이씨는 앞서 지난 3월 19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재산명시기일에 채무자 신분으로 참석해 자신의 재산목록을 제출했다. 재산명시는 채권자의 신청으로 법원이 채무자에게 재산 공개를 명령하는 절차다. 주로 강제집행을 위한 사전 확인 절차로 활용된다. 민사집행법은 채무자가 재산명시에서 재산목록을 허위로 작성했을 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재산목록에 명시된 부동산들은 대부분 추징보전 상태다. 스캠코인으로 897억 원을 뜯어낸 혐의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은 2023년 10월 이씨가 차명 법인이나 개인 명의로 소유한 5개 부동산 등 당시 270여억 원 상당의 재산을 동결했다. 당시 검찰은 청담동 레인에비뉴가 신탁된 상태라서 추징하지 못했지만, 신탁계약에 따른 수익권과 소유물반환채권을 추징해 이씨 측에 돈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
문제는 이씨의 사기 피해자들이다. 10여 년 전 이씨의 주식리딩방 사기 사건으로 돈을 잃었던 피해자 37명은 지난해 8월 이씨와 이씨 동생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일부 승소했다. 이들이 이씨 측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돈은 4억 7400만 원. 그러나 이씨 재산이 대부분 추징보전된 부동산이어서 돈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변수는 이씨의 급여계좌다. 재산목록에는 급여계좌의 존재만 확인될 뿐 구체적인 예치금액까지 나와 있지는 않다. 앞서 이씨는 1월 피해자 측에 먼저 합의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에서 정한 액수의 절반 수준인 2억 5천만 원을 제시해 합의가 불발됐다.
피해자들의 '내 돈 받기' 투쟁은 멈추지 않는다. 다음 절차로 이씨의 급여통장에 대한 가압류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통장이 가압류되면 출금이 제한된다. 채무자는 채무 변제나 개인회생 절차 등을 통해 압류를 해제할 수 있다.
CBS노컷뉴스는 재산에 주식과 코인 등이 없는 이유와 피해자들에게 배상할 계획 등을 이씨에게 직접 수차례 물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이씨는 동업자였던 피카코인 대표 A씨에게 수익이 실제보다 적게 발생한 것처럼 속여 약 280억 원을 정산하지 않은 혐의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장인과 아내 등 가족들이 이씨가 빼돌린 수익금으로 서울 강남구 청담동 레인에비뉴와 네이처포엠, 경기 가평 별장 등을 매수해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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