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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後, 권한대행의 진짜 '권한'은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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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임박 시점에서 권한대행의 권한 법적으로 정리해야"

박근혜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발의를 위해 여야 의원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상황이지만 추후 전개될 '포스트 탄핵'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대통령 권한 대행의 세부적인 권한과 역할이 헌법상, 법률상 명확하지 않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된다면 곧바로 황교안 국무총리가 권한 대행을 맡게 되는데, 당장 경호나 비서실 운영 등 소소한 문제를 비롯해 대통령의 권한이 어디까지 넘어가는지가 불명확하다.

특히 개헌 발의권이나 특별사면권 등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권한 대행이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법률적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네거티브 식으로 권한대행이 건들일 수 없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법률로 명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정치권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국민의당 김관영 의원실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위 및 역할 정립을 위한 긴급간담회'에는 이같은 우려가 쏟아졌다.

민 의원은 "현실적으로 총리 지휘권한에 대한 규정이 없어서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면서 "차후 탄핵안 통과 전에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법률안 제정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한 행사 범위를 네거티브로 할 지, 포지티브로 할 지가 큰 쟁점"이라며 "국무위원·감사원장, 감사원·대법원장, 대법관·헌법재판소장, 헌법재판관·중앙선관위원 임명권 등은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관영 의원도 내년 1월 말 임기를 완료하는 박한철 헌재 소장의 후임을 권한 대행이 임명해야하는 딜레마에 대해서 "대법관, 헌재소장 임명권은 제한을 두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박 소장의 후임을 권한대행이 임명해 헌재 심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뒤 약 2달간 고건 총리의 권한 대행 시절을 되짚어보기도 했다.

정재호 의원은 "고건 총리 대행때는 외교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 외에 다른 권한을 행사한 기억이 없다. 그냥 현상유지를 했었다"며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고건 총리 스스로가 스스로 현상 유제 관점에서 직무 대행을 했었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비서동에서 책을 많이 사들여 독서에 열중했을 뿐 일체 보고를 받지 않고 국정에서 손을 뗐다고 전해진다. (사진=자료사진)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비서동에서 책을 많이 사들여 독서에 열중했을 뿐 일체 보고를 받지 않고 국정에서 손을 뗐다고 전해진다.

임지봉 서강대 법대 교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가는게 좋지 않을까 한다"도 헌재의 탄핵 심판 전 대통령의 존재는 있는 '사고' 상태와 심판 후 대통령이 법적으로 파면되는 '궐위' 상태를 구분해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정태호 경희대 법대 교수는 "대통령이 수행하는 집행 업무가 워낙 다양해서 '포지티브' 리스트를 만드는 것이 기술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며 네거티브 형식으로 권한대행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교수는 전쟁 등 국가 비상사태를 대비해 조약 체결 비준권 등은 살려두되, 헌법개정안 발의건 등 핵심적 대통령 권한에 대해서는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병두 의원은 이날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대통령의 권한 대행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법률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 중 권한대행에게는 ▲국민투표 부의권, ▲조약 체결 비준권, ▲사면·감형·복권에 관한 권한, ▲헌법개장안 발의권을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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