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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원생 끼니로 닭 두마리…' 국고보조금 횡령한 유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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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인건비·식자재 구입가격 부풀려 1억원가량 부당 이득 취해

부산 영도경찰서(사진= 부산CBS 자료창고)

 

교사 인건비를 빼돌리고 원생들 식자재 구입가격을 부풀린 뒤 차액을 챙기는 수법으로 국고 보조금 등 1억원 상당을 챙긴 부산의 한 유치원 운영자들이 적발됐다.

이들은 성인교사를 포함한 25인분의 식사로 고작 닭 2마리를 제공하는 등 저질 식단으로 원생들의 끼니를 때우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하지도 않은 수업에 대한 수업비를 학모들로부터 뜯어내고, 교사를 허위로 등록해 국고보조금을 부정수급한 혐의 등으로 A유치원 실질원장 정모(51·여)씨를 구속하고, 명의원장 채모(58·여)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2015년 2월부터 1년 동안 있지도 않은 방과 후 야간 돌봄교사 11명이 근무한 것처럼 청구하여 국고보조금 3천60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유치원에 일하는 교사들의 통장과 체크카드, 비밀번호를 양도받아 교육청으로부터 입금된 인건비를 마음껏 인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한 교사들은 원장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원장들 간의 정보공유를 통해 취업 거부 등 불이익이 우려돼 어쩔수 없이 통장을 넘겼다고 진술했다.

이들 원장은 또 지난해 4월부터 6개월동안 원생들의 식자재 구입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급식비 보조금 300만원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주간 급식에서 원생들이 먹고 남긴 잔반을 야간급식에 재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교사를 포함한 25명의 원생이 고작 닭 2마리로 끼니를 때우는가 하면, 간식 시간의 경우 쨈 1병으로 60명의 원아가 나눠 먹은 것으로 밝혀졌다.

담당 경찰은 "이 유치원 전직 교사들은 아이들이 배가 고파 밥을 더 먹고 싶다 말해도 저녁에 먹일 잔반을 남기기 위해 더 이상 주지 못해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이들 원장의 범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씨 등은 지난 2015년 3월부터 1년 반가량 실시하지도 않은 방과 후 수업에 대해 특강비 명목으로 학부모들에게 5~7만원 상당의 수업비를 추가 징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교육청에서 인가받지 않은 과목을 특강 교사도 아닌 주간 교사가 진행하도록 한 뒤 인건비를 주지 않는 수법으로 6천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이렇게 이들이 벌어들인 수익은 지난 1년여 동안 1억원에 해당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실질원장인 정씨가 지난해 3월 설립자 변경 인가를 받지도 않고, 11억원에 유치원 운영권을 인수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함에 따라 불법 매수 경위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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