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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민심에 기름부은 불통 개각…'하야' 운동 불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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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박원순, '하야' 공식 요구…문재인 "정치적 해법 안되면 비상한 결단"

2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일 국무총리 등에 대한 기습 개각을 단행함으로써 정국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야권의 대통령 하야 운동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야권 잠룡들이 공식적으로 하야를 언급하기 시작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내부에서도 당 차원의 공식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지도부와도 사전 교감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개각은 '하야'나 '탄핵'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시해왔던 야당의 자제력을 시험하고 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공식 요구했다.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가 2일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소감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안 전 대표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는 대통령 앞세워 국가의 예산 인사 안보 정책을 사유화한 중대한 국가 범죄 행위다. 더 이상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하야를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긴급성명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국민과 함께 촛불을 들겠다"면서 실제로 이날 저녁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도 참가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전남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하야를 요구하는 국민의 마음에 공감한다"며 "정치적 해법이 안 된다면 비상한 결단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은 의회 지도자들과 정국 수습에 대해 협의하고, 특히 야당 지도자들에게 향후 정국 운영을 맡겨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內 "당 차원 하야 요구" 목소리 커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강경 기류가 늘어나고 있다. 일찌감치 하야를 요구한 정의당과 달리 두 당은 당 차원의 하야 요구는 자제해왔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행보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박 대통령의 개각 발표 직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와 이날 오후 긴급 소집된 최고위원회에서는 당 차원의 하야 요구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10% 지지도도 안 되는 동력을 가지고 있고, 직접 수사를 받아야 할 상황에서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국정을 끌고 가고 있다"며 "의총에선 '하야' 이야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추미애 대표는 "하야에 무게를 둔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마음이 무겁다. 종합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도 당 차원의 하야 요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개각 발표 직후 기자들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온건한 국민의당'을 자꾸 '강경한 국민의당'으로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강경해질 수밖에 없다"며 당내에서 하야 요구가 커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당 지도부는 당분간은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한 뒤 당의 목소리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3일 원내대책회의와 긴급 의원총회 등을 열어 향후 정국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당 역시 원내정책회의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대책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야권에선 박 대통령이 '개각 철회'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은데다, 여론이 들끓고 있는 만큼 일정한 시점이 흐른 뒤에는 결국 하야 운동에 나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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