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7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한다.
그룹의 오너로서 책임경영 의지를 선언하는 것이지만 경영권 승계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음을 선언하는 의미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열리는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의 핵심안건은 두가지로 프린터사업부의 분할건과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관한 건이다.
국민연금과 엘리엇 등 주요 주주들이 안건에 찬성한다는 입장이어서 두 안건 모두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 비자금 사태로 물러난 이후 오너로서는 8년만에 다시 사내이사가 되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COO 즉 최고운영책임자로서 폭넓은 경영수업을 거쳤고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2년 동안에는 사실상 그룹 총수로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발표하면서 "변화무쌍한 IT 사업 환경 아래 미래 성장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와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재편, 기업 문화 혁신 등이 지속 추진돼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이사 선임과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데 이사회가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그동안 대주주로서 경영에 사실상 참여하던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일이 된다.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되는 삼성전자 이사회의 공식멤버로 참여해 경영상의 중요한 결정과 인사 등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진다는 의미를 갖는다.
재벌닷컴 정선섭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등재는 책임경영을 선언한 것으로 사실상 경영권 승계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이건희의 삼성시대'에서 '이재용의 삼성시대'의 문이 열린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번주 삼성전자 임시주총을 계기로 이재용의 삼성시대의 문이 활짝 열리지만 무거운 과제들이 많다.
우선 가장 시급한 과제는 '갤럭시 노트7 단종사태'이다.
이미 시작된 환불과 교환조치를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미국에서는 벌써 시작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조만간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손해배상 소송 움직임에도 대응해야 한다.
특히 노트7 단종으로 잃게된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와 브랜드가치 손상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또 투기자본 엘리엇이 웃음 띤 얼굴로 내민 '지배구조 개선'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하는 점도 풀기가 쉽지 않은 과제다.
특히 올 12월초에 단행할 정기인사를 통해 어떻게 이사회를 장악하고 자신의 경영철학을 구현할 것인가 하는 점도 관전 포인트가 된다.
노트7 단종사태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는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컬쳐혁신'을 어떻게 추진해 갈 지도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