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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초대형 터널버스, 50년 전 미국 디자인 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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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미국 건축가 2명이 제안했던 디자인과 유사

중국에서 버스 밑으로 차량이 지나가는 초대형 '터널버스(Straddling Bus)'가 2일(현지시간) 시험주행에 성공했다고 국내외 주요 매체들이 보도한 가운데, 이 버스가 미국 건축가의 설계 디자인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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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심각한 도심 정체를 해소하고 수백 명의 승객을 동시에 이동시킬 수 있는 미래형 대중교통체계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발명가인 쑹유저우(수석 엔지니어)가 2010년 제안해 TEB 기술회사(TEB Technology Development Company)와 함께 이 교통수단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이와 유사한 운송체계가 이미 47년 전 미국에서 고안된 설계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친환경 매체 트리허거(Treehugger)에 따르면, 1969년 미국 건축가 레스터 워커(Lester Walker)와 크레이그 호젯(Craig Hodgetts)이 뉴욕시의 현대화를 위해 뉴욕 매거진(NewYork Magazine)을 통해 제안했던 미래형 교통수단 '랜드라이너(Landliner)'와 TEB는 개념과 설계가 거의 일치한다. 디자인도 거의 흡사하다.

1969년 뉴욕 매거진에 실린 '랜드라이너'

 

당시 뉴욕매거진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랜드라이너는 보스턴-워싱턴 구간에 시간당 200마일(약 322㎞)을 이동할 수 있고 고속도로 편도 차선 양 끝에 설치된 레일 위에 공기 터빈으로 부양해 이동하는 거대한 운송수단이다. 마치 자기부상열차와 비슷한 운송체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운송수단은 16피트(약 4.8m) 높이와 60피트(약 18m)의 넓이를 확보해야 한다. 중국이 개발한 TEB의 높이 2m 보다 더 높아 승용차 외에 대형 트레일러도 랜드라이너 밑으로 지나갈 수 있다. 시내 주행용으로 개발된 TEB와 달리 고속도로 주행을 위해 설계돼 점유 폭도 훨씬 넓다.

이 대형 공간에 이용자의 지루한 출퇴근 시간을 대체할 극장, 체육관, 레스토랑, 스낵바, 연회장, 회의실, 전망대, 전화 설치 등 다양한 인테리어가 접목된 위락시설이 들어선다는 구상도 비슷하다.

재미있는 점은 이 랜드라이너는 멈추지 않고 끊임 없이 운행한다는 점이다. 정차 구간도 없다. 랜드라이너는 컴퓨터 운행장치에 시간당 60마일(약 96.5㎞)의 속도로 도심을 커다란 원형으로 달리도록 설계됐다.

이 랜드라이너에 탑승하는 방법은 대중교통인 버스가 랜드라이너 하부에서 속도를 맞춰 달리면 랜드라이너에서 버스 고정장치가 내려와 내부로 들어 올리는 방식이다. 마치 미래 우주선이 나오는 FX 영화처럼 작은 우주선이 모선의 별도 입구로 들어가거나 모선의 고정장치와 결합해 선착하는 방식이다. 하차도 마찬가지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머지않아 나올 '자율주행 커넥티드 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NewYork Magazine '랜드라이너'

 

41년이 지난 2010년 중국 발명가 쑹유저우가 이와 흡사한 개념을 중국에 제안하면서 실제 개발 계획이 세워졌다. 당시 미국 시사주간 타임은 세계 50대 발명품으로 선정했을 정도였다. 쑹유저우가 이 랜드라이너를 베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설계 개념의 저작권은 처음 공개된 잡지에 발표한 미국인 건축가들에게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한 명인 크레이그 호젯은 중국에서 이 설계를 따라한 사실을 안 뒤 "(중국이 비슷한 교통수단을 만드는 것은) 놀라운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가 미국의 교통 기관에 다방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해 여전히 이 아이디어가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트리허거는 전했다.

아이디어 저작권에 대해 호젯은 "나는 (랜드라이너 개념이) 공공의 영역에 있는 것이 좋다"며 "누구든 그것을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저작권을 요구하지 않고 지속해서 개발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다.

중국에 저작권을 요구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 중국의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이른바 '짝퉁' 제품을 쏟아내고 있고, 중국 정부도 자국산업 보호를 명목으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 초대형 친환경 '터널버스'가 각종 교통 인프라와 안전 문제를 해결하고 실제 상용화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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