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요하네스 타머 총괄대표가 25일 오전 인천 서구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열린 판매금지 및 인증취소 관련 비공개 청문회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이 전격 판매중단에 나선 것은 사죄의 의미보다는 과징금 폭탄을 피하기 위한 꼼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폭스바겐 측의 소명을 위해 열린 청문회에서는 아예 인증서류 조작 혐의까지 부인했다.
이에따라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에 인증 취소와 판매 정지를 포함한 강력한 행정처분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25일 청문회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차량 판매를 중단했다. 판매를 중단한 차종은 시험성적서 조작으로 인증을 통과한 혐의를 받고 있는 32개 차종, 79개 모델이다.
환경부는 아우디폭스바겐에 과징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이런 꼼수를 썼다고 보고 있다. 28일부터 개정된 대기환경법이 시행되면 배출가스 허위 인증에 대한 과징금이 차종당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대폭 상향되기 때문이다.
폭스바겐은 28일 이후 차량 판매실적을 없애, 강화된 과징금을 피하기 위해 판매 중단에 나섰다는 것.
환경부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정신을 차리고 판매중지를 한 것이 아니라, 28일 이후 불법행위를 없애서 과징금을 줄여보려는 꼼수로 판매를 중단한 것 같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자료사진)
더욱이 청문회에서는 김앤장과 광장 등 호화 변호인단을 대동한 폭스바겐이 검찰과 환경부가 제기한 인증서류 조작 혐의마저 부인했다.
청문회에서 폭스바겐은 서류상 단순 실수에 불과하고 차량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니 선처를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이 그동안 배출가스 장치 조작을 인정하지 않고 리콜 명령에 버티기로 일관한데다, 이번에 자발적 판매중단이라는 꼼수에, 인증서류 조작 혐의마저 부인하면서, 환경부 내부에서는 강력한 행정처분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에따라 조작이 드러난 아우디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인증취소와 판매중단 조치가 예고된 그대로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개정된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과징금도 대폭 상향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문제가 된 폭스바겐 차량에 대한 인증 절차는 원점부터 꼼꼼히 다시 밟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다시 인증을 받는데도 몇 개월이 걸려, 경우에 따라서는 아우디폭스바겐의 판매 정지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한국시장에서 철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김앤장과 광장 등 굴지의 법무법인으로 변호인단을 꾸린 점으로 미뤄, 정부의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 등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조작 혐의가 점점 더 커지면서 아우디폭스바겐은 이를 사과하고 시정하기는 커녕, 한국에서는 버티기와 꼼수로 덮으려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폭스바겐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조폭회사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도 “세계적 자동차 기업이 이정도로 바닥까지 보일 수 있는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