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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모르고 아이만 다그쳤는데…" 불량급식에 뿔난 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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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봉산초 학부모들 "시교육청 미온적 대응" 성토

29일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비위생적인 조리실과 배식대 사진 등이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김정남 기자)

 

"아무것도 모르고 아이만 다그쳤어요. '왜 너만 그렇게 까다로워'라며 혼내고 달래고 가서 먹으라고 했던 그 급식에서 문제가 있었던 거예요."

대전 봉산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4학년 자녀를 둔 유란희씨가 가슴을 쳤다.

29일 유씨와 함께 대전시교육청 앞을 찾은 학부모들의 손에는 비위생적인 조리실과 배식대 사진이 들려있었다.

대전 봉산초등학교의 '불량급식'이 학부모들에게 알려진 것은 지난해 4월부터. 기준치를 수십배 웃도는 세균 수에, 조리종사원의 언어폭력 문제도 불거졌다.

하지만 관할청인 대전서부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1년 동안 '세균수 측정' 외에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년 동안 변화를 보이지 않자 학부모들이 교육청을 찾은 것이다.

대부분이 '일하는 엄마들'. 아이에 대한 미안함은 사태에 대한 분노를 키웠다.

한 학부모는 "아이가 배앓이를 하면 '몰래 나쁜 군것질을 했느냐'며 아이만 나무랐는데, 엄마들끼리 우연히 대화를 나누다보니 같은 증상을 보인 아이가 한두명이 아니었던 것"이라며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아이들에게만 뭐라고 했다는 자책감이 크다"고 말했다.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가 SNS에 올린 학교 급식.(사진=학부모 정은희씨 페이스북)

 

학부모들의 항의 이후에도 급식 상태는 별반 달라지지 않은 상태다. 한 학부모는 '지난 28일 급식 상태' 사진을 SNS에 게시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이 학교 5~6학년 학생 2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이들은 '밥과 국, 반찬에서 이물질이 나왔다', '아줌마들이 욕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뒤늦게 털어놨다.

학부모들은 조리원에 대한 처벌과 영양사·조리사·조리원 교체, 학교장과 서부교육지원청 담당자 문책 등을 주장하고 있다.

대전 봉산초등학교 학부모들이 이 학교 5~6학년 학생들에게 받은 설문조사 내용 일부. (사진=대전 봉산초 학부모회 제공)

 

대전시교육청은 문제가 불거지자 "서부교육지원청이 진상조사위를 꾸려 조사 중"이라며 "서부지원청의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인사 조치를 취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엄마들은 "1년 동안 상황을 알고도 나 몰라라 했던 곳이 서부교육지원청"이라며 "외부인의 참여 없는 서부지원청의 자체 조사는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시교육청의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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