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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CCTV 수백대 역추적해 동선 파악 한 뒤 일주일 간 잠복 끝에 붙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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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친 오토바이로 서울 강남 일대를 돌며 여성들의 핸드백을 낚아채는 날치기 범행을 일삼고 저항하는 여성은 무차별 폭행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고 저항하는 여성에게는 폭력을 가한 혐의 등(강도상해)으로 김모(34) 씨를 붙잡았다고 28일 밝혔다.

절도 등 전과 23범으로 과거 4년을 복역했던 이 날치기범의 신출귀몰했던 범행은 폐쇄회로(CC)TV와 경찰의 끈질긴 잠복수사 끝에 꼬리를 밝혔다.

◇ 블랙박스에 우연히 찍힌 배달오토바이 한 대…CCTV는 범인을 알고 있었다

지난 13일 밤 12시 10분, 서울 강남경찰서로 한 여성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짐을 옮기다 차 옆에 잠시 놓아둔 150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도난당했다는 내용이었고 경찰은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경찰은 아파트 주민이나 단순 절도범의 범행으로 생각했다.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차량의 블랙박스를 살폈으나 어떠한 사람이나 물건을 가져갔을만하다고 의심되는 사람도 지나가지 않았다.

다만, 영상에는 단 한 대의 배달용 오토바이가 지나가는 장면만 있었다.

블랙박스에서 큰 단서를 찾지 못한 경찰은 아파트 내에 있던 CCTV를 살폈고 그곳에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을 찾아냈다.

블랙박스에 찍힌 것으로 보이는 배달용 오토바이가 수 십분 동안 아파트 단지 내를 빙빙 돌고 있는 것이었다.

당시 출동했던 강남경찰서 강력5팀 형사는 "배달오토바이는 주문한 집만 들렸다가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순간 날치기 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14일 새벽 1시, 강남구 압구정동의 H아파트에서 한 남성이 다가와 가방을 뺏으려했고 저항하자 무차별적으로 폭행했다는 30대 여성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아파트 단지 내 CCTV를 살폈고 이곳에서도 어제 블랙박스에 찍혔던 배달오토바이가 등장했다.

배달오토바이를 탄 범인은 귀가 중이던 여성에게 접근해 가방을 뺏으려 들었고 이 여성이 완강히 저항하자 발길질을 하는 등 수차례 여성을 폭행해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고 달아났다.

그리고 같은 날 밤 9시 50분에도 삼성동 일대에서 날치기를 당했다는 신고 2건이 추가로 접수됐고 이에 경찰은 노트북 절도건과 압구정 아파트 여성 강도상해건, 삼성동 날치기 건을 모두 동일범의 짓으로 보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일주일간의 잠복…결국 CCTV가 해결했다

경찰은 범행 발생지역 일대의 CCTV 수백 대를 살폈고 배달오토바이의 동선을 따라 범인의 동선과 인상착의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강남구 논현동의 한 골목에서 CCTV에 찍혔던 오토바이를 찾아냈다.

경찰은 재빠른 도주가 가능한 날치기범의 특성을 고려해 오토바이 인근에 차량 3대와 강력 5팀 전원을 투입해 잠복근무에 들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범인을 쉽게 잡나 싶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잠복한지 이틀이 지났지만 범인은 나타나지 않았고 다시 수사는 오리무중에 빠졌다.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던 골목의 CCTV를 살핀 경찰은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는데 매번 오토바이가 골목으로 들어가고나면 몇 분 뒤 한 남성이 걸어 나오는 점이었다.

그 남성은 양팔에 문신을 하고 있었고 한 손에는 쇼핑백을 들고 있었는데 확대해보니 그 안에는 오토바이 헬멧이 담겨있었다.

경찰은 남성을 용의자로 올려놓고 해당 남성이 찍힌 CCTV를 다시 추적했다.

그리고 오토바이가 있던 곳으로부터 1㎞ 떨어진 논현동의 한 주택으로 남성이 들어가는 CCTV 장면을 확인했다. 이후 해당 건물의 모든 주민을 살펴본 결과 경찰은 한 남성이 과거 절도를 수차례 저지른 전과 23범임을 파악했다.

그리고 지난 21일, 범행이 발생한지 일주일 만에 경찰은 해당주택에서 잠복하며 집으로 들어가는 김 씨를 붙잡았고 범죄사실을 자백 받았다.

경찰조사에서 김 씨는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기에 대상으로 삼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핸드백을 소지할 때는 도로 반대편으로 매는 것이 날치기 범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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