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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최근에는 금리인하 등으로 인한 부동자금이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는 지난해 10월 반포에서 3.3㎡당 4천만 원을 돌파한 이후 4천만원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 조만간 최고가를 경신하는 재건축단지가 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리한 투자를 했다가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분양된 서초구 반포동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삼호가든4차 재건축)은 3.3㎡당 분양가가 4040만원, 한 달 뒤 분양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서초한양 재건축)는 3.3㎡당 4240만원에 달했다.
지난 1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반포 한양아파트 재건축)는 분양가는 3.3㎡당 평균 4280만원이었고, 3월에 분양한 강남구 개포동의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 재건축)는 분양가가 평균 3760만원에 달했다.
신반포자이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37.8대1(최고 107.5대1), 래미안 블레스티지는 평균 33.6대 1(최고 78.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3일 분양에 들어간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일원 현대아파트 재건축)은 평균 45대 1(평균 분양가 3730원)로 1순위에서 마감하며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서울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김동환교수는 “일반재고시장에서는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르다 보니 분양시장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분양시장은 아무래도 집단대출이 허용되기 때문에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과열이 일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지난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에는 지방에서 시행됐지만, 집단대출은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달 8일 분양예정인 강남구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아너힐즈’는 평균 4,500만원, 최고 분양가가 5천 만원을 돌파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장영수 개포 주공3단지 조합장은 “층고가 3m에 이르고, 거의 리조트 형식으로 돼 있는 빌라형 타운하우스는 분양가가 5천 만원이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상승재건축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개포동과 압구정동 등지의 아파트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1980년대 초중반 지어진 아파트 밀집지역인 개포동에서는 개포주공, 개포시영, 현대1차 등이 재건축 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압구정동에서는 신현대, 압구정 현대 등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개포 주공1단지 58㎡는 지난 4월 초 11억2000만원(3층)에서 5월 초에는 12억3000만원(4층)으로 1억1000만원이 올랐다. 개포 주공1단지는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중 가장 덩치가 큰 곳으로, 지난 4월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개포 주공5단지 83㎡는 3월 중순 10억 4000만원(14층)에서 4월 중순에는 11억4000만원(13층)으로 1억원이 올랐다. 개포 주공7단지 83㎡는 3월 중순 10억4300만원에서 4월 초에는 5700만원이 오른 11억원(10층·8층)에 거래되기도 했다.
◇집주인들, 가격상승 기대감으로 매물 거둬들이기도집주인들이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파트 매물을 거둬들이는 경우마저 발생하고 있다.
개포동 K중개업소 관계자는 “올린 가격대로 계약을 하자고 하니까, 집주인이 ‘그러면 내가 너무 싸게 내놓은 모양’이라며 매물을 거둬들인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상 최저 금리에 따른 부동자금 유입으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에 가격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강남권 주택시장은 청약제도 간소화나 재건축 허용연한 완화, 매머드급 재건축 사업장들의 신규 분양 선방 등이 가격상승이나 청약률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당분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강남재건축 시장 당분간 강세 관측…하지만 무리한 투자했다간 낭패 볼 수도 하지만 강남 재건축 시장은 최근 분양·매매가의 단기급등으로 인해 저가매수에 대한 이점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무리한 투자를 할 경우 향후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계속되는 국내외의 경기침체 속에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같은 글로벌 경기불안요인은 물론, 미국의 금리인상, 국내 주택시장의 공급 과잉, 기업의 구조조정 등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들도 많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2018년 2년간 전국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70만 가구에 이른다. 이는 2년 단기 입주물량으로는 분당·일산 등 1기신도시가 조성된 1990년대 이후 최대 규모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은 2017~2018년 미분양물량이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 교수는 “2년 뒤 입주 시점에 공급과잉 문제 등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할 것에 대비해서 무조건 추격 매수를 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함 팀장은 “재건축 상품의 특징자체가 경기변동에 따른 심리적인 위축으로 가격이 재조정될 여지가 있는 만큼, 대출을 무리하게 일으켜서 단기차익 목적의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