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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정] 하은이 사건 "남성들의 성매수" VS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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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재판정] 노영희 변호사 vs 손수호 변호사

 

 

<노영희 변호사="" -="" 성폭행="">
- IQ 70의 아동이 성적 자기결정권?
- 떡볶이 먹이고 여관 데려간 게 대가?
- 채팅앱 사용하면 사물분별력 있다니…
- 장애아동청소년 간음 즉 성폭행 해당

<손수호 변호사="" -="" 성매매="">
- 지적 판단력 부족하다고 장애는 아냐
- 앱으로 남성을 만나는 일 반복…결정권 있어
- 봐주자는 게 아니라 성매매로 처벌하자는 것
- 사회적 판단과 법은 달라…성폭행 적용은 무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영희(변호사), 손수호(변호사)

뉴스쇼가 수요일에 마련하는 코너입니다. 라디오재판정.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나 인물을 저희가 스튜디오 재판정 위에 올려놓으면, 여러분께서는 양측의 변론을 들으시면서 배심원 자격으로 평결을 내려주시면 됩니다. 오늘도 두 분의 변호인 모셨습니다. 손수호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님 어서 오십시오.

◆ 노영희> 반갑습니다.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178개 여성.청소년 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 앞에서 만13세 지적장애 아동(가명 하은이)을 성매수한 가해자를 아동에 대한 침해가 없어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재판부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김현정> 오늘의 주제에 들어가보겠습니다. 오늘은 논란이 좀 뜨거울 것 같아서 바로 들어가요. 일단 주제 외칩니다. 지금 한창 논란이 뜨거운 주제 "'하은이 사건'. 이것은 과연 성매매냐 성폭행"이냐 바로 이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를 떠들석하게 하고 있는 이 지적장애 청소년의 성매매 사건. 저희도 지난주에 이 아이의 어머니를 인터뷰했기 때문에 아마 우리 뉴스쇼 애청자들은 많이들 아실 텐데요. 이른바 '하은이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을 좀 다루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하은이'는 가명입니다. 재판 진행에 편의상 저희가 '하은이'라고 호칭을 하죠. 노 변호사님, '하은이 사건' 어떤 사건인지, 다시 한 번 좀 설명을 해 주시겠어요?

◆ 노영희> 2년 전에 있었던 사건입니다. 2014년 2월 '하은이'가 집에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다가 떨어뜨렸습니다. 그래서 고장이 나니까 엄마한테 혼날 것이 너무 무서워서 가출을 하게 되죠. 집을 나와서 채팅앱에서 '나 잠 잘 데가 없어요' 이렇게 채팅방을 열고 사람들하고 채팅을 합니다.

◇ 김현정> 재워줄 분을 찾습니다, 이렇게.

◆ 노영희> '하은이'를 재워준다는 대가로 7명이라는 남성이 '하은이'와 성관계를 하면서 숙박을 제공하고 떡볶이를 사준 다음에 달아났다 이런 얘기죠.

◇ 김현정> 그렇죠. 법원은 '하은이'가 성매매를 했다고 보고 상대 남성들을 처벌했는데, '하은이' 엄마는 여러분 인터뷰 들으셨던 것처럼 "이게 왜 성매매냐, 장애아동청소년 성폭행이다" 이렇게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 사건, 하은이 사건. 성매매냐 성폭행이냐. 두 변호사 입장부터 확인할까요? 손 변호사님은 어떤 입장이세요?

◆ 손수호> 저는 성매매로 볼 소지도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성매매로 볼 소지가 있다? 노 변호사님은요?

◆ 노영희> 저는 이거는 분명히 성폭행으로 처벌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성폭행으로 처벌했어야 한다. 여러분 지금부터 문자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하은이는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라고 생각되시면 성폭행 혹은 노변, 여자 변호사, 이렇게 보내주시면 되고, 아니다 이건 성매매로 볼 소지가 있다, 그렇게 처벌가능하다고 보신다면 성매매, 손변, 남자변호사, 이렇게 보내주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사건이 벌어진 후에 법원에서 어떻게 판결을 내린 건지 좀 더 상황을 파악해 보죠. 손수호 변호사님. 법원이 이걸 성폭행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린 거예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일단 작년에 형사재판에서 판결이 선고됐는데요. 서울동부지방법원이었습니다. 해당 남성들이 성폭행 즉 장애아동청소년 강간이나 간음을 한 것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을 대가를 주고 산 것이다, 즉 성매수를 한 것이다. 이 혐의기소가 됐구요. 또 이걸로 유죄 판결이 선고됐고 처벌을 받았습니다. 또 일부 판결도 확정됐고요. 또 그 후에 민사소송이 벌어졌습니다. 그렇게 남성들이 그런 행위를 했으니 하은이와 하은이의 어머니가 손해를 배상하라고 해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여기에서 이긴 판결도 있고 진 판결도 있어요.

◇ 김현정> 민사에서?

◆ 손수호> 그렇습니다, 민사에서는. 그래서 단순히 성매매를 한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는 손해를 배상할 행위가 아니다. 따라서 손해배상을 따로 받을 수는 없다, 이런 판결이 선고되기도 했고요. 또한 같은 법원, 서울서부지방법원, 같은 법원인데도 반대로 아니다 이건 손해배상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해서 일부 손해배상 받은 판례도 있거든요. 이처럼 민사재판에서는 판결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모두 항소를 했기 때문에 지금 2심으로 넘어가 있습니다.

◇ 김현정> 넘어가 있는 상태. 노 변호사님. 아청법이라고 하죠.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어떻게 돼 있습니까?

◆ 노영희> 사건이 벌어진 2014년 6월 당시의 "아동,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해당 조항은 이렇습니다. 이 법에서 아동청소년은 만 13세~만 19세를 뜻하는데요.

◇제10조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등)
① 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11조의2 (장애인 아동청소년에 대한 간음 등)
① 장애 아동·청소년(신체적인 또는 정신적인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만 13세 이상의 아동·청소년)을 간음하거나 장애 아동·청소년으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간음하게 하는 경우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법 조항에서 보듯, '아동청소년 성매매'라면, 벌금형만으로도 가능해지고, '장애인 아동청소년에 대한 간음' 즉 성폭행이라면,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아야 합니다. 당시 '하은이'의 연령이 만 13세 2개월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 만 13세 미만이면?

◆ 노영희> 그런 경우에는 무조건 성매매이든 아니든, 재워줬든 먹여줬든 상관없이 의제강간, 미성년자 의제강간으로 성관계를 가진 이는 무조건 처벌됩니다.

◇ 김현정> 무조건? 만 13세가 안 되면 무조건. 이거는 성매매 이런 거 없고 무조건 성폭행이 되는 거군요.

◆ 노영희> 그렇죠. 성적자기결정권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

◇ 김현정> 그런데 '하은이'는 13세를 얘는 2개월을 넘었기 때문에 지금 이제 이러냐 저러냐 상황을 따지게 된 건데….

◆ 노영희> 그렇죠.

◇ 김현정> 결국 그러면 성적자기능력결정권 이게 문제인 거군요.

◆ 노영희> 그렇죠. 성적자기결정권이 과연 있느냐. 여기서 말하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일반적인 사물변별력과 똑같은 것이냐가 이런 것이 초점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손 변호사님, '하은이'에게 성적 자기결정능력이 있었는가. 어떻게 보시는 거예요?

◆ 손수호> 굉장히 이 사건에 대해서 지금 말씀을 드려야 돼서 굉장히 죄송스럽고 또한 마음도 무겁습니다.

◇ 김현정> 오늘 하여튼 역할을 각자 나누신 거니까. 법원에서 변호사로서.

◆ 손수호> '하은이'가 그런 안 좋은 상황에 처했지만 자기결정권이 과연 없었느냐. 없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애초에 만약에 자기결정권이 없었다고 하면, 성매매 혐의가 아니라 강간이나 아니면 간음 등으로 해서 기소를 했을 텐데요. 검사가 형사재판에서 기소를 못했다는 것은, 여러 조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기소할 수 있을 만한 증거가 안 나왔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래서 두 가지가 있겠죠. 첫째는, 요즘 많이 이야기 나오고 있는 전관의 힘을 통해서 기소를 못했거나 안 했거나 그런 사안은 아니라고 보여요. 그렇다면 검사 입장에서 그렇게 기소했을 경우에 무죄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 같아요. 그 이유는 형사판결문에도 보시면 여러 가지 증거들이 당시 제출이 됐습니다.

◇ 김현정> 어떤 건가요?

◆ 손수호> 피해자 '하은이'의 진술서.

◇ 김현정> 진술서.

'하은(가명·당시 13세)이'가 실종 당시 신었던 신발과 매일밤 끌어안고 자던 곰인형. (사진='하은이' 어머니 제공)

 

◆ 손수호> 그리고 '하은이', 범죄피해자의 어떤 진술조서가 역시 증거로 제출됐는데, 그 내용 자체를 저희가 확인할 수 없지만, 그러한 증거들을 판사님이 보고 판단을 했는데, 성매매로 인정했다는 건 뭔가 성매매로 볼 만한 부분이 있지 않겠느냐. 그렇게 짐작을 하고요. 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물론 지적인 수준이 떨어지고 또 불안증세가 있고 사회적인 적응이 어렵다는 점은 법원도 인정을 했어요, 그런데 직접적으로 먼저 스마트폰 어플을 사용해서 먼저 재워줄 사람을 찾으며 만남을 제안하고 또는 그런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가고, 이런 행위를 여러 번 한 것으로 볼 때, 적어도 이런 부분을 볼 때 이 사안에 대해서는 성적자기결정권을 갖고 있던 게 아니냐, 이런 판단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본인이 직접적으로 채팅앱을 열고 한 사람을 만나고 또다시 채팅을 해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적극적으로 한 부분을 판사는 본 거다?

◆ 손수호> 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인정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현정> 자기결정능력이 있었다. 노 변호사님.

◆ 노영희> 그러니까 저는 참 이게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손해배상을 기각하는 판결을 할 때 판사님이 뭐라고 하셨냐면, '원고는 전체 아이큐가 70 정도로서 전반적인 인지기능이 발달이 되지 않았고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건 인정을 하지만 그러한 사유만으로는 이런 정신적 장애로 인해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이게 판단의 근거인데요.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결정할 능력이라는 것과 성적 자기 결정권이라고 하는 것을 구분을 해 주어야하는데, 그걸 구분하지 못한 잘못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실까요?

◆ 노영희> 예를 들면 지금 이 하은이 아이큐 70 정도는 정상적인 아이의 7살 정도의 지능 수준이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얘가 만 13살인데 아이큐 70.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178개 여성.청소년 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 앞에서 만13세 지적장애 아동(가명 하은이)을 성매수한 가해자를 아동에 대한 침해가 없어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재판부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노영희> 그렇죠. 아이큐 70이지만 기본적으로는 7살 정도의 지능이 있기 때문에 7살 정도의 지능이 할 수 있는 일은 예를 들면 '아, 이 과자를 먹고 싶은데 먹으려면 돈을 내고 사야 한다'라든가 '버스로 어디어디 가려면 어떤 버스를 타고 어떤 버스를 타야 된다'는 이런 정도는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그건 할 수 있다.

◆ 노영희> 그렇지만 그 아이가 7살짜리 아이가 과연 '내가 이 아저씨한테 밥을 얻어먹으면 이 아저씨하고 잠을 자야 되고, 이 아저씨가 나한테 신체적으로 행위하는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 되고, 나는 그걸 오케이하겠다.' 이런 식으로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냐는 거죠. 그러니까 성적 자기 결정권이라고 하는 것하고 일상생활에서 생활하는 것하고 혹은 이 사물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 하는 걸 알아차리는 것하고는 완전 별개의 문제라는 겁니다.

◇ 김현정> 손 변호사님, '하은이'가 버스를 타고 지역을 여기저기를 며칠 동안 다닌 거, 그 부분이 지금 판사는 결정권이 있는 정도 아니냐라고 본 거예요?

◆ 손수호> 그렇게 보여져요. 실제로 형사 재판에서 증거가 많이 제출 됐는데. 그 증거 요지들을 보면, 해당 채팅어플의 대화 내용 같은 것도 제출이 됐거든요. 그렇다면 그 내용이 처음에 당사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일방적으로 뭔가 그런 내용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적어도 어느 정도는 이걸 알고 한 것 아니냐, 검사 입장, 판사 입장에서는 그렇게 봤을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노 변호사님 지금 혀를 차실 뻔 했어요. 무슨 말씀이세요?

◆ 노영희> 아니, 7살짜리 아이들 요즘 인터넷게임 합니다. 핸드폰으로도 게임을 하고. 그렇죠? 결국 말하자면 채팅앱을 사용해서 남성들에게 말을 걸고 "나 잠 잘 곳이 필요해"라고 말을 하는 것이 과연 성적자기결정권을 확실히 가지고 있는 사람의 행동이라고 한다면, 7살짜리가 게임앱을 사용해서 게임하는 것도 그 아이의 능력이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그 아이를 성인으로 대접해줘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이치가 되기 때문에 그건 말이 안 되는 주장인 것 같고. 지금 증거가 나왔다라고 하는데, 그 증거라고 하는 것의 내용은 무엇이었냐면 예를 들면 "배고파요. 맛있는 것 먹고 싶어요. 그런데 엄마한테 혼날 것 같아요. 잠 잘 곳이 필요해요." 이런 내용이었다는 거죠. 그러면 결과적으로 숙박과 음식을 대가로 판단을 해서 검사가 성매매로 기소한 것인데, 사실 숙박이나 떡볶이와 같은 음식을 사주는 것 자체를 대가가 아니라 그냥 선물이나 그냥 일반적으로 있을 수 있는 정도의 그런 것이라고 보았다면, 사실은 성폭행으로 기소할 수 있었던 거거든요.

◇ 김현정> 정말 기소를 하려고 했다면 할 수 있었다.

◆ 노영희> 그러니까 기소할 수 없을 정도의 증거가 나왔다라고 하는 것보다는, 문제의 요점은 숙박이라고 하는 것을 대가로 보느냐 안 보느냐의 문제였던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 김현정> 저는 그런데 이 지점에서 또 하나 궁금한 게 뭐냐 하면, '하은이'가 아이큐 70, 만 7세 정도의 판단력이 있는 아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냥 만 13세 2개월이었다고 쳤을 때, 즉 보통 일반 아이였다라고 쳤을 때도 이 아이를 성매매를 적극적으로 했다 할 수 있는 나이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노 변호사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영희> 그러니까 이게 만 13세라고 하는 게 애매해요. 외국에서는 사실 미성년자들을 상대로 하는 성행위에 대해서는 전부 다 불법으로 간주를 하고 있는데요. 18세 정도까지도.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지금 만 13세를 기준으로 해서, 만 13세 아래는 무조건 처벌을 하고, 만 13세부터 만 19세 미만 사이에서는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해서 대가가 있으면 처벌하고 없으면 처벌 안 하고, 이런 식으로 지금 진행된다는 얘기잖아요. 그렇다면 13세라는 기준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냐는 거죠.

◇ 김현정> 어디서 나온거냐.

◆ 노영희> 저희가 작년에 여성변호사회와 국회에서 전부 다 의견을 모아서 만 16세까지로이 연령의 상한선을 높여야 한다고 하는 법안을 저희가 만들어서 올린 적이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원조교제 등의 그런 청소년이 있는 마당에 그 사람들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이 법안 통과되는 걸.

◇ 김현정> 자, 손 변호사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만 13세라는 기준은 어떻게 보세요?

◆ 손수호> 13세 기준이 애매한 것처럼 16세로 상향을 한다고 하더라도 16세 기준도 애매합니다.

◇ 김현정> 16세도 애매하다.

◆ 손수호> 16세와 17세를 나누는 구분은 무엇이 되겠으며 15세와 16세를 나누는 기준은 또 무엇이 되겠습니까? 12살로 보는 경우가 앙골라가 있고요. 13세가 우리나라, 일본, 스페인. 14세가 중국, 브라질, 칠레, 헝가리. 15세가 북한 등등 세계적으로 다 다르거든요.

◇ 김현정> 달라요.

◆ 손수호> 다르고, 또 미성년자끼리 성관계를 했을 경우에 둘 다 처벌하느냐, 이런 문제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결국은 만13세라는 이 기준은 옳으냐에 대해서도 두 분 약간씩 의견이다르신 거예요.

◆ 손수호> 네.

◇ 김현정> 오늘은 조금 시간이 부족해서 두 분의 최종변론이 될 것 같은데, 노 변호사님 손 드셨어요.

◆ 노영희> 제가 두 가지만 딱 말씀을 드릴게요. 지능지수 67에서 70인 '하은이'의 경우에는 지적장애 3급에 해당이 됩니다마는, 엄마가 이 아이의 장래를 망칠까봐 이 지적장애 판단을받지 않아서 장애아로 등록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장애인인 아동청소년 즉 정신적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결정력이 미약한 이런 아동을 상대로 간음을 하면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하는 법조항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하은이'가 만약에 장애등급을 받았다면 판정을 받았다면 당연히 이 조항으로 유기징역 실형을 선고받았을 가능성이 큰 건데.

대여성인권센터 등 178개 여성.청소년 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 앞에서 만13세 지적장애 아동(가명 하은이)을 성매수한 가해자를 아동에 대한 침해가 없어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재판부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가진뒤 항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김현정> 지적장애 판정을 왜 안 받은 거죠, '하은이'가?

◆ 노영희> 엄마가 이 아이에게 여자로서 지적장애라는 그런 꼬리표를 달아주기 싫었던 거죠.

◇ 김현정> 그래서 안 받아놓은 게 지금 화근이 된 거예요. 손 변호사님 마지막 변론.

◆ 손수호> 장애 판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장애인으로 인정된다면 그 법조 적용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이고요. 또한 물론 굉장히 가슴 아픈 일이고, 안타까운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법적으로 볼 때는 사회적인 판단과 다르게 봐야 되지 않겠느냐. 엄격하게 증거로 봐야 되고, 또한 성매매이지 강간, 간음이 아니라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렇게 볼 수 없는 게 법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김현정> 법정은 좀 달라야 한다. 그 사이에 여러분의 판결이 나왔군요. 이른바 하은이 사건. 그러니까 만 13살 지적장애아이가 겪은 그 사건은 과연 성매매인가 성폭행인가. 우리 청취자 여러분은 84:16. 84:16으로 하은이는 성폭행을 당한 게 맞다. 노영희 변호사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오늘 두 분이 이제 역할을 나누어서 해 주셨어요. 손 변호사님 마지막 마무리 말씀.

◆ 손수호> 이게 청취자 평결 결과 퍼센트와 관련 없이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고 어른분들이 아이에게 이런 일하면 절대 안 됩니다.

◇ 김현정> 그 어머니가 한 말씀 중에 저는 제일 와닿는 게, 그 남자들 성매매냐 뭐냐 이걸 다 떠나 가지고, 6명, 7명의 남자들 중에 한 명도 얘한테 "집으로 돌아가라"는 소리를 한 사람이 없었다. 엄마한테 전화를 해 주면서 "집으로 가라" 이 말을 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는 게 제일 화가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저는 정말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너무 슬프고 이 남성분들에 대한 분노를 억누를 수가 없네요.

◇ 김현정> 그렇죠. 여러분들 이 사건은 점점 커질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생각도 정리를 해 보시고요. 오늘 재판정에서도 이모저모 좀 따져봤습니다. 두 분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 노영희> 고맙습니다.

◆ 손수호> 감사합니다.

◇ 김현정> 노영희 변호사 손수호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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