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정신병원을 탈출한 한 50대 남성이 구급차를 훔쳐 달아나다가 잇따라 교통사고를 내는 일이 벌어졌다. (사진=부산 사하경찰서 제공)
부산에서 정신병원을 탈출한 한 50대 남성이 구급차를 훔쳐 달아나다가 잇따라 교통사고를 내는 일이 벌어졌다.
17일 오후 5시 50분쯤 부산 사하구 신평동의 한 교차로에서 응급환자 이송 구급차가 앞서 달리던 승용차와 택시 등을 들이받는 4중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구급차량에 타고 있던 운전자는 다름 아닌 인근 정신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이던 박모(54)씨.
박 씨는 이날 이모 손에 이끌려 정신병원 독방에 입원이 됐다가, 관리가 소홀한 틈을 타 창문을 파손하고 병원 밖으로 탈출한 상태였다.
창문을 통해 도망친 박 씨는 병원 주차장에서 차 열쇠가 꽂혀 있는 구급차에 올라탄 뒤 그대로 차를 몰고 달아났다.
이를 발견한 병원 관계자가 곧바로 다른 차량으로 박 씨를 쫓기 시작했고, 십여 분간의 추격전이 펼쳐졌다.
추격전은 박 씨가 2㎞가량을 도주하다가 차량 석 대를 들이받은 뒤에야 끝이 났다. 다행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17년 전부터 충동장애를 앓아 온 박 씨는 이전에도 정신병원에서 몇차례 입원치료를 받아왔었다.
퇴원하고 나서도 약물치료를 받으며 일용직 배관공 일을 해왔지만, 제 때 약을 복용하지 않은 탓에 가족들에게 이상행동을 보이는 일이 잦았다.
급기야 아내와 고등학생 아들이 박 씨 곁을 떠나 연락이 끊긴 지 오래 됐고, 부모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박 씨를 돌볼 수 있었던 사람은 이모가 유일했다.
박 씨의 충동적인 행동이 반복되자 이를 보다 못한 박 씨의 이모가 다시 병원 입원행을 결정했고, 격리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격분한 박 씨가 병원을 탈출하면서 교통사고로까지 이어졌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구급차를 훔쳐 몰다가 사고를 낸 혐의로 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