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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로 둔갑한 '하은이사건'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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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 아청법 개정안 논의했으나 정부 반발…자동폐기 예정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178개 여성.청소년 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 앞에서 만13세 지적장애 아동(가명 하은이)을 성매수한 가해자를 아동에 대한 침해가 없어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재판부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13세 지적장애아에게 숙박을 대가로 6명의 남성이 차례로 성관계를 하고 달아난 '하은이(당시 13세·가명) 사건'을 성매매로 규정한 법원 판단에 대한 CBS노컷뉴스의 단독보도 이후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판결은 지난해 발의됐던 관련법 개정안이 통과됐다면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178개 인권단체 회원들은 16일 오전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하은이 사건에 대한 판결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숙박이라는 대가'를 받았다는 이유로 IQ 70의 지적장애아를 자발적 매춘녀로 규정한 법원 판단에 문제를 제기한 것.

십대여성인권센터 조진경 대표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아동·청소년 대상 성매매는 성 착취 범죄일 뿐"이라며 "성매수자는 법적으로 처벌하면서 범죄의 대상이 된 미성년자는 굳이 피해자로 보지 않는 것은 무슨 의도냐"고 성토했다.

십대여성인권센터 등 178개 여성.청소년 단체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서부지법 앞에서 만13세 지적장애 아동(가명 하은이)을 성매수한 가해자를 아동에 대한 침해가 없어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한 재판부에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법원 측은 이에 대해 "현행법에서는 배상판결을 내릴 수 있는 명확한 판례나 기준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앞서 지난해 19대 국회에서 논의됐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성매매 피해자에게 배상판결을 내릴 수 있는 기준이 담겨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만 13세부터 18세까지의 미성년자의 경우 성적 자기결정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성매매 사건의 '피해자'로 봐야 한다고 적시돼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와 법무부가 원조교제 등 자발적으로 성매매의 상대방이 된 청소년을 구분해야 한다며 반기를 들면서, 법안 통과는 차일피일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남 의원은 "청소년은 보호할 대상이 아니라 처벌 또는 보호처분할 대상이라고 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해졌다"며 "법안이 통과됐다면 청소년이면서 장애인이었던 하은이의 경우 손해배상 소송에서 기각되는 어처구니없는 판결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19대 국회가 마무리되면 법안은 자동폐기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탁틴내일 이영희 대표는 "지난해 여성인권단체들이 7천여명에게 청원을 받아 개정안을 발의했었다"며 "정부와 법조계가 상당히 가부장적인 판단을 하고 있으나 아동성매매는 분명히 성 착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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