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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함보단 '친환경'…옥시, 생활용품 판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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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환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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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신수미씨(35)씨는 가습기 살균제 옥시 사태를 겪고 난 뒤 일반 세재 대신 베이킹소다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빨래 할때 세제와 함께 넣던 표백제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신씨는 "과거에는 세정력을 생각해서 제품을 골랐다면 이제는 안정성을 더 생각하게 된다. 앞으로도 큰 불편이 없는한 베이킹소다를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2.두살배기 자녀를 둔 주부 김희진(36)씨도 옥시 불매운동에 동참하면서 방향제, 방충제 등 생활용품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세재 사용을 줄이고 빨래하는 방법을 인터넷을 통해 찾아보고 있다. 김씨는 "그동안 청결을 생각해서 생각없이 사용했는데 방충제나 방향제도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하니 더욱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어리다보니 클때까지는 되도록 살균 성분이 강한 제품은 사용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옥시 사태가 생활용품의 판도를 빠르게 바꿔놓고 있다. 단순히 여론에 의한 불매운동 수준이 아니라 살균, 세정 등을 우선으로 하던 세제나 생활용품 시장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일반 세제 매출이 크게 떨어진데 반해 베이킹소다 등 친환경 세재의 판매가 늘었다. 방향제나 방충제 등의 판매율도 크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옥시 효과'가 생활용품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모습이다.

무려 10여년 동안이나 대형마트나 슈퍼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었던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을 일으켜 수백여명의 사상자를 냈다는 심각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재인식되자 어느 제품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들불처럼 번진 옥시레킷벤키저 불매운동으로 전체 생활용품의 매출은 뚝 떨어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5월 1일~10일까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표백제는 -49.7%로 절반 가까이 매출이 떨어졌다. 이밖에 방향제 및 탈취제 -36.6%, 세탁세제 -20.2%, 방충제 -13.6%, 섬유유연제 -11/8% 등으로 모두 큰 폭으로 줄었다.

다른 대형마트도 전체적인 생활용품 매출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3일까지 매출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간 대비 표백제가 -22.6%, 탈취제 -16.8%, 방향제 -15.0%, 제습제 -4.6%로 매출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옥시 불매운동이 확산된 이후로는 더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의 대표 제품인 표백제 뿐 아니라 일반 방향제나 탈취제에도 유해한 살균제 성분이 들어있다는 연구 결과가 보도되면서 관련 제품의 매출도 직격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사진

 

'살균력', '세정력' 위주였던 생활용품 시장은 '안전성' 및 '친환경' 키워드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신민정씨(39, 행신동)는 "최근 여기저기서 옥시관련 불매운동이 이루어지고 있고, 신문 방송에서도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며 "아이 둘을 키우는 주부의 입장으로 지금은 옥시제품 뿐만이 아니고 세제나 생활용품을 고를때 가급적이면 화학물질이 첨가되지 않은 친환경 상품 위주로 구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이 베이킹소다 등 친환경 제품을 대체제로 찾으면서 관련 매출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집계에 따르면 옥시사태 이후로 천연 세제관련 매출이 최근 한달간 30% 가량 증가했다. 티몬이 4월 25일부터 5월 10일간 매출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달 대비 베이킹소다 매출이 26%늘었으며, 순식물성 천연원료로만 제작된 에티튜드 주방 세제가 30%증가했다. 또 천연 식물성 알마카비오 세탁세제와 주방세제 등이 85%, 국내 친환경생활용품 마크를 획득한 천연유기농 세제인 에코버블 주방, 세탁세제 등의 매출이 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옥시 불매운동이 단순히 회사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소비 트랜드를 변화시키는 양상을 보이면서 친환경 제품에 대한 매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옥시 사태는 소비 문화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생활용품 구매 과정에서 안전성을 더욱 중요시하는 분위기는 계속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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