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서울대 우희종 "옥시 연구원들, 양심선언 나서라"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박기용 피해자="" 가족="">
-옥시 살인죄 처벌위해 1인시위
-황사가 원인? 기가막힌 소리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교수계좌로 연구비 입금 이례적
-무해성 뒷받침 연구 납득 안돼
-피해자 고통안다면 양심선언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기용(가습기 피해자 가족), 우희종(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임신한 쥐 15마리에게 가습기 살균제를 흡입시키자 13마리가 폐사했다.' 2011년 서울대의 보고서 내용입니다. 2011년이라면 가습기 살균제 문제가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질 때죠. 그때 옥시는 서울대 수의대 측에다가 연구용역을 하나 줍니다. 그 연구 보고서에서는 분명 임신한 쥐에 살균제를 투여하자 15마리 가운데 13마리가 숨졌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쩐지 옥시가 정부에 낸 보고서에는 이 내용이 빠져 있었습니다. 연구원들이 이제 와서 주장하기로 옥시가 그 1차 보고서를 아예 가져가지를 않았다는 겁니다. 최근 검찰 수사에서 이 내용이 처음 드러난 건데요. 참 충격적이죠.

그런데도 옥시가 최근 검찰에 제출한 의견서에서는 살균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폐질환 이거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 때문이다. 황사나 꽃가루도 원인일 수 있다. 이런 의견서를 제출했답니다. 즉 여전히 위해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죠. 지금 피해자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습니다. 주말에 검찰청 앞에서는 1인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그 1인 시위에 나선 피해가족 박기용 씨를 먼저 연결해 보죠. 박기용 씨, 나와 계십니까?

◆ 박기용> 네, 안녕하세요. 박기용입니다.

◇ 김현정> 그동안 피해자들이 줄기차게 요구하던 검찰수사가 드디어 시작이 됐고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데 그런데 왜 검찰청 앞에 나가서 1인 시위를 하게 되셨습니까?

◆ 박기용> 가해기업을 살인죄로 처벌해 달라는 것이 이유 중에 하나이고요. 또 개인적으로는 제가 그 가습기 살균제를 사서 제가 아들을 아프게 했지만 저희 아들이 나중에 물어봤을 때 ‘내가 너를 위해서 이렇게 싸웠다.’ 그렇게 또 말도 하고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 김현정>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옥시 측에서 이런 의견서를 냈다고 합니다.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의 인과관계에서 황사나 꽃가루, 흡연 같은 제3의 위험요소가 개입했을 수 있다.’ 이 의견서가 나왔다는 이야기 들으시고는 어떤 생각 드셨습니까?

◆ 박기용>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대한민국 정부의 교수님이나 의사분들, 그리고 역학조사를 하셨던 분들을 무시하는 내용입니다.

◇ 김현정> 박기용 씨 같은 경우에는 아들이 피해를 당한 경우죠?

◆ 박기용> 네.

◇ 김현정> 그러면 아드님의 경우에는 옥시가 말하는 다른 요인, 예를 들면 황사라든가 꽃가루라든지 흡연의 영향이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십니까?

◆ 박기용> 말도 안 되고 기가 막힌 소리입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 옆에서 담배를 피고, 그 추운 날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서 나들이를 하다니요. 저희 아이는 집안의 첫 아이였습니다. 애지중지하게 아이가 감기에 걸릴까 봐 밖에 나갈 생각을 하지도 못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피해자 중에 아이들이 많아요. 숨진 아이도 있고 폐를 심하게 다친 아이도 있는데요. 그 부모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다 비슷한 반응인가요?

◆ 박기용> 네, 같은 반응이에요. 지금 한두 명한테 발생한 부분도 아니고 지금 이렇게 많은 피해자들이 나왔는데 어떻게 다른 요인으로...

◇ 김현정> 그렇군요. 두 살이었던 아이 지금 어떻게 몇 살이죠?

◆ 박기용> 지금 13살 됐습니다.

◇ 김현정> 13살. 여전히 완치는 안 됐습니까?

◆ 박기용> 완치는 안 됐고요. 뛰는 게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확연히 차이가 나고 있고요.

◇ 김현정> 달리기 같은 거 못하는군요.

◆ 박기용> 그렇죠.

◇ 김현정> 그렇군요. 제가 한 가지만 더 질문할게요. 임신한 쥐 실험을 서울대 측이 제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옥시가 은폐했다는 이 사실이 지난 주말에 드러났는데요. 이 이야기 듣고는 피해자들이 모여서 무슨 이야기들 하셨습니까?

◆ 박기용> ‘당연히 쥐가 동물인데 죽지 않았겠느냐 이건 당연한 거다.’라는 반응이고요. 이건 당연한 결과이고 그거를 은폐한 옥시는 살인죄로 반드시 처벌을 해야 합니다. 증거인멸을 한 것이죠.

◇ 김현정> 우리가 들어도 이렇게 화가 나는 뉴스였는데 피해자들이야 오죽하셨겠습니까?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죠. 힘내십시오. 고맙습니다.

◆ 박기용>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난 주말에 1인 시위를 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족이세요. 박기용 씨를 먼저 만났습니다.

 

◇ 김현정> 방금 말씀을 들으신 대로 지금 국민 전체가 더 분노한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죠. 실험보고서를 조작했다는 거. 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서울대 수의대 연구윤리위원이자 교수세요. 우희종 교수 연결해 보겠습니다. 우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우희종>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 교수님도 그때 서울대 수의대에 근무하셨죠?

◆ 우희종> 네.

◇ 김현정> 연구용역을 맡은 팀하고는 잘 모르셨어요?

◆ 우희종> 그렇죠. 각자의 연구는 전공이 다르다 보면 그 자체는 그렇게 관여는 안 하죠.

◇ 김현정> 그렇군요. 저는 궁금한 게 지금 알려진 바에 의하면 서울대에 그 연구를 한 C교수한테 옥시가 연구용역비 2억 5000만 원을 자문료로 줬고요. 또 교수 개인 계좌에다가 수천만원을 입금했답니다. 그러면서 실험을 의뢰했다는데 이건 일반적인 일인가요?

◆ 우희종>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단 자문료가 그렇게 높은지는 몰랐고요. 특히 무엇보다도 개인계좌로, 교수 개인계좌로 기업에서 입금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서울대에서는 정부연구비든, 기업연구비든 연구비는 모두 산학협력단에 입금된 후 교수가 영수증을 첨부해서 신청하게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 여기서부터 이례적이라는 말씀이군요. 여하튼 제일 중요한 건 실험의 정확성일 텐데. 지금 임신한 쥐에 대한 연구 보고서는 묵살이 됐고 일반 쥐의 보고서만 가져갔다는 겁니다. 이 상황은 어떻게 보세요.

◆ 우희종> 원래 옥시관련 연구라는 것 자체가 당연히 가습기 첨가제에 의한 임신부나 영유아 사망사건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임신한 쥐에게 사용한 실험결과의 중요성은 누구나 이미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신 쥐에서의 결과를 분리시켜서 일반쥐 실험결과만을 담은 보고서가 따로 제출됐다는 것은 굉장히 납득하기 어렵죠.

◇ 김현정> 납득하기가 어렵다. 지금 제가 일지를 좀 보니까요. 임신한 쥐 보고서를 1차로 먼저 냈어요. 그리고 나서 옥시에 보고를 했답니다. 그리고 나서 그 다음 해인 2012년 4월에는 임신하지 않은 쥐를 대상으로 2차 실험을 하니까 그때는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거예요. 이게 지금 6개월 걸린 건가요? 이 일지를 보면서는 좀 이상한 생각은 안 드셨어요? 의혹이 가는 부분이요?

◆ 우희종> 그래서 이것이 연구의뢰가 한꺼번에 이루어져서 한 연구과제 안에 두 개의 실험이 있었거나 아니면 별도의 실험 의뢰였을 수도 있거든요. 그러나 어쨌든 그런 것들은 하나로 이 회사에 다 보고되고 공개돼야 되는데 그것이 특정 연구결과만 따로 이렇게 보고돼서 제출된다는 것은 그 자체가 굉장히 문제가 있죠.

◇ 김현정> 1차, 2차 따로가 아니라 한 제목의 보고서라면 두 가지가 다 하나에 들어갔었어야 되는데 따로 분리가 된 것도 이상하다고 보시는거군요?

◆ 우희종> 네, 그렇습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단체 등이 24일 오후 대학로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내 교육관에서 총회를 열고 가습기 살균제 제조, 판매사의 처벌과 정부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김현정> 혹시라도 그러면 기업 측이 어떤 실험의 가이드라인을 미리 학교 측에다가 건넸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수사를 해야 될까요?

◆ 우희종> 아마 그런 정황 자체는 있긴 있네요. 그렇지만 실제 이렇게 많은 분들의 사망사고였는데 설마 대학이라는 곳에서 기업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어떤 실험을 하거나 결과 보고서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 김현정> 저희도 믿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지금 상황이 조금 의심가는 게 많아서 말이죠. 기간도 좀 짧지 않았나요. 연구기간, 이 정도면 괜찮습니까? 한 6개월이면요?

◆ 우희종> 그게 만약에 따로 의뢰된 연구라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2차 실험 결과가 나온 것은 좀 일반적이지는 않죠.

◇ 김현정> 그래요. 참 이상한 점이 많이 있는데 저는 이 부분도 좀 이상해요. 뭐냐면 서울대 연구팀 주장대로 정말 옥시 측이 자기 입맛대로 1차 보고서, 임신한 쥐 보고서는 묵살하고 2차 보고서. 일반쥐 보고서만 가져가서 세상에다가 알렸다면 그게 벌써 2011년 이야기 아닙니까?

◆ 우희종> 그렇죠.

◇ 김현정> 그 사이 정말 많은 가습기 살균제에 관한 논란들이 우리 사회에 있었는데 왜 5년이 지나도록 그 연구원들은 모두 입을 다물고 있었는가.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니까 이제야 비로소 그 이야기를 왜 하고 나서는가.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 우희종> 학교에 있는 입장에서 그거는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대학의 연구라는 것은 사회의 공공성을 어느 정도 담고 있고요. 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리 기업에 대한 의뢰 연구라고 해도 침묵했다는 것은 저는 좀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최소한 그전에 훨씬 더 그런 어떤 피해자들의 고통과 슬픔을 안다면 양심선언이라든지 이런 게 있었어야 했죠. 그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 김현정> 지금이라도 누가 좀 나서서 양심선언을 더 확실하게 해 줘야 하는 건 아닌가요?

◆ 우희종> 그렇죠. 그렇게 생각합니다. 만약에 그런 연구과정에서 특히 어떤 기업만의 전적인 잘못이다 하더라도 최소한 연구진에서는 뭔가 내용 공개가 지금이라도 이루어져야겠죠.

◇ 김현정> 서울대 수의학과 분위기도 좀 뒤숭숭하겠어요, 지금.

◆ 우희종> 그렇죠. 어쨌든 저희 공식입장은 검찰 수사를 지켜본 다음에 어떤 필요한 대응조치나 이런 걸 할 생각입니다.

◇ 김현정> 더 화가 나는 건요. 지금 청취자들이 문자가 많이 들어옵니다만 이런 실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옥시가 결과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 겉면에다가 ‘이 제품은 인체에 무해합니다. 유해한 성분이 들어 있지 않습니다’라고 글자를 써서 붙였다는 겁니다.

◆ 우희종> 네, 참 어떻게... 저도 할 말을 잃어버리네요.

◇ 김현정> 참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상황에서 옥시 측이 지난해부터 검찰수사가 본격화가 되자 77페이지 짜리를 의견서를 검찰에다 제출했어요. 이거를 보면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서 폐 손상이 됐다는 피해자들이 꼭 살균제 때문이 아니라 다른 요인. 황사, 꽃가루, 흡연 같은 제3의 위험요소가 개입됐을 수 있다’라는 의견서를 냈답니다. 그리고 또 다른 기관의 또 자문을 받아서요. 외국의 기관이라던데 그래디언트라고요. 이건 어떻게 받아들이십니까?

◆ 우희종> 그 표현이야말로 완전히 사법논리인데요. 일단 법은 무죄추정의 원칙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조금의 무죄 가능성이 있으면 일단은 전체를 무죄로 판단하다 보니까 옥시가 그런 표현을 쓴 것 같고요.

사실 이 생명현상이라는 것은 100%라는 것은 없거든요. 흑백의 문제도 아니고 그렇기 때문에 그 말 자체를 100% 부정할 수 있냐? 이건 아니지만 그것이야말로 사법부에게 대응하려는 해명이지, 정말 책임 있는 혹은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그러한 답변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일반적으로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침묵하는 게 연구원의 윤리는 아니죠, 교수님?

◆ 우희종> 그럼요. 절대 그래서는 안 됩니다.

◇ 김현정> 지금이라도 침묵하고 있는 뭔가 할 이야기가 있는데 세상에 입을 열지 못하고 있는 지금 연구원이 있다면 좀 자신 있게 나서서 이제라도 세상을 향해 외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우희종> 네.

◇ 김현정> 서울대 수의대 연구윤리위원이자 수의학과 교수세요. 우희종 교수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