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대로에서 이른바 사시미칼(회칼)을 들고 뒤차 운전자를 위협하던 40대 남성이 도리어 이단옆차기로 반격을 당한 뒤 경찰에 붙잡혔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마포구 불교방송 앞 왕복 10차선 도로를 달리던 임모(40)씨는 느닷없이 옆 차선에 끼어들며 창문 밖으로 회칼을 내밀었다.
뒤따라오던 벤츠 S350 승용차를 위협하던 임씨는 이후 차를 세우더니 아예 흉기를 들고 내렸다.
위험을 느낀 벤츠 운전자 신모(43)씨가 급히 문을 걸어 잠그자, 임씨는 흉기로 창문 등을 10여 차례 두들기기도 했다.
(사진=벤츠 차량 블랙박스 영상 캡처)
그리고는 욕설을 섞어가며 "야, 열어봐"라고 소리치며 "빵빵대지 마라"고 말하다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가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하지만 이때부터 상황은 반전됐다. 경찰에 신고한 신씨가 임씨를 쫓아가기 시작한 것.
임씨의 승용차가 공덕동로터리를 지난 뒤 근처 골목을 돌다 다시 공덕동로터리에 멈출 때까지 신씨는 줄곧 뒤를 밟았다.
그리고는 이를 이상하게 여긴 임씨가 다시 차에서 내렸다가 돌아갈 때, 신씨는 별안간 달려나가 임씨에게 이단옆차기를 날렸다.
때마침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신씨를 제지하고 이들을 몽땅 붙잡았다.
조사 결과, 임씨는 특수강간 등 전과 10범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벤츠 차량 블랙박스 영상 캡처)
임씨는 경찰 조사에서 "청담대교 남단 올림픽대로에 있을 때, 뒤따르던 차가 경적을 울려 화가 나 쫓아오게 됐다"며 "그런데 칼까지 휘두른 상태에서 다시 보니 올림픽대로에서 본 건 다른 차였던 것 같다"고 진술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특수협박 혐의로 임씨를, 폭행 혐의로 신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다만 신씨의 경우 임씨와 합의해 무혐의 처분됐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차량을 잘못 봤다는 임씨의 말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범행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동기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