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의 정치권에서 두 야당이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구조개혁이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취약업종 구조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발언한데 이어 두 야당 대표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협력할 뜻을 밝혔다.
국민적 합의가 관건인 구조개혁에 야당이 동의한 만큼 총선으로 미뤄졌던 정부의 구조조정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21일 “구조조정은 대상자의 고통이 따르는 문제인 만큼 국민적 합의가 중요한데 야당이 협조하기로 한 만큼 총선으로 미뤄졌던 정부의 구조개혁 작업이 힘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구조조정의 주요 대상은 세계경제의 장기 부진으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해운, 조선, 철강, 건설, 석유화학 등 5개 업종이다.
그 중에서도 정부는 당장 유동성 문제에 직면한 해운 업종을 최우선 대상으로 상정하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는 다 음주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어 해운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한진해운에 대한 처리방안을 결정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최근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측에 고강도 자구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양대 해운사 가운데 다른 한축인 현대상선은 구조조정작업에 더욱 속도가 나고 있다. 현대그룹 사주측의 자구노력에 이어 국제선사들과의 용선료 협상이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정부도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싹 죄는 모습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현대상선에 대해 “용선료 협상이 제대로 안된다면 정부는 추가 지원을 할 수 없고, 법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구조조정의 외길수순 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에서 구조조정에 호응하고 나선데 대해서는 “여야정 협의체도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 얼마든지 소통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해운업을 시작으로 조선, 철강 업종으로 구조조정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어서 올 상반기 중으로 구조조정이 전면화할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도 나온다.